채동욱 검찰총장, 전격 사의표명의 배경은?
입력 : 2013.09.13 16:01 | 수정 : 2013.09.1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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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외 아들 의혹'으로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채 총장은 '짧은 기간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을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대검청사를 떠났다./뉴스1
채동욱 검찰총장은 이달 6일 아침 본지의 ‘혼외(婚外) 아들’ 단독 보도가 나온 직후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관련 사실을 계속 부인해왔다. 본지의 후속 보도가 잇따르자 정정보도를 요구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12일에는 정정보도 소송과 함께 유전자(遺傳子)감식에 응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채동욱 총장은 ‘불륜 상대이자 혼외자의 어머니’로 지목된 임모씨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 등 ‘법적 강제력’을 통해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본지가 12일 저녁 “채동욱 검찰총장이 (혼외자의 어머니인) 임씨로 하여금 유전자감식을 받도록 모든 조치를 조속히 취해달라”는 입장을 밝히고, 13일 낮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채동욱 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자, 그로부터 약 1시간 만에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채동욱 총장이 13일 오후 전격 사의(辭意)를 표명한 것은 검찰 사상 처음으로 총장이 법무부의 감찰을 받는 유례없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전국의 검찰을 총지휘하는 검찰총장이 감찰을 받는 순간, 총장으로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은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채동욱 총장으로선 총장 자리에 계속 있기를 희망하더라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검찰 출신의 한 법조인은 “검찰총장이 법무부 감찰 대상자가 되는 순간 총장의 권위가 사라지므로 채 총장으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동욱 총장은 사의 표명 순간까지 ‘자신의 혼외 아들 여부’에 대한 진실(眞實) 규명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그는 이날 발표한 사퇴의 변(辯)에서 “저의 신상에 관한 모 언론의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임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혀둔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현 정부 고위 공직자의 비리나 실정에 대해 날카롭게 칼날을 겨눠오던 야당이 채동욱 검찰총장의 비리 의혹에 대해선 약속이나 한 듯 침묵하고 있는 것도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채동욱 총장에 대한 법무부 감찰이 이뤄질 경우, ‘혼외아들 여부’ 외에 다른 여러 치부(恥部)들이 드러날 수 있음을 의식한 조치라는 관측도 나온다.
만약 법무부의 감찰이 이뤄진다면, 채동욱 총장과 임모씨 간 통화 내역, 금전 거래 명세 등이 모두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찰총장의 오늘 사의가 받아들여질 경우 공무원이 아닌 만큼, 더는 감찰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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