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Faith - Hymn

[신앙은 체험이다.(12)] 김진홍의 아침묵상

鶴山 徐 仁 2013. 1. 2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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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은 체험이다.(12)

2013-1-24

나는 3대째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났다. 우리 같은 사람을 모태신앙(母胎信仰)이라 한다. 어머니 태에서부터 교회를 다녔다는 뜻에서다. 그런데 모태신앙들에게 한 가지 위험이 있다. 어려서부터 교회를 다니게 되니 신앙생활이 습관이 되어 있을 뿐이지 뼛속 깊이 체험하는 신앙으로 자라지 못하는 점이다. 습관적으로 교회를 다니고 기도도 습관적으로 드리고 그냥 교회문화에 젖어 신앙생활을 하는 점이다.

모태신앙인들이 그렇게 교회를 다니다가 대학시절 쯤에 이르러서는 반드시 어려움에 빠져들게 된다. 그동안 믿던 하나님은 부모님들이 믿던 하나님이지 자기 자신이 삶으로 체득한 하나님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믿던 신앙이 뿌리째 흔들리게 되면서 영적 위기에 빠져들게 된다.

그런 위기를 심리학에서는 Identity Crisis라 한다. 우리말로 표현하지면 정체성(正體性)의 위기(危機)라 할 수 있겠다. 어려서부터 믿었던 하나님은 아버지 어머니가 믿는 하나님이지 자신이 직접 만난 하나님은 아니기에 정체성의 갈등이 일어나면서, 영적 갈등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모태신앙인들의 많은 숫자가 대학시절을 지내면서 이런 갈등에서 방황하다가 결국은 하나님을 만나지 못하고 세상으로 나가버리게 된다. 그런 중에서도 진지한 고민과 갈등을 거치면서 자신이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게 되면서, 이제는 부모님의 신앙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하나님으로 믿게 되면서 교회에 정착하게 되고 평생신앙인으로 이어지게 된다.

나도 그런 위기를 대학시절에 거치면서 정신적 방황을 하였다. 특히 대학시절에 철학을 공부하면서 나의 고민과 갈등은 더욱 심하였다. 부모님들로부터 물려받은 신앙이 철학적으로나, 논리적으로 불합리하여 미신에 가깝다는 생각에 젖어든 것이다. 그러다가 하나님을 살아계신 참 하나님으로 다시 만나게 된 것은 대학을 졸업하고서도 2년 뒤인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