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6.06 23:00
죽음 무릅쓰고 자유 찾아 온 탈북자에게 '변절자 ××'라니
北 주민 해방 위해 싸우는 이들, 숨 죽이고 조용히 살지 않을 것
미소 뒤 증오 감춘 종북 인사들 의원직 사퇴하고 黨도 사과해야
-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전략실장·전 북한 외교관
지난 3일 초여름의 휴일을 즐기던 한국 국민들과 탈북자들의 머리 위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인 임수경이 탈북 대학생에게 "근본도, 개념도 없는 탈북자 ××들이 굴러 들어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에게 개겨?"라고 폭언을 하였다는 것이다. 인터넷과 신문에서 이 소식을 확인하는 순간 필자는 커다란 몽둥이로 얻어맞은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
임수경, 그는 누구인가? 1989년 평양에서 열린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 때 "남조선 대학생은 어떻게 저렇게 당돌하고 자유분방하며 제 마음대로 행동하는 자유를 가졌을까? 그리고 옷도 어찌 저렇게 멋있게 입고 얼굴도 저렇게 예쁠까?" 하는 생각과 마음으로 북한 주민들을 흥분의 도가니에 몰아넣었던 바로 그 '통일의 꽃'이 아닌가. 탈북자라면 누구나 임수경에 대해 아련한 추억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녀의 예쁜 얼굴 뒤에 탈북자들에 대한 그토록 심한 증오가 있었다니 어안이 벙벙하다.
탈북자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자유를 찾아 같은 동포가 사는 대한민국을 찾아왔고,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런 탈북자들을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그래서 탈북자들의 마음속에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벽돌 한 장 놓지 못했다는 죄스러움, 이제부터라도 대한민국과 국민에게 보답해야 한다는 의무감, 조국통일을 앞당기기 위하여 모든 것을 바쳐야 한다는 정의감 같은 것들이 혼재되어 있다. 그래서 대다수 탈북자들은 힘든 환경에서도 한국 사회에 적응하려고, 또 북한에 있는 가족·친척·친구들도 자유를 누리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런데 그런 탈북자들을 "변절자 ××들"이라고 하였다니 하늘이 무너진다. 북한정권은 탈북자를 '변절자'라고 한다. 임수경 의원은 한 술 더 떠 '변절자 ××들'이라고 했다. 이 경우 임 의원의 조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가설이 성립된다. 북한을 조국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비례대표로 뽑은 민주통합당은 어느 나라 정당인가? 임 의원의 말처럼 탈북자들은 힘도 없고, 그래서 감히 대한민국 국회의원 앞에서 자기 의견도 내놓을 수 없는, 근본도 없는 사람들이라면 임 의원의 '근본'은 종북(從北)인가?
임 의원은 탈북자들에게 "숨 죽이고 조용히 살라"고 하였다고 한다. 탈북자들은 북한 정권에 맞서 북한 주민의 해방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다. 김일성 앞에서 허리를 구부리며 그를 칭송하던 임수경 의원도 머리를 당당히 들고 탈북자들에게 폭언하는데 자유를 찾아온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에서 죄지은 사람처럼 숨을 죽이고 살 이유가 없다. 임 의원 같은 사람 앞에서 설설 길 이유는 더욱 없다.
탈북자들과 북한 인권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이상한 일을 하는 자들'로 매도한 임수경 의원의 이번 폭언은 2만4000명 탈북자와 그들 뒤에 있는 2400만 북한 동포들에 대한 모독이고 선전포고이다. 우리는 임 의원의 이번 폭언을 통해서 종북 인사들의 미소 뒤에 탈북자들에 대한 증오와 북한 체제에 대한 추종이 있는 것을 알게 됐다. 지금 이들이 국회의원 몇 자리를 가지고 이렇게 안하무인 격인데 권력까지 잡으면 탈북자들과 북한 주민을 얼마나 더 무시할까 하는 생각에 모골이 송연해진다. 임 의원은 사퇴해야 한다. 민주통합당도 임수경씨 같은 사람을 어떤 이유로 비례대표로 뽑았는지 국민에게 설명하고 사과해야 한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우리 국민은 국가의 안보가 얼마나 취약한지 걱정하고 있다. 당국은 우리 사회 구석구석까지 파고들어와 있는 종북세력을 찾아내어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국민은 이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게 신뢰를 보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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