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머니(10)2012-3-31 |
살아생전에 어머니는 나에게 자주 꾸지람하셨다. '기도생활을 게을리 한다'는 꾸지람이었다. "넌 다 좋은데 기도가 부족해. 목사가 장사꾼처럼 가방 들고 뛰어다니기만 하고, 기도생활을 소홀히 하니 되겠냐? 어미는 그 점이 늘 걱정스럽다" 그럴 때면 내가 어머니께 말하였다. “어머니께서는 아들이 늘 그렇게 못마땅하셔요? 밖에 나가면요 사람들이 어머니 아들을 존경한다는 사람들이 많아요"하면 어머니께서 이르셨다. "아이고 시끄럽다. 사람들이 널 존경한다는 것은 네가 어떻게 하는지 모르니 존경하제. 나처럼 곁에서 보고 알아봐라 누가 널 존경하겠냐?" 그런 어머니의 염려를 생각하며 이제 70이 넘은 때에 동두천에 수도원을 세우고는 그간에 소홀하였던 기도생활에 정진하겠노라고 다짐하고 있다. 어머니께서는 마지막 소천(召天)하실 때도 평생을 기도하시던 분답게 소천하셨다. 88세 되던 해에 몹시 편찮으시기에 자식들이 염려하였더니 하루는 밝은 얼굴로 이르시기를 "내가 이번에는 죽을 병이 아니다. 2년 뒤 90에 죽을 꺼다"하시기에 "어머니 그걸 어떻게 아세요"하고 물었더니 아침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께서 환상 중에 나타나" 2년 뒤에 데려갈 테니 일어나라"고 일러 주셨다. 그러시고는 회복되셨다. 그런데 2년 뒤 신년 세배 때 "올 해는 내가 천국으로 가는 해다 너희들 그리 알고 있어라" 하시고는 입으실 수의를 손수 바느질하여 마련하시고는 지리산 두레마을에 자신이 묻힐 자리까지 봐 두셨다. "내가 죽거든 양지 쪽 이 자리에 묻어주라"고 이르셨다. 그리고는 5월 들어 편찮으시더니 의식을 잃기 전 마지막 말이 다음 말이었다. "모든 것이 감사하다" 나도 이제 71살이다. 한 의사가 내게 일러주기를 요즘은 평균수명이 늘어나 90전에 죽으면 조기사망이라 하였다. 그 말 따라 평균수명 90까지 산다면 20년이 남은 셈이다. 돌이켜 보면 '그간에는 어머님이 염려스러운 아들로 살아왔지만, 이제부터나마 어머님이 보시기에 안심할 수 있는 아들로 살아야지'하는 다짐을 하게 된다. "어머님 염려 마세요. 잘 할게요. 잘 하다가 어머님 곁으로 갈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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