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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비자가 울산 공장 보고서도 國內産 현대차 사겠는가/ 조선일보

鶴山 徐 仁 2013. 9. 13. 17:12

입력 : 2013.09.13 03:21

 
조선일보 기자가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의 i30 자동차 생산라인을 돌아보며 직접 세어보니 근로자 160명 중 생산 라인을 벗어나 스마트폰을 보거나 동료와 잡담하는 사람이 59명이나 됐다. 작업시간에 일하지 않고 '딴짓'하는 사람이 3분의 1이나 됐다는 것이다. 그러다 퇴근 무렵이 가까워져 오면 근무시간이 끝나기도 전에 사복(私服)으로 갈아입고 공장을 나서는 근로자가 수두룩했다.

미국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은 전혀 딴판이다. 모든 근로자가 작업시간 벨이 울리기 전에 미리 준비를 하고 라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퇴근 때는 종료 벨이 울린 다음에야 라인을 떠났다. 작업시간 중에 스마트폰을 보거나 잡담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근무 중 휴대전화를 쓰다가 네 번 적발되면 바로 해고다.

미국·일본·독일 자동차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시간 중에 빈둥거리는 모습은 상상할 수도 없다. 선진국에선 생산직만이 아니라 사무직 근로자들도 근무시간을 엄격하게 지키고 업무에 집중하는 게 보편적인 근무윤리로 자리 잡았다.

근무 태도의 차이는 곧바로 생산성 격차로 나타난다. 자동차 한 대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현대차 울산 공장은 30.3시간으로 앨라배마 공장 14.4시간의 두 배가 넘는다. 선진국 자동차 공장인 닛산은 18.7시간, 포드는 20.6시간, GM은 21.9시간이다. 이런 생산성으로 만든 국내산 현대차가 무슨 경쟁력을 갖겠는가.

생산라인에 필요한 표준인원을 실제 투입인원으로 나눠 생산성이 얼마나 높은지를 나타내는 편성효율도 현대차 국내공장은 53.5%에 지나지 않는다. 53.5명이 할 일을 100명이 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작업 강도가 느슨해 슬슬 놀면서 일하는 인력이 많다. 앨라배마 공장은 91.6%이고 현대차 다른 해외공장들도 대부분 편성효율이 90% 안팎이다.

현대차 국내 노조는 자신들의 노동 강도(强度)가 지나치게 높다며 거의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연례(年例)행사처럼 파업을 벌여왔다. 올해도 주말 특근 거부와 임단협 부분파업으로 빚은 생산 차질이 13만대가 넘는다. 현대차 노조가 만약 경영 주체(主體)라면 생산성과 편성효율이 이 모양인 국내에 새 공장을 세우겠는가 아니면 해외에 나가겠는가. 현대차 노조가 만약 소비자라면 이 모양의 울산 공장 근무기강을 보고서도 안전성을 굳게 믿고 국내산 현대차를 살 생각이 나겠는가. 현대차 노조는 양심(良心)을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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