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Faith - Hymn

[신앙은 체험이다.(6)] 김진홍의 아침묵상

鶴山 徐 仁 2013. 1. 1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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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은 체험이다.(6)

2013-1-16

1974년 2월 23일 내가 서울구치소 0.7평짜리 좁은 방에서 성령의 불을 체험한 날이다. 그 뒤로 나는 해마다 2월 23일이 되면 꼭 금식을 한다. 금식하며 그날에 받은 은혜, 겪은 체험 그리고 읽었던 말씀을 되풀이하곤 한다. 그러노라면 그때 받은 은혜와 감격이 되살아나곤 한다. 그래서 그날의 그 체험이 내 삶에 영적 재산으로 남아있다.

서대문구치소에서 정치범들이 수감된 방에는 햇빛조차 들지 않는 방이었다.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하다 잡혀왔던 지사들이 수감되었던 방이었다. 벽에는 빛이 바랜 피로 쓴 글자들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 방에서 너무나 추워 나에게 불을 내려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던 그때 불 체험을 하고는 감격에 너며 울면서 네 방 모퉁이를 돌며 절을 하였다. 나의 주인 예수께서 그 방에 불로 임하여 계심을 온 몸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그날 저녁 취침나팔소리를 들으며 잠자리에 들었을 때에 나는 다시 한 번 감격하였다. 74년 1월 17일에 성직자들이 유신헌법반대 시위를 주도하였던 일로 수감됐었던 나는 밤마다 9시경이 되면 중앙정보부 요원들이 와서 남산 중턱에 있는 정보부 지하실로 데려갔다. 밤 새 한잠도 재우지를 않고 조사를 하곤 했다.

"김진홍 너 평양 언제 갔다 왔어?"

이런 식으로 묻곤 하였다. 나는 당황하여 "보소 내가 대구 사람이 평양 길을 알아야 가지요"하고 답하면 "야 인마! 넌 하는 짓이 평양가서 밀봉교육 받고 온 놈이 틀림없어"하며 다그친다. 그렇게 밤을 새우고는 새벽녘에 구치소로 다시 데려다 준다.

오는 길에 잠이 쏟아져 졸면서 걷게 되니 신발 속에 눈이 들어가 양말이 흠뻑 젖었다. 방에 들어가 양말을 벗고 발을 말리고 잠들어야 동상에 걸리지를 않는데 그냥 쓰러져 잠이 들고 만다. 그러는 사이 발이 얼어 동상이 심하여졌다.

그런데 2월 23일 성령의 불을 받게 된 날 밤에는 동상이 씻은 듯이 사라져 있었다. 그 밤에 나는 다시 감격에 넘쳐 밤중임에도 찬송을 소리높이 불렀다. 그때의 감격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신앙은 체험이기에 체험해 본 사람만이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알 수 있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