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강석문-박애정-김혜연-갤러리현대40년展] 새해맞이-시, 민화, 신화, 미인도
속삭임미술관 2010/01/02 00:33 유목민[신년시, 민화와 밥상, 신화와 미인도] 새해맞이 그림밥상 한그릇 드세요
Since 2000, Roh Jae Oon has been continuously building a database of his works, comprised of several categories, through his creation, <C12PICTURES>. Each of his works looks something like the making of a film with no beginning or end, story or main characters. These continue to multiply, little by little, even now, prompted by everyday, coincidental or exceptional events. They are at once a different universe, being created by the artist in contrast to the new spectacles that arrived with the 21st century, and revelations of the artist’s thoughts, which make no distinction between reality and cinema.
- 2010년 새해 福과 壽 많이 받으세요!! 만수무강을 빕니다!!
대조전 일원(1)
한국미의 극치라고 할 만한 처마선의 아름다움이 아찔하다. 특히 건물의 주가 되는 초록빛의 매력도 눈부시다.
인정전 내부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
일월오봉도는 조선 궁궐의 용상 뒤에 쳤던 병풍이다. 음양오행사상에서 나온 그림이다. 새 1만원권에 '일월오봉도'가 그려져 있다.
대조전 서쪽 '경극문(慶極門)'
창덕궁 대조전은 창덕궁 내전(內殿) 중 가장 으뜸가는 건물로 서쪽에 '경극문(慶極門)'이 있다
대조전 일원(2)
일대 누각의 독창적 조형미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숨 쉬는 생명체처럼 건물이 그렇게 설계되었다.
부용정과 사정기비각
부용정은 혜원의 미인도를 연상시킨다. 뒤로 사정기비각이 작게 보인다. 부용지 가운데에 둥근 인공섬이 조성되었다. 이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이라 하여 땅은 사각형으로 하늘을 원형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디자인했다.
대조전 일원(3) 창덕궁은 한국미의 특징인 자연미를 잘 살렸다. 경복궁이 남성적이라면 창덕궁은 여성적이다.
새해 벽두 최영미 시와 교류하다. 귀로 시를 보고 눈으로 시를 듣다. 참 속이 확 풀리는 시다
함박눈에 포근히 안긴 경복궁의 밝은 햇살 2010.01.04
저 고궁의 햇살은 우리의 희망을 여는 상징이 아닐까요. 태초의 빛이 다시 살아나고 있죠.
경복궁 근정전
우리나라 정부가 근정(국민 앞에서 근신하는 모습으로 나라를 다스림)을 하면 좋겠다. 조선왕조 500년에 한글창제야말로 최고의 발명품이죠. 그런 르네상스가 21세기 일어나야죠. 4대강사업보단 남북철도사업이 더 우선이죠. 이것이 성사되면 우리나라는 동아시아물류중심국가가 되고 한중일 러시아를 다리를 놓는 그런 문화교류의 징검다리가 되겠죠. 그 경제적 이득은 4대강과는 비교가 안 된다.
거기다 일본까지 지하터널이 생기면 우리는 서울-파리까지가 아니라 동경-런던까지 다닐 수 있겠죠. 걸어서 혹은 자전거로 서울에서 파리까지 갈 수도 있죠. 외국에 가려면 반드시 비행기나 배를 타야하는 지금 한반도는 아직도 고립된 섬이죠. 새해에는 서울에서 파리까지 걸어서 혹은 자전거로 아니면 기차로 가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경복궁 뒷뜰 향원정에서 쪽에서 본 경회루 방향
그러나 희망을 보이죠. 한국민족이 대단하죠. 임진왜란 때 왕이 도망가도 나라를 지키는 백성 정말 훌륭하죠.
경복궁 향원정으로 가다가 본 근정전 뒷뜰
역사는 희로애락 흥망성쇠가 있죠. 정부와 국민의 싸움에서 정부가 이긴 적은 한번도 없죠.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듯이 그것은 만고의 진리입니다. 새해엔 6월계기로 이제 국민이 이길 것입니다. 여기에 빛과 그림자가 보이죠.
오정미 I '민화가 담긴 원반상(work)' 2009
2010년 호랑이띠 혹은 범띠 진정 강한 자만이 부드러울 수 있죠. 물론 강하지도 않으면서 부드러운 척 하는 것은 문제가 있겠지만 남자에게는 지혜와 용기, 긍지와 자부심, 철학과 가치관(소신)이 필요하겠죠. 자신에 대한 주관이나 정체성이 없는 남자는 여자를 진정 사랑할 수 없겠죠.
모든 연애는 바로 자신의 문제죠. 남의 탓을 하는 자는 연애를 할 수 없죠. 결국은 나의 문제죠. 연애를 할 때 가장 자신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죠. 자신의 허물이 여지없이 드러나죠. 남자는 특히 여자라는 거울 앞에서 서면 더욱 그렇죠. 그런 면에서 20대에 성숙한 연애를 하기란 어려울 수도 있겠죠. 연애 없이 인간은 성숙할 수 없겠죠.
20대는 연애경험만큼 큰 공부가 없겠죠. 서울대입시보다 더 힘든 공부일 수도 있고요. 초식남 건어물녀는 결국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겠죠. 연애보다 큰 공부는 없죠. 연애에서 수없이 깨져야 사랑을 얻겠죠. 여기서 바보호랑이를 보니 그런 생각이 나서 강한 자만이 바보가 될 수 있다는 생각 강하지만 부드러운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위에 바보호랑이를 보고 하게 된다.
갤러리아트링크 가운데마당. 서울시종로구안국동 17-6 전화 02)738-0738
한옥은 한국의 자연을 가장 아름답게 담을 수 있는 그릇이다. 이 한옥갤러리에 눈이 오니 그 진가가 나타난다. 집이라는 가장 편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가운데 여백의 미가 돋보인다. 이우환의 돌과 철판의 황금비율은 10대 1이다. 즉 가장 개입을 적게 하여 가장 많은 공간을 창출하는 미학이다. 즉 열을 개입하여 백의 공간을 얻는 것 이것이 한국적 미의 원류인지 모른다. 여기서 그런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오정미 I '민화가 담긴 원반상(work)' 2009
한지나 장지가 아니라 상 위에 민화를 그렸죠. 여기도 福과 壽자가 보이죠. 가운데 자 '孝'인가요. '효'라는 것도 인간의 종족번식본능과 관련이 있죠. 이것이 없으면 인류가 멸망하겠죠. 자연은 남녀가 합궁을 하도록 유도하죠. 다만 오합궁을 금하고 있지만요 하여간 인간의 생존의 본능 생명의 재창조가 이런 민화에도 담겨 있죠. 잉어 역시 그런 메시지겠죠.
퓨전한옥이기는 하지만 한옥의 멋이 손상되지 않고 고스란히 살아있네요. 전면에 책상이 눈에 들어오죠. 사각형과 삼각형이 합쳐지면 북두칠성이 생각하게 하죠. 서양이나 동양이나 7은 행운을 표시하는 완전 숫자인 것 같죠.
오정자 I '작품(work)' 2009
오정자 I '작품(work)' 2009
인사동쌈지길2층 '가배' 전통 수공예품점
쌈지길 가게 '가배' 전통수공예품점 전시물
앙증맞은 한국전통공예품 혹은 민예품들 깨물어주고 싶은 정도로 귀엽죠. 디테일하고 작은 것의 놀라운 위력을 읽을 수 있죠. 색채와 모양 그리고 용도와 디자인 모두가 우리와 익숙한 것이기에 더 사랑스럽다.
쌈지길 가게 '가배' 전통수공예품점 전시물
한국여성의 탁월한 손재주가 유감없이 발휘된 수공예품들 이런 것에는 느끼는 시각적 쾌감과 정서적 안정 그리고 옛것에 대한 그리움이 마치 그림을 감상할 때와 같은 감흥과 즐거움이 온다.
경인년 새해맞이 한중 세화전 호랑이 판화의 세계
[강석문展] - 자연과 인간과 우주가 하나의 놀이터에서 사이좋게 놀다
어디서:갤러리쌈지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38번지 쌈지길 B1F Tel. 02_736_0900 www.ssamziegil.co.kr
언 제:2009년 12월23일-2010년 01월10일(19일간)
강석문전이 열리는 갤러리쌈지입구
강석문의 작품을 보는 순간 그에게 기대감이 커진다. 그는 한국적 정체성을 바탕으로 어느 작품에서 다른 도무지 흉내낼 수 없는 요소가 많다. 작품명을 보니 더욱 신명이 나고 즐겁다. 21세기의 화두인 소통의 문제 그런데 진작부터 우리는 물아일체나 원융합일이나는 자연과 인간과 우주의 소통법이 있었건만 이를 현대화하거 세계화하지 못했다. 그러데 강석문을 그런 가능성을 이번 전에서 충분히 보여준다. 그래서 매우 반가웠다.
강석문은 삶의 터전(과수원)에서 함께 하는 풀과 벌레와 나무의 모습들을, 하루하루 엮어가는 소소한 일상과 진정한 삶의 모습들로 작업의 화두를 삼고 있다. ‘안에서 소망하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와 자연 속에서 풀들과 대화하고 나무와 이야기하노라면 어느덧 자연과 동화된다’라고 말하며 작가는 화폭 속에 자연이 주는 생명의 소중함과 우애를 담고 있다.
2009년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과 2010년의 새로운 다짐의 1월의 메시지는 사랑입니다. 작품을 통해 따뜻함을 나누고 행복을 전하는 작가 강석문의 작품세계에서 관객과의 진정한 소통을 기대한다. 이번에서 10호-100호 크기의 다양한 작품 30여 점이 전시된다. 또한 연말연시를 20-30만원 가격대의 소품도 선보인다 [미술관자료]
강석문 I '큰 나무와 작은 나무(work)' 2009
기막힌 그림이다. 이런 붓질을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마음 가는 대로 하는 붓질이라고 할까. 백남준의 랜덤 액세스를 연상시킨다. 시작도 끝도 없다. 자유분방한 몸짓 속에서 순간적인 감흥과 머리에 스쳐가는 착상을 잽싸게 가로챈 것 같다. 그래서 그림 속에 맹렬한 무브망(mouvement 운동감)이 엿보인다.
[전시서문-송성일] - 우주의 중심엔 나무가 있다
1 강석문의 그림은 착하다. 하지만 그림을 ‘착하다’고 하면 비난이기 쉽다. '경쟁'이 세상을 움직이는 유일원리로, ‘경쟁력’을 지배적 가치로 하는 현대사회에서 착함은 무능력이거나 무기력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세상의 주류적 가치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한 없이 착한 그림을 그리는 그는 '착함'이, '착한 그림'이 흉이 되는 세상을 향해 풀벌레보다 작은 소리로 외친다.
2 그리고 그 외침을 화폭으로 옮겨 작은 세상을 이루었다. 그 세상은 그와 그의 가족 그리고 뭍 생명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인 '과수원'이다. '과수원'이 품고 있는 작은 ‘생명’들과 그 생명의 존재 원리이자 기초인 '가족성'은 그의 작업의 근간이자 끝없이 천착해 오고 있는 화두이다. 나무, 풀, 새, 그리고 작은 곤충들, 가끔 씩은 사람이 그림 속으로 들어오기도 하지만 자연과 구별되는 사람이 아니라 의인화된 나무에 벌레와 더불어 깃들여 사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은 평생을 나무와 더불어 살아 나무를 닮아 버린 사람-아버지(큰 나무)이고 그 아버지와 더불어 살아온 아들-강석문(작은 나무)이다. 사람이 있고, 사람과 구별되는 나무가 있고, 풀과 풀벌레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작은 울타리 안의 우주-과수원의 뭍 생명들이 더불어 한 가족인 세상이 화폭 안으로 옮아왔다
강석문 I '꽃과 벌레(work)' 한지에 먹 채색 아크릴릭 143*78 2008
유머감각과 함께 멋대로 가는 붓질로 꽃과 벌레를 부분적으로 너무 크게 혹은 너무 작게 그리는 불균형에도 전체적 조화와 균제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오히려 뜻밖에 새로운 리듬과 율동감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꽃과 벌레가 서로 다정하게 때로는 격하게 애무를 나누고 있는 것 같다.
3 의인화된 생명체들로 가득한 그의 그림은 '소란한 봄날(2009)'조차 요란스럽지 않다. 폭발하는 생명의 넘치는 에너지로 충만한 봄날의 분주한 하루일 망정 결코 시끄럽지 않다. 사람의 눈으로 사람의 손으로 의인화된 나무와 벌레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 서로를 닮아버린 착한 자연-착한 생명만이 가득한 세상은 가을밤 암컷을 부르는 귀뚜라미의 애절한 소리조차 없다. 먹과 청과 적이 맞서는 것 같지만 결국 거친 붓 터치로 조화를 이루듯 갈등구조가 사라진 그의 화폭에서는 세상의 모든 시끄러운 소리가 이내 잠잠해져 버린다. 그가 그려낸 세상은 산들바람에 풀잎 부딪는 작은 소리들, 풀벌레의 작은 몸을 쓸고 지나가는 부드러운 바람이 일으키는 작은 소리들만 가득한 청아한 세상이다.
강석문 I '연인'과 '할 수 있어' 2009
현대의 시인 불안은 결국 돈에 대한 부재가 가져올 공포에서 온다. 이런 작품은 그런 공포와 불안을 들어주기에 충분하다. 자본주의에서 돈과 싸워서 이기는 시간을 사랑하는 시간과 돈의 걱정을 망각할 정도로 뭔가를 몰입하여 기쁨과 열락을 맛 볼 때이다. 할 수 있다는 희망도 돈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살아있는 시간이다.
'키스'와 '연인'이 사랑과 화해를 보여준다면, '풀과 친구' '꽃과 벌레'는 모든 생명들 간의 연대, 불교에서 말하는 ‘인드라망’을 이야기하는지도 모른다. 모든 존재가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자, 인과 연으로 묶여있듯이 그의 작품 속에서 모든 사물과 생명들은 연인이자 친구다. 서로는 맞서거나 쟁투하지 않는다. '손을 잡다' '걱정마'라고 다독거리고 '할 수 있어'라고 격려한다. 모든 부정적인 가치가 사라진 그의 화폭에서는 세상의 그렇지 못함을 탓하지 않는다. 착함이 흉이 되는 세상과 맞서지 않고 그냥 착한 세계를 살아가는 화가의 눈길은 그 착한 눈빛으로 세상과 조우한다. 그는 세상을 향해 ‘평화’를 외치지 않지만 봄날 매화꽃 향기마냥 낮은 쥐똥나무 울타리를 넘어 세상 밖으로 아름다운 생명의 향기를 퍼뜨린다.
강석문 I '나무와 친구(work)' 2009
나무와 나무 사이에 친교와 우정 서로 포옹하듯이 그렇게 공존하며 평화롭게 잘 논다. 이 세상에는 큰 나라 작은 나라가 있다. 여기처럼 서로의 장점과 특성을 살리며 사이좋게 어깨동무하고 평화롭게 지내면 좋겠다. 북한이 살아야 남한이 살고 작은 나라가 살아야 큰 나라도 산다. 미국의 일방주의는 결국 실패하지 않았던가.
4 강석문의 그림은 이슈를 선점하고, 주목을 받기 위한 오버액션이 없다. 풀벌레보다 몸을 낮춰 이슬이 촉촉한 땅을 벌레와 더불어 기어가는 그의 붓 끝에는 항상 생명의 원천인 흙이 묻어있다. 묵향보다 더 진한 흙냄새가 묻어나는 그의 붓질은 빠른 손놀림으로 무작위적 흔적을 화폭에 남기지만 혼란스럽지 않다. ‘가벼움’조차 작위 하지 않는 원초적 가벼움, 근원적 가벼움을 구현한다는 것이 형용모순일지도 모르지만 그가 화폭에 이룬 그 가벼움은 의식되거나 추구되지 않아 그냥 然하다.
5 그의 화폭은 먹의 엄숙함이나 근엄함이 사라진 풀밭이다. 포스트모던 하지 않은 가벼움은 수묵의 엄숙함조차 마음 가는 대로 휘저은 붓놀림 속에 사라져버리게 한다. 풀 끝은 뾰족하나 날카롭지 않고, 먹은 무거우나 위압적이지 않다. 먹이 가득하나 적과 청을 누르지 않고, 아크릴 물감은 날렵하나 비작위적 붓 터치로 먹과 하나가 된다. 나무와 풀조차도 눈 코 입을 가지나 발랄한 붓 터치에 뭉개져 버려 벌레의 다리와 날개와 눈 코 입이 그가 서식하는 나뭇가지와 그 경계가 모연해졌다. 무한 조화의 세계인 그의 화폭에서는 식물성과 동물성은 물론 생명 개체들 간의 경계조차 뭉개져 버린다. 풀과 나무는 눈 코 입을 가지고 곧 그림 밖으로 걸어 나올 듯 하고, 새와 벌과 벌레들의 사지는 나뭇가지와 겹치고, 나무 역시 벌레의 사지를 자신의 가지로 삼았다. 사람이 벌레를 닮고 풀을 닮고 나무를 닮았듯 과수원의 뭍 생명들은 또한 사람을 닮았다.
강석문 I '할 수 있어(work)' 2009
70년대 <하면 된다>는 독재적이고 일방적인 표어와는 다르게 여기서 할 수 있어는 순전히 자발적인 것이다. 인간에게 희망을 삶의 동기가 되다. 요즘 애를 낳지 않고 자살이 많은 것은 바로 삶에 대한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 잘 살고 못살고 문제가 아니라 희망을 가지는 것인 중요한데 지금은 그렇게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 그렇다고 그림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이런 그림을 보고 희망을 가져보기 바란다.
6 IMF 중이던 1998년에 가진 첫 개인전 "일그러진 사물들에 관하여”에서 그는 세상의 아픔에 반향 한다. 쓰임을 잃어버린 연장들과 세상으로부터 가해지는 고통에 일그러진 인간 군상을 담은 첫 번째 개인전 이후, 세상의 아픔을 안고 고향인 풍기로 낙향한다. 낙향 후, 부친과 더불어 과수원을 경작하게 된 그는 농부이면서 화가인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탐색하는 작업성과를 모아 2004년 두 번째 개인전 '나도 군자'와 세 번째(2005)개인전을 갖는다. 그는 이 두 번의 개인전에서 자신의 삶이 속한 물리적 공간이동에 따라 친숙하게 된 온갖 풀과 벌레를 통해 자아를 탐색한다. 현대화된 문인화라 해도 좋을 그의 작품은 한 포기 한 포기의 풀과 매화 그리고 벌레의 흔적을 통해, 변화된 존재 조건 속에서 화가로서의 새로운 정체성을 갈구하고 모색한다.
7 4번째 개인전(2008) "소소함과 따뜻함 그 사이”에서 그는 자신이 속해 있는 작은 세계-과수원의 뭍 생명들과의 유대와 소통을 통해 화가의 정체성을 찾은 듯 사물을 보는 눈에 온기가 살아나고, 한없이 평화롭고 따뜻한 필치로 새로운 세상을 그려낸다.
강석문 I '걱정 마(work)' 2009
역시 불안의 신과 치열하게 싸우는 작가의 모습이 보인다. 얼굴에 불안의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나 인간은 언제나 문제보다 큰 존재이다. 절망과 고난 보다 큰 존재임을 작가는 여기서 증명해 보이고 싶은가보다.
8 그리고 이번 다섯 번째 개인전은 고스란히 4번째 개인전의 주제의식을 이어받는다. 더 완숙한 평화라고 해도 좋을까? 모든 쟁투가 사라진 공간으로서의 과수원, 그는 그 속에서 생명의 연대와 그 생명의 근원으로서의 가족에 시야를 모은다. 여전히 화두는 가족이고 근원적 생명현상이지만 그 중심에서 아버지인 나무를 발견한다. 온갖 생명이 깃들여 사는 과수원의 중심에는 나무가 있고 그 나무는 곧 가족이 살아온 생계의 기반이자 삶의 원천이다. 그래서 그 나무는 곧 ‘아버지’다. 뭍 생명을 보듬고 생명의 끈을 켜켜이 꼬아 만든 우주의 근원적 바탕이자 강석문에게 삶을 부여했고 그 삶을 이어갈 수 있게 했던 가족의 중심에 '아버지'가 있었다. 나무는 강석문이 살아가는 세상의 중심이지만 타 생명이나 사물에 대해 지배적이지 않고 위엄 하지 않다. 아버지-나무는 가부장적 권력의 중심이 아니라 생명과 사랑의 중심이다. 그래서 강석문의 나뭇가지는 뭍 생명을 잔뜩 이고 살지만 무겁거나 힘겹지 않다. 그냥 然하다. 아버지라는 큰 나무의 그늘아래 뭍 생명의 연대와 소통으로 이룬 과수원-우주의 큰 평화가 화폭 가득 그윽하다.
강석문 I '걸어가다(work)' 2009
우린 자신의 힘으로 걸어갈 수 있다고 선언한다. 한국이 통일이 되지 않는 한 독립국가라 할 수 없다. 분단이 되어 외세의존도가 더 높다. 진정한 사랑이란 독립적이고 통일적인 것처럼 진정한 나라란 독립적이고 통일적이어야 한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걸어가는 존재나 나라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9 강석문의 세계-과수원이 매화꽃 가득 넘치는 환희의 봄날을 맞듯 그의 그림세계도 그렇게 활짝 꽃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것은 그가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의 성실함과 철저함, 그리고 세상을 향한 화가로서의 따스한 눈길과 손길 때문이다. 그림은 무엇인지, 화가는 무엇 하는 사람들인지 낮은 쥐똥나무 울타리 넘어 늘 희구네 과수원을 들여다보고 사는 이웃마을 비나리 농부 송성일 감히 쓰다. 2009년 12월 1일
강석문 I '키스(work)' 2009
키스는 역시 깊은 신회 속에서 인간사의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몸의 소통과 말의 소통 그리고 밥의 나뭄이 다 키스라고 할 수 있다. 섹스는 언제나 할 수 없지만 키스는 언제나 할 수 있다. 나이와 국경을 넘어선다. 여기서 그런 상상을 해 본다. 전 세계의 사람들이 키스의 날을 정해 같은 시간에 해보는 이벤트 말이다.
강석문 I '작품(work)' 2009
꽃과 함께 나무는 화가라면 누구나 그려보고 싶은 소재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나무를 가장 잘 그리는 작가는 두말할 것 없이 박수근이다. 여기서는 그런 화풍과는 다른 색다른 맛이 난다. 여기서는 불나무 같다. 훨훨 타오른다. 으리의 삶에 신명과 생기와 발칙한 상상과 별난 사건들을 유발시키는 그런 나무그림 같다. 하여간 재미있다.
[작가소개] 강석문(Kang, suk-moon 姜錫汶) 중앙대 예술대학 한국화학과 졸업 및 同대학원 졸업 현재 : 중대, 동국대학교 강사 [개인전] 2009 5회 개인전, 갤러리 쌈지, 서울 소란한 봄날, 한뼘갤러리(쌈지본사), 서울2008 4회 개인전, 인사아트센터, 서울 비나리미술관, 경북 봉화 2005 3회 개인전, 예술의 전당(KCAF), 서울 2004 2회 개인전, 갤러리 가이아, 서울 1998 1회 개인전, 갤러리 보다, 서울 [작품소장] 미술은행, 매일신문사, 산업은행, 한솔csn, 한국노스케스코그, 카멜리아힐(제주)
[노재운전] 갤러리플랜트 - 시간에 대하여(About Time)
2009.12.10-2010.01.21 GALLERY PLANT(대표 홍진규) www.galleryplant.kr
갤러리플랜트 입구 창문에서 본 소격동 바깥 한옥과 빌딩의 모습 가운데 설치미술 연인들의 벤치 흰눈이 내려 운치를 더한다. 흰 눈과 하얀 벤치 시간 속에서 어떻게 그 모양이 변해갈지 두고 보는 일은 흥미로울 것이다.
노재운 I '뇌사경(Braindead-scape)' 24개 드로잉 종이에 먹 2009
노재운은 시작도 끝도 없고 주인공도 없고 스토리도 없는 영화를 만드는 것과 흡사하다. 일상적 우연함이나 어떤 계기를 통해 그의 상상력을 증식된다. 21세기 새로운 스펙터클과 대조되는 그만의 작은 우주를 만들어 간다. 현실인지 영화인지 구별이 안 된다. 그는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시도한다.
노재운 I '뇌사경(Braindead-scape)' 24개 드로잉 종이에 먹 2009
데이터베이스를 근간으로 추출한 다양한 장면을 통해 영화와 혀실 망각과 분열 꿈과 소망 세계를 짜깁기하고 있다. 단순한 시간대를 여러 층위로 분해하여 아직 오지 않는 시간을 조각하는 방식을 통해 관객과 함께 일시적이지만 특별한 시간대를 나누려고 한다. 그의 작품은 이처럼 시간성과 관련이 깊다. 현실과 이상의 시간을 다양하게 변주하고 때로는 무모하게 파괴하거나 창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노재운 I '뇌사경(Braindead-scape)' 드로잉 종이에 먹 2009
Gallery PLANT presents its third exhibition: Roh Jae Oon’s (About Time)
This exhibition also sees the artist attempting to rebuild worlds of cinema and reality, oblivion and fission, dreams and desire, through various “scenes” extracted from his database. He dismantles into several strata the present reality and singular time zone that are being created by destruction and wickedness, creating variations on his thoughts about “time,” such as “the splitting and stacking of time, and a sudden jump.” In so doing, he tries to present his own method of sculpting time that doesn’t arrived yet. Though this, the artist wants to share with his viewers the temporary yet exceptional time zone he has created. [미술관자료]
[리뷰-박애정전] 자아확장을 위한 신화적 창조설화
주제 참 나를 찾아서(To Thine Own Self be True)
갤러리 아트링크(종로구 안국동 17-6) 02)738-0738. 2009.12.09(WED)~12.31(THU)
박애정 I '작품(work)' 2009
여기 토끼는 해태 등 협찬을 받다 몸 전체를 초콜릿으로 발랐다. 그 냄새가 지금도 남아있다.
박애정 I '작품(work)' 2009
박애정교수의 작품을 사실 처음 대한다. 그의 자아확장은 여기 토끼의 변신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알에서 태어난다는 것은 모든 신화의 공통점이다. 알이 없는 신화를 불가능하다. 왜나하면 그런 서사양식이 아니면 시조가 될 수 없다. 인간의 에고가 얼마나 화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작가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보고 싶어한다. 신화론의 허위와 위선을 벗긴 롤랑 바르트 같은 기호학자도 있지만 진정한 신화를 때로 필요악인지 모른다.
이번 신작들은 '참나'를 찾아서(To Thine Own Self be True)'라는 주제로 새 생명을 상징하는 순수한 토끼(Bunny) 를 통해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 부화하는 달걀을 통해 새로운 생명의 소생, 봄의 충만함과 새로이 태어남을 상징화하는 작업을 시도했다. 언제나 그녀의 예술작품 속에는 어떤 장르를 초월한 그리고 어떠한 소재라도 잘 다루어진 작품들도 '영원 속 현재'의 어느 공간에서든지 알맞게 자리잡아 숨쉬고 있다. [미술관자료]
박애정 I '작품(work)' 2009
여기 토끼는 작가를 닮아 매우 지적이다. 안경을 쓴 토끼 그는 문명의 상징인 안경을 통해서 세상을 새롭게 본다. 아니 더 세밀하게 분석적으로 과학적으로 본다. 그러나 그런 것을 다 볼 수 없기에 여기에 신화적 관점과 심미적 시선을 더한다. 그래서 세상을 균형감 있게 보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싶다.
올해로 19번째 개인전을 여는 박애정의 이번 전시는 '참 나를 찾아서(To thine own self be true)', 토끼와 알을 통해 순수한 진실을 찾기 위해 정진하는 자연/인간의 새로운 탄생을 기대하며 한국의 전통가옥, 공간미술의 조형적 확대를 대중과 예술인에게 소개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실제 인체 크기의 토끼가 한옥의 좁은 전시공간에 들어선 관람객에게 각각의 다른 모습과 표정으로 다가가 인간의 희로애락과 생명의 재탄생을 얘기한다.
평론가 정병관은‘그림 그리는 걸 버린 마르셀 뒤샹을 이 작가의 모험과 비교할 수 있다. 게다가 입체적인 조각 작품들을 독립적으로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현장성에 맞게 설치하는 일은 새로 개척한 표현형식이다. 게다가 전시공간 뿐만 아니라 한옥의 생활공간에도 침투하여 작업과 생활과 미술이 결합되고 한옥의 주어진 공간을 다원적으로 설치하였다.’라고 평했다. 가장 현대적인 작업을 전통 한옥 공간에 설치한 작업 방식으로 토끼와 달걀의 모티프는 오래된 전설 이야기에서 유래되어 새 생명이 다시 태어날 때 통과하는 産道를 상징하는 의미다.
이번 전의 주제가 된 '참 나를 찾아서'의 내용이 담긴 연극 햄릿의 대사
햄릿에 나오는 이 대사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작가에게 큰 영감을 준 것은 틀림없다. 인간에게 가장 어려운 점을 자기자신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즉 자기자신이 되는 것이다. BE yourself. 자신을 사랑하는 자가 되는 것이 가장 어렵다. 남에게 친절하기보다 자신에게 친절하고 남을 사랑하기보다 나를 사랑하고 남을 용서하는 것보다 나를 용서하고 남을 행복하게 하는 것보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어렵다.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면 남도 행복하게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남을 사랑하고 행복하게 하기 전에 나를 사랑하고 행복하게 해야 할 것이다.
표면에서부터 실물과 똑같은 달걀 조형물을 통해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변화의 실체를 포착하려는 시도로 급변하는 환경 속에 훼손 또는 왜곡 되어가는 현대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이기도 하다. 다시 태어남을 상징하는 토끼를 통해서 운명이란 이름으로 진실과 왜곡되고 자연과 괴리된 인간사의 모순을 깨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박애정의 작품에는 생과 사의 문제를 과거 · 현재와 미래라는 시간을 에워싼 모든 문제, 가령 삶과 죽음, 사랑과 미움 같은 것이 조형의 표현 밑바닥에 도사리고 있는 영원과의 대화이다."순간에서 영원" 이라는 이야기는 결국 박애정의 작품 전부를 가리키는 표현이라 볼 수 있다. [미술관자료]
박애정 I '작품(work)' 2009
작가의 자화상으로 상당히 정서적으로 안정된 모습이다. 도약을 위한 준비자세를 갖추고 있다. 인생에선 몇 번의 도약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를 준비한 사람에게만 그 기회가 온다. 바로 그런 자세를 이런 작품으로 형상화한 것 같다. 행운을 잡는 사람은 달라도 뭐가 다르다. 이 토끼가 그런 것 같다
박애정 I '작품(work)' 2009
박애정 I '작품(work)' 2009작가 I '작품(work)' 2009
알의 모양이 풍성하고 부드럽고 아름답다. 이렇게 원만한 삶의 유형을 따른다면 결코 넘어지거나 실패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인간은 부족하기에 언제나 지나친다. 이런 균형감을 갖출 때 인간은 스스로 신화를 창조하고 에고를 확장할 수 있지 않을까싶다. 금빛 알속에 뭔가 신비한 생명의 세계 그런 가능성 잉태의 가능성이 보인다.
작가의 작업장 모습
설치미술이나 조각은 회화보다 노동집약적이다. 입체적이고 삼차원이기에 신화적 요소가 많기에 그런 것인가. 그런데 이런 요소 때문에 이념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많기도 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조각은 역시 미술의 가장 원초적 양식으로 우리에게 많은 서사적이고 웅변적인 쾌감과 감동을 준다. 작가의 노고가 열정과 만나 이런 작품으로 가시화한다는 점이 놀랍고 신기하다.
[작가소개] 1988년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 대학원 졸업(M.F.A.) 1987년 벤프 센트르 스쿨오브 파인 아트 (인터체인지 프로그램),캐나다 1986년 헤이스텍 마운튼 스쿨 오브 크래프트, 디어아일, 메인주,미국 1985년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및 동대학원 졸업. 1985년 롱아일랜드 대학교, 뉴욕 1982년 브리치포트 대학교, 케네티컷 , 미국. 1995년 이후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조형예술학부 교수
[개인전] 2009 갤러리아트링크(서울) 2009 Winfield Gallery (Carmel,C.A.미국) 2008 갤러리 쿠오리아 Gallery Qualia (크라운 .해태그룹,서울) 2007 NY’s 1st Asian Contemporary Art Fair 2006 Sey houn gallery(LA) 2005 진아트센터 (서울) 2003 갤러리 아트링크 (서울) 2002 마니프 8! 2002 서울 국제 아트페어 (예술의전당) 2000 진 아트센터(서울) 1999 갤러리 아트 사이드넷 (서울) 1998 엘렌 김 머피 갤러리 (서울) 1997 사무엘 라루즈 갤러리 (캐나다 몬트리올) 1996 가인 갤러리 (서울) 1995 갤러리 18 (미국 뉴욕) 1994 갤러리 서미 (서울) 1991 갤러리 빙(서울) 1989 폰티악 아트센터(미국 미시간주 폰티악) 1987 피터보로 갤러리 (미국 디트로이트) 1985 프랑스문화원 (서울)
[수상경력] 2006 이태리 미니아트 텍스틸 코모 국제공모초대전 IV International WTA 2006 스폐인국제 공모전 2004 제 11회 폴란드 타피스트리 트리엔나레 입상 ’96-97 캐나다 퀘백정부 예술가 협회상 '90-91 폴록-크래즈너재단 그랜트 (미국, 뉴욕 잭슨폴록재단) 1989 폰티악 아트센터 초대전 (미국 미시간) 로버트 L. 말로니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상 1989 미시건 파인아트 컴피티션 특상 1989 제 14회 국제섬유비엔날레 입상 (스위스 로잔 캔토날보자르 박물관) 1987 바락 스칼라십 (미국 미시간)
[천상병 문학관 건립 기금마련 소장전] - 주최 사단법인 천상병 시인 기념 사업회
토포하우스 1층 2010.01.01~01.12
작가 I '작품(work)' 2009
나의 가난은
오늘 아침은 다소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한 잔 커피와 갑 속의 두둑한 담배,
해장을 하고도 버스값이 남았다는 것.
오늘 아침을 다소 서럽다고 생각는 것은
잔돈 몇 푼에 조금도 부족이 없어도
내일 아침 일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난은 내 직업지만
비쳐 오는 이 햇빛에도 떳떳할 수가 있는 것은
이 햇빛에도 예금통장은 없을 테니까......
나의 과거와 미래
사랑하는 내 아들 딸들아,
내 무덤가 무성한 풀섶으로 때론 와서
괴로웠을 그런대로 산 인생 여기 잠들다, 라고,
씽씽 바람 불어라......
"세월은 / 하늘이 주시는 것이다/ 세월은 / 大地가 주시는 것이다 // 오늘도 가고 / 내일도 갈 세월이여 / 얼마나 永遠하며 / 얼마나 언제까지냐? // 아침이 밤되는 사이에 / 우리는 생활하고 / 한달이 한해되는 사이에 / 슬픔도 있고 기쁨도 있으니"('세월' 전문)
천상병
푸른 하늘을 새처럼
정말 날고 싶었던 시인 천상병
자신의 궁핍한 삶을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순진무구하게
노래할 줄 알았던 시인
하루하루가 어찌 소풍가는 날처럼
즐겁기만 했겠습니까만
삶의 슬픔 뒤에
숨은 기쁨의 수수께끼를
영혼의 눈으로 볼 줄 알았던 시인
가난과 설움 속에서도
하늘 같이 높고 푸른
꿈과 진실을 간직한 시인
잃어버린 마음의 고향 같은
구수한 시인
아름다운 시인 1986. 5. 31
- 유목민
김원숙 I '바나나나무(Banana tree)' 2009 본화랑(견지동과 인사동에 있음)소장
이렇게 낭만적인 사랑은 시로도 노래로도 춤으로도 표현하기 힘들 것 같다. 그림이 아니고서는 도무지 표현할 수 없는 단계 바로 그런 경지의 그림이다. 물의 흐름 속에 맡긴 남녀의 몸과 사랑과 격정이 하나의 서사시처럼 신화적 설화처럼 그렇게 황홀한 경지를 연출하고 있다. 그림이란 이렇게 때로 현실에서 이루지 못하는 유토피아를 그리는 것이 그 역할이 아닌가싶다.
['상 차리는 여자'전] 청담회[사진 디자인 관련 회사 최고경영자(CEO)] 회원전
- 인사동 토포하우스 새해 첫 전시 2009.12.30-2010.1.12
밥상을 주된 주제로 작업하는 정경심과 임영숙, 푸드스타일리스트 오정미가 전통 민화 속 문자도에서 그림들과 옛 음식들을 함께 배치해 찍은 민화 속에서 음식과 관련된 부분을 발췌해 모사한 작품 등으로 꾸며진다.
오정미 I '민화가 담긴 원반상(work)' 2009. 1월7일에는 오정미 푸드아트 강연 있음
민화의 정신은 바로 강자와 약자의 공존이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이다. 까치와 호랑이가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다. 그리고 건강한 삶과 행복한 삶 즉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일을 핑계로 오늘을 저당잡히는 않는 삶을 말한다. 청빈하지만 도를 즐기는 것인데 요즘은 이런 생각이 돈귀신에 혼을 빼앗겨 다 사라졌다. 이런 이미지는 바로 그런 정신을 다시 생각나게 한다.
오정미 I '민화가 담긴 원반상(work)' 2009
[청담회] 강선덕 (㈜씨아이온 디자인실 이사)
김남희 (플렉스폼(Flexform) 대표/이태리 모던가구)
남기령 (㈜로얄코펜하겐 대표/덴마크 도자기)
박미자 ((주)I.K Trading 대표/무역회사)
윤석영 (아트큐브(Art Cube) 대표/Art Business)
이명순 (이명순웨딩드레스 대표)
이정순 (이씨자이크 대표/주웰부띡 디자이너)
정혜선 (㈜신영인터내셔널 대표)
유영란 (민화 작가) 오정자 (화가) 이한나 (화가)
최덕환 (무아쏘니에(Moissonnier) 대표/프랑스클래식가구)
오정미 I '민화가 담긴 원반상(work)' 2009
오정미 I '민화가 담긴 원반상(work)' 2009
새와 꽃 동물과 식물 그리고 생활용품과 용기 등등은 바로 우리의 일상에서 가장 가까이 잇는 것들이다. 사실 현대예술의 시작은 일상을 예술화하는 데서 시작하였다. 그런 면에서 보면 민화나 민예는 참으로 현대미술적이다.
오정미 I '민화가 담긴 원반상(work)' 2009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밥상을 주된 주제로 작업하며 삶의 희로애락을 노래하거나 (정경심, 임영숙), 상을 매개로 소소한 일상들 속에서 진지한 의미를 찾아내기도 하며(이강욱), 상 위에 민화이미지를 재현하고 실제로 음식을 만들며 음식에 미를 담아내기도 한다. (오정미, 오정자) 그리고 디자인 사업을 하고 있는 CEO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모임인 청담회는 우리 전통 소반에 소담스런 우리의 그림을 차려놓는다.
정경심 I '작품(work)' 2009
밥은 하늘이다. 밥이 입에 들어가기까지 과정을 보면 눈물겹다. 비와 눈 바람과 구름 그리고 천지간의 소통 농부의 피와 땀 그리고 중간에 여러 유통과 중개업자 그리고 마트나 동네가게를 거쳐 집에 도달하면 주부들의 수고 물과 불 그리고 쌀이 결합하여 인간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밥이 생긴다. 그러기에 밥은 신이다. 그런데 우리는 돈이라는 신에 밥이라는 신을 팔아버렸다. 그래서 모든 가치가 전도되고 혼란을 일으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말할 수 있으나 또 다른 이에게는 할 수 없는 이야기, 불쑥불쑥 떠오르는 삶의 민망한 기억들, 작가는 마치 어린 시절 소꿉장난을 하듯 이러한 심리적 상황들을 시각화하여 밥상그림을 그린다. 작가가 이 작업을 시작한 이유는 첫째 일단 먹는 것을 좋아하고, 둘째 십여 년간 밥을 했더니 밥하는 것이 지루해져 실제로 밥하기를 중단하고 대신 밥을 그려 끼니를 때우면 어떨까하는 소박한 바람 때문이었고 세 번째는 밥상이라는 정형화된 형식이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밥상의 수만큼이나 다채로운 삶의 이야기와 정서를 담아내기에 꽤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경심 작가의 밥상은 전통적 가치와 구조주의니 해체니 하는 거대담론들이 만들어 내는 허무함을 모른 척 제켜놓고 그저 조용히 밥이나 같이 먹자는 자기 서사적 상징이다 - 정경심 글에서 -
오정자 I '작품(work)' 2009
세상이 이렇게 멋진 벽화가 있다니 그 어떤 그림보다 감동적이다. 서양의 모자이크작품보다 백배천배낫다. 그림이 바로 일상이기데 더 친근감이 간다. 그리고 액자의 모양이 다양하여 마치 다양한 악기도 연주하는 것 같다.
임영숙 I '작품(work)' 2009
여기 밥과 팥은 비타민처럼 보인다. 고동색이 참으로 맑다. 기분이 좋아지는 그림 배가 절로 불러진다. 그림도 사실은 사람의 마음을 달래주는 밥이 아닌가. 하긴 이 세상에 밥이 아닌 것이 없다. 사랑도 섹스도 연애도 예술도 종교도 다 밥이다. 다만 모양과 색깔과 향기가 다른 밥일 뿐이다.
삶은 결국 먹고 사는 일이다. 우리는 따뜻한 밥 한 그릇에서 생을 만나고 다음 생으로 이어지는 길을 본다. 한자 '기'(氣)는 따뜻한 밥에서 나는 모락거리는 김을 형상한 문자라고 한다. 옛사람들에게 '기'란 결국 그렇게 구체적인 밥에서 나온다고 여겼던 것 같다. - 임영숙의 글에서 -
오정자 I '작품(work)' 2009
1 入春(입춘) 진달래화전
봄이 왔음을 느끼게 하는 것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그중 제일은 꽃이라. 우리 민족에게 꽃은 의식주이기도 했다. 화식문화(花食文化)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진달래 화전은 그 좋은 예이다. 진달래뿐만 아니라 찔레꽃, 국화, 장미 등은 화전으로, 원추리꽃, 치자꽃, 유채꽃, 호박꽃 등은 나물이나 국으로, 그리고 두견주, 국화주, 개나리주, 매화주 등 꽃으로 술을 담가 마시기도 했다. 또한 차를 마실 때 매화나 연꽃잎을 띄워 운치를 살리기도 한 것은 우리 선조들의 풍류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2 天中節(천중절) 화채
음력 5월 5일인 단오는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는 날이다. 단오가 되면 수리취떡, 앵두화채, 붕어찜, 제호탕, 앵두편, 도행병, 준치만두 등을 먹으며 천중절을 맞이했다. 그중에서도 화채는 단옷날 민가에서 즐겨 먹는 청량음료로 수박이나 앵두 등을 깨끗이 씻어 씨를 빼고 설탕이나 꿀에 재워두었다가 먹을 때 오미자 국물에 넣고 실백잣을 띄운 것이 일반적. 양기가 가장 많은 단옷날,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그네뛰기와 씨름 등 힘차고 즐거운 놀이를 하며 하루를 즐기는 모습에서 계절의 순리에 적응하며 삶의 의미를 찾는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3 四月初八日(사월초파일) 미나리 강회
사월 초파일은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 4월이라는 절기에 가장 중요한 시기로 느티떡, 상추떡, 미나리 강회, 녹두편, 비빔국수 등을 만들어 먹었다고 전한다. 특히 미나리는 음과 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평(平)한 성질의 음식이라 특별한 조리법 없이 손수비게 즐겨 먹을 수 있었다. 반면 상추는 서늘한 양(凉)의 기운이, 녹두는 차가운 한(寒)의 성질이 있어 생강, 후추, 파, 마늘 등 따뜻하거나 뜨거운 기운의 약선(藥膳), 즉 양념을 넣어 인위적으로 평한 성질의 기운으로 만들어서 먹는 것이 몸에 좋다는 것이 바로 음양오행의 이론이다.
4 季秋(계추) 국화주
시식(時食)이라는 말은 제철에 나는 재료로 만들어 먹는 음식을 뜻하는 것으로 대개 그달에 맞추어 먹는다. 9월은 중구라 하여 국화전이나 국화 화채 등 국화를 이용한 음식을 즐겼다. 어란, 유자차 등도 대표적 음식. 음양오행 사상에 따르면 9월은 금(金)의 기운이 강한 시기로, 이 시기는 백(白)색을 이용한 음식이나 상차림을 즐기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길이라 믿었다.
5 正月(정월) 정화수
정화수를 떠놓고 소원을 빌던 옛 선조들의 정성이 그릇 안에 담겨 있는 듯하다
[리뷰-전시] 김혜연 우리시대 미인풍속도
- 미인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태어나는 것이다
강남신사동 '얼갤러리'에서 찍은 작가 김혜연의 최근 모습
[잡지 SURE사진] http://sure.joins.com/article/article.asp?aid=3167&code=04040300
김혜연 I '붉은 방의 여자(work)' 요지철에 채색 73*101cm 2009
미인은 날마다 스스로 태어나는 것이다. 미인은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 작가는 바로 그런 현대적 미인을 그리고 있다. 여기 미인은 자화상이면서 동시에 타화상이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미인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시대 속에서 태어난다. 그 어느 시대에도 볼 수 없었던 우리시대 비너스인 것이다. 그런데 그가 그린 미인은 유성(유화)이 아니고 수성(한국화)이다. 기름기가 없어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바로 한국의 미인이 탄생한 것이다.
참고블로그 <김홍기의 문화의 제국> - 당신의 황홀한 일상을 위하여
http://blog.daum.net/film-art/13742833?srchid=BR1http%3A%2F%2Fblog.daum.net%2Ffilm-art%2F13742833
오마이뉴스 김혜연관련기사 '못다이룬 여신의 꿈 화폭에 펼치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761256
김혜연 I '집(House1)' 요지철에 채색 140*101cm 2009
작가가 생각하는 이상향은 언제나 자연과 사람과 사물이 삼위일체를 이루는 것이다. 문을 다 열려있다. 굴뚝에서는 연기가 난다. 모두가 눈이 맑고 투명하다. 숨김이 없다. 집의 지붕은 춤을 춘다. 몸짓이 바로 춤사위다. 리듬과 율동이 있다. 고양이 눈도 생기가 넘친다. 지상의 낙원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기운생동의 창조력에 있다. 정중동 과 음양오행도 보인다. 그런 혼합된 조화 속에 전체적으로 앙상블을 이룬다.
김혜연 I '소파에 앉은 여자' '해변의 여인' 2009
여기 너무나 아름다운 두 여인은 작가를 닮았다. 여기 미인을 작가의 자화상이라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림의 장식이 화려하지만 번거롭지 않다. 그림의 음양이 조화롭다. 관능과 정숙의 양면이 공존하고 있다. 정말 관능적일 수 있을 때 진정 정숙할 수 있고 또한 정숙한 여인이 관능적이지 않을까. 잘 노는 아이가 공부도 잘 하듯이 말이다.
김혜연 I '미용실풍경(work)' 요지철에 채색 101*145cm 2009
우리가 흔히 보는 이런 풍경이 이렇게 멋진 작품으로 변하다니 놀랍다. 작가는 그림의 소재를 옆구리에 끼고 다닌다. 일상의 흔한 풍경이 바로 그림이 되고 예술이 되다. 그런 것이 팝아트의 정신이기는 하지만 팝아트의 이런 강령은 박수근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지금 여기서 나부터 그린다는 말을 했다. 그래서 그는 빨래터와 아낙들의 노상을 바로 그렸고 그런 가난하고 평범한 일상을 예술화했다.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얼갤러리 입구
김혜연 I '해변의 여인(work)' 요지철에 채색 101*145cm 2009
김혜연 작가는 그림을 누구보다 잘 그린다. 여기 모든 사람과 사물이 이 미인을 정신없이 보고 있다. 그의 몸매와 외모에 반해 파도도 흥분하고 있다. 마구잡이 아무렇게나 출렁인다. 21세기의 바다에서 새로운 비너스 아프로디테가 탄생한 셈이다. 그리스신화에 아프로디테는 원래 수성이다. 미녀를 보면 마음이 출렁이기 때문에 그런가.
그의 경향이 전보다는 조금 더 구상화로 바뀐 것 같다. 그림의 관능미의 농후하고 풍부해졌다. 우리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순간을 포착하여 그의 상상 속에서 대입시켜 이런 황홀한 그림으로 바꾸어간다. 이런 그림을 보면 어린 시절 무섭기도 하고 유혹적이기도 한 바다와의 피부접촉이 주는 쾌감이 상기된다.
숨겨진 몸이 드러나는 곳에서 인간의 숨겨진 미를 재발견할 때 감탄사가 절로 터진다. 여자는 생각보다 훨씬 더 몸이 아름답다. 여성의 몸은 신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다. 그런데 여기서 이 작가의 독창성은 인간과 자연과 사물이 너나없이 친구가 된다는 점이다. 물아일체 그 가운데 가장 빛나는 것은 미의 여신 바로 그 사회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서는 문화예술이 꽃을 피워야 하다는 메시지인지 모른다.
김혜연 I '소파에 앉은 여자(work)' 요지철에 채색 101*101cm 2009
내가 20년 전 프랑스에서 가서 한국여성이 얼마나 미인인가를 처음 깨달았다. 한국여성은 사실 남자들보다 그 마음의 씀씀이가 넓고 깊다. 남자의 어리석음도 잘 받아주고 그의 허세도 용납한다. 그 품위와 권위는 대단하다. 이 작가는 바로 그런 한국여성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여기에 옮겨놓았다. 이런 여인을 그릴 수 있는 작가라면 이 작가 역시 하늘이 내린 미인일 수밖에 없다. 작가는 그림을 통해 이렇게 날마다 미의 여신이 된다. 자신도 즐겁고 남도 즐겁게 한다.
김혜연 I '어미새와 아이들2(work)' 요지철에 채색 140*101cm 2009
이 작가의 또 하나의 특징은 동화적 환상 속에서 즐겁게 상상놀이를 잘 한다는 점이다. 아이들이 새와 구별이 되지 않는다. 아이들은 마르크 샤갈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천국의 아이들이 되어 공중부양하며 마음껏 춤춘다. 이 자가는 천국의 이미지를 멀리서 찾지 않는다. 바로 우리 일상 어디엔가는 그런 천국이 숨어있음을 암시한다.
김혜연 I '작품(work)' 요지철에 채색 71*51cm 2009
작가의 어린 시절 그 귀여운 몸짓이 여기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그림이란 한 작가의 몸짓을 옮겨놓은 것이다. 그의 제스처가 여기에 붓으로 통해 강림한 것이다. 그런데 그 천진난만함이 너무나 감격스럽다. 이런 그림을 만나면 작가의 숨소리와 그리고 그 특이한 손짓과 발걸음 그리고 생활패턴까지 느낄 수 있다. 그의 마음에 흐르는 풍경화가 너무 앙증맞고 귀엽다.
김혜연 I '어미새와 아이들1(work)' 요지철에 채색 140*101cm 2009
이 작가는 언제나 마음속에 천국이 있다. 현실의 난관을 이런 꿈과 환상으로 이겨낸다. 이 세상에 모든 사물과 사람을 그림을 통해서 춤추게 한다. 그야말로 막춤이다. 그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맘판춤이다. 이렇게 한바탕 소통을 벌리고 나면 다시 삶에 에너지를 얻는다. 그래서 삶이 생기가 돈다. 마음의 감기를 청소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열심히 살아간다 이 여신의 품 안에서도 우주만물이 질서와 조화를 회복한다.
김혜연 I '소년을 띄운 엄마(work)' 요지철에 채색 101*73cm 2009
드디어 재미있고 장난기 많고 섹시한 엄마가 등장했죠. 이 작가가 결혼을 했다는 증거인데 결혼하고 나니 그림이 더 안정감이 가고 편안해지고. 분위기가 환해 진 것 같죠. 이런 행복한 그림이 생산된다는 것은 요즘 같이 삭막한 세상 속에서 참으로 반갑고 즐거운 일이죠. 그림이란 이렇게 일상을 황홀한 천국으로 만들고 있죠.
김혜연 I '작품(work)' 요지철에 채색 71*51cm 2009
김혜연 I '세 아이와 엄마(work)' 요지철에 채색 73*101cm 2009
이번 전에서 여인 못지않게 아이들이 많다. 갤러리 측에서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가정적인 주제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림의 모델은 사진의 어린 시절 모습도 있고 주변 사람들의 아이들 모습에서도 영감을 얻은 것이다. 여기 엄마는 이 불행한 사회에 행복이라는 바이러스를 퍼트려 아이들에게 생명과 활력을 되찾아주는 것 같다.
김혜연 I '레고로 만든 은하철도(work)' 요지철에 채색 72*50cm 2009
작가가 어려서 레고를 가지고 놀면서 맛본 쾌감을 다시 재생시키고 있다. 거기에는 장난감뿐만 아니라 새가 항상 등장한다. 레고놀이를 하면서 몰입하는 순간의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몰아경에 빠지는 추억을 생각나게 한다. 엄마 아빠는 키스를 하는 동안 아이는 그에 못지않게 즐거운 기차놀이를 하는 것이다. 소소한 주변의 일상을 우리시대의 풍속화롤 바꾸면서 그는 자신의 행복도 디자인한다.
김혜연 I '스튜어디스(work)' 요지철에 채색 48*58cm 2009
어려서 누구나 꿈이 있다. 이 그림 속 주인공은 스튜어디스가 되는 것이 꿈인가. 발보다 큰 신발을 신고 비행기 스텝을 올라가는 것을 보면 어린 시절의 꿈과 환상을 화폭에 담으면서 대리만족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가싶다.
김혜연 I '레고로 만든 집(work)' 요지철에 채색 72*50cm 2009
그림의 구성이 안정감이 넘친다. 모든 것에 일어야 할 제자리에 놓여있다. 그래서 관객은 그의 그림을 보면 마음이 안정이 된다. 레고로 만든 집들이 여기저기 놓이고 그런 풍경 속에 담긴 익살과 장난기는 우리에게 삶의 작은 숨통을 터준다. 이 작가의 그림이 인기가 많은 건 바로 시시한 일상에서 신선한 발상의 전환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김혜연 I '술래1(work)' 요지철에 채색 101*90cm 2009
소녀와 새가 술래잡기놀이를 하는가. 루소의 그림 같은 이런 분위기속에서 앵무새며 소나무며 넝쿨이며 숲과 풀들이 너무 경이롭다. 이파리하나가 참 넉넉해 보인다. 원시시대에는 말을 하지 않아도 자연과 인간의 서로 잘 통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작가는 바로 문명이전의 세계로 혹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인지 모른다.
김혜연 I '일요일아침' '천사와 악마(Angels and Demons)' 요지철에 채색 73*101cm 2009
김혜연 I '세 아이와 엄마', '소년을 띄운 엄마' 2009
얼갤리러 입구에 붙은 김혜연개인전 포스터 '소녀가 된 아이'
갤러리현대강남과 강북(신관_본관)에서 2010.1.12~2010.2.10 한국대표작가 68명참가
▲ 백남준 I '호랑이는 살아있다' 혼합매체 260x106x163(h) 1999 갤러리현대제공
1970년, 현대화랑이 인사동에 개관할 때 나는 대학 4학년, 그 때나 지금이나 나는 신문을 열심히 보는 편인데 당시 어느 신문인가 문화면에 "그림을 팝니다"라는 신종업종기사가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나는 기사이지만 당시의 상황에선 새로운 업종이 탄생한 것이니 기사감이 되고도 남았던 것이다. 이것은 80년대에 "이태원에 피자가게가 생겼다"라는 기사가 나온 것만큼이나 재미있고 신기한 일이었던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현대화랑은 우리나라 현대미술사에서 사실상 최초의 본격적인 화랑으로 등장한 것이었다. 개관 첫 해 가을에 열린 첫 기획전은 '박수근 소품전'이었다. 당시 나는 김윤수 선생의 근대미술사에 대한 강의를 통해 이런 저런 화가들의 이름을 익히고 있을 때 현대화랑에서 박수근전을 열고 있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현대화랑을 찾아갔다. 그것은 물론 내 생전 처음 화랑의 문턱을 밟아본 경험이었다.
전시장에는 박수근의 1호-2호 짜리 유화와 스케치들이 벽면 아래위로 가득히 걸려 있었다. 장터에 광주리를 놓고 앉아 있는 아주머니, 쪼그리고 앉아 있는 할아버지, 뒷골목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모두 내 어릴 때 보아온 풍경들이었다. 이 그림들을 보면서 나는 여자들은 행상을 하든, 절구질을 하든 다 일하는데 남자들은 모여 앉아 쉬고 있다는 인상을 받으면서, 하기는 그 땐 남자들은 할 일감도 없었지 라고 혼자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곁에서 누군가 그림을 사려고 값을 물어보는데 스케치는 5천원이고 유화는 2만원이라고 했다.
그 때 나는 가정교사를 두 탕 뛰고 있었다. 한 학생 가르치고 받는 월급이 5천원이었다. 그 월급으로 스케치 한 점을 살 생각을 했다. 장터의 여인을 원했지만 이미 팔렸다고 해서 골목 풍경을 한 점 샀다. 그 때 내가 무슨 배짱으로 그랬는지 알 수 없다. 본래 나는 일을 저질러 놓고 보는 성격인데다 하도 내 어린 시절의 모습을 담은 것 같아서 가정교사 한 팀만 한 셈치고 산 것이었다 /유홍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