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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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향기] 이병준 대표의 "뜸을 들여야 깊은 맛이 난다."

鶴山 徐 仁 2013. 6. 17. 11:35
뜸을 들여야 깊은 맛이 난다.
이병준

 

안녕하십니까? 부부 Fun 더하기 이병준입니다.
최근 문의해 오는 상담 중에 한 가지 일은 진득하게 오래 하지 못하는 청년들에 대한 상담이 꽤 많습니다. 시작할 때는 열의를 가지고 하는데 3개월이 못되어 그만 두거나 식상해 한다는 것이죠. 사실, 부모들 입장에선 평소에 늘 문제행동을 일으키던 아이, 아니면 무력감에 찌들어 있던 아이가 어떤 것을 시도해 보겠다고 하면 정말 감사할 것입니다.
또 당장에라도 시작하고 성장해가는 기쁨을 누리고 싶을 것이고요.
그런 생각만으로도 부모의 얼굴엔 꽃이 핍니다.
뭐든지 해 주겠다면 바로 그것을 해 줍니다.
그러나 그것이 독이 된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왜냐하면 바로 해 주는 것은 뜸이 들지 않은 밥을 주는 것과 같고 채 익지도 않은 과일을 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가을에 익는 과일은 햇살을 충분히 받아야 맛이 납니다.
요즘은 바닥에 반사 필름을 깔아 햇볕이 반사되도록 하는 농법도 사용합니다.
또 곡식도 이삭이 패어 올랐을 지라도 영그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충분히 영글었을 때 수확을 해야 많은 수확하기도 하고 수확한 곡식이 썩지 않게 됩니다. 
모든 일은 정해진 때가 있습니다. 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압력밥솥은 압력을 받아야 더 맛있는 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압력밥솥인데 압력밸브를 열어놓고 조리를 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히 뜸을 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진득하게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자녀들에게 뭔가를 해 줄 때는 뜸을 들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본적인 양육, 즉  feeding 에 해당하는 것이야 즉각적으로 해 줘야겠지만 option에 해당하는 것들은 절대로 바로 해 주시면 안 됩니다. 거기엔 적당히 뜸을 들여야 합니다.
그래야 소중한 것도 알고 동기부여도 되고 본인 스스로도 성취의 기쁨을 알게 됩니다.

한 엄마도 그랬습니다.
늘 말썽을 피우던 아이가 어느 날 바둑학원에 보내달라고 하더랍니다.
어릴 때부터 바둑은 좋아했고 늘 컴퓨터 바둑을 두던 아이가 자신의 실력향상을 위해서 학원을 보내달라고 하니 얼마나 반가웠던지 바로 보내주겠다고 약속을 하려다 상담이 진행 중이라 물어보고 한다고 유보했다는 겁니다. 아주 잘했다고 칭찬해 주면서 바둑 학원을 보내더라도 아이의 애를 태워라
라고 했습니다. 바로 보내지 말고, 일단 학원을 서너 군데 알아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수강비도 비교하구요.
또 바로 등록하지 않고 그 학원에 가서 분위기도 보라고 했다는 겁니다.
애가 몇 번이 학원 왜 안 보내 주냐고 물어올 때마다 내용은 알았으니 좀 더 기다려라 라고 했답니다. 그 정도 해서 포기하거나 화를 내면서 안한다고 하는 것은 아이가 정말 요구하는 것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구하는 것이야말로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겁니다. 결국했다는 겁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한 달여 만에 학원에 등록시켜 주었는데 그만둔다는 말을 하지 않더랍니다.
그 이전엔 바로 등록시켰다가 학원비만 고스란히 날린 일도 많았는데 말이죠.
우리나라만큼 피아노 교육을 많이 시키는 나라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피아노배우기는 거의 기본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엄마의 욕심에 의해서 피아노를 시키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또 아이가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인다 싶으면 바로 학원에 등록을 시킵니다. 그러다 조금이라도 지루하다 싶으면 바로 그만두는 일이 비일비재 합니다. 그럴 때는 뜸들이기 기술이 필요합니다.
애를 태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친구가 피아노 치는 것을 보고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는 아이에게 피아노 학원에 바로 등록시키지 않습니다.  피아노 연주회 같은 곳이나 피아노가 멋지게 사용되는 곳으로 데리고 가서 피아노가 어떤 매력이 있는지를 보게 합니다. 그러면 아이의 마음엔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는 열망이 커집니다.
호기심이 커지고 정말 배우고 싶다는 절실한 마음이 생겨나고 나중엔 안 배우면 죽을 것 같다는 절박함까지 생겨납니다. 울기도 하고 떼를 쓰기도 하겠죠. 바로 그 상태가 뜸을 잘 들이는 상태입니다.
그것이 내적 자원이 되면 시작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자란 아이는 기다릴 줄도 알고 참을 줄도 압니다.

< 마시멜로 이야기>에 나오는 아이처럼 자기를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겠죠?
사랑이란 무조건, 즉각적으로 퍼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적절하게 간격을 두고 뜸을 들이는 것은 보다 높은 차원의 사랑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것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