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족이 돼지를 타고 어디론가 둥둥 떠다니고 있는 그림입니다.
가족들이 꼭 껴안고 불안해보이지만 아주 서로 어디론가 향해서 가고 있는 풍경입니다.
이그림은 최석운이라고 하는 작가가 그린 가족그림입니다.
자신의 가족입니다.
자신과 부인과 아이들 둘이 돼지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습니다.
아마 돼지꿈을 꾸고 가는것 같아요.
돼지꿈이라고 하는 것은 행운을 상징하는 것이겠죠.
이 가족은 언젠가는 잘되리라고 하는 희망을 갖고 늘 돼지꿈을 꾸면서 돼지등에 업혀서 어디론가 가고 있는 걸 그려보이고 있습니다.
최석운이라는 작가는 항상 이렇게 자신의 삶에서 연유한 문제들을 그리는 그것도 아주 시화적으로 그리는 유머감각이 뚝뚝 묻어나는 보기 좋고 편하고 즐겁고 어떻게보면 귀여운 그런 그림을 그리는 대표적인 작가입니다.
곱슬곱슬한 머리에 아주 그냥 살이 투실투실하게 찐 작가의 자화상이 그대로 배어있고요
부인과 아이들 둘이 있습니다.
사실은 작가로서 산다고 하는 건 아주 어려운일이죠.
특별한 직업이 없이 가족을 부양한다고 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일입니다.
제가 아주 오래전에 부산에 내려가서 이 작가의 작업실을 봤었는데 그때 지하에 아주 정말 두세평되는 작은방에서 작업과 기거를 숙박을 같이 해결하고 있었던 너무너무 어렵고 힘들었던 그런 작가의 작업실이 떠오릅니다.
그 이후에 양평으로 올라와서 산골에 조그마한 집을 세내서 거기서 생활하면서 작업에만 매진했었던 이 작가가 우연한 기회에 그 동네의 처녀와 결혼했습니다.
부산에서 올라온 작가와 양평에 있었던 한 처녀의 결혼은 가난하고 어렵지만 한편으로는 행복한 화가의 가족을 형성해 보여주었습니다.
저도 몇번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요 아이가 하나에서 둘로 늘고 작가는 그림을 그리고 또 집위에 조그마한 작업실을 마련해서 어렵지만 그래도 운좋게 그림에 열심히 그리고 있는 작가입니다.
작가들은 그림을 그려서 먹고 살아야 되겠지요.
그림 이외에 다른 어떤 직업도 없기 때문에 이 작가는 오로지 그림이 팔리기만을 기다릴것 같아요.
그림이 팔려야 아이들도 학교를 보낼수가 있을 것이고 또 가족들이 꿈꾸고 뭐 필요한 것들을 살수도 있겠죠.
그래서 최석운은 항상 이렇게 가족과 함께 돼지꿈을 꾸는 희망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에게 가족이라고 하는 존재는 자신의 그림에 동연를 부여해주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또 굉장히 책임감이 따르는 존재이기도 하겠죠.
자신의 가족을 보살피고 자신의 가족과 함께 잘살아가기를 염원하는 이 행운의 부족같은 그림은 자기만 믿고 꼭 절박하게 매달려 있는 가족들을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이작가가 얼마전에 제주도에 가족과 함께 여행갔다고 그래요.
이풍경도 그래서 아마 제주도에 가족이 함께 여행했었던 그 장면을 연상해서 그린 그림이 아닌가 그런생각이 듭니다.
이런 그림들은 굉장히 일러스트레이션같죠?
한눈에 척보면 '아 이게 어떤내용인가'라고 하는 것을 아주 삽화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우리 이전에 봤었던 방정화의 작업에서 어묵을 먹고 있는 아줌마얼굴을 봤었었죠.
이작가도 역시 유사한 형태의 그림입니다.
그작가도 고향이 부산이고 이작가도 고향이 부산입니다.
꼭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할수는 업지만 부산에 있는 많은 작가들의 그림이 대개 형상성이 강합니다.
그게 부산이미지의 하나의 특징이라고 말해볼수 있을텐데요.
부산작가들은 추상보다는 이런 형상을 통해서 아주 유머러스하고 아주 촌촌살인적으로 일상의 에피소드를 잡아내는 그러한 그리기에 상당히 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석운이나 안창원이나 방정화같은 작가들이 대개 부산에 대표적인 작가들입니다.
최석운은 방정화와 좀 유사하죠.
방정화는 한 여성의 개인적인 삶 주부로서 여성으로서 좀 이른바 패밀리즘적인 요소가 강하다면
최석운은 철저하게 자전적인 요소가 더 강한 작가입니다.
오로지 가족과 자기과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동네 풍경들 그 자신이 사는 일상 삶에서 아주 재밌는
짜장면 먹는 사람들, 코파는 사람들, 목욕탕에서 만난 사람들, 길떠나는 사람들, 소변 누는 남자들, 개잡아 먹는 사람들등등
일상에서 벌어지는 비관한 생활들을 유머러스하게 잡아내고 있습니다.
이작품은 자신의 가족의 초상화이기도 하고 자화상이기도 하고 또는 간절하게 돼지꿈을 꾸면서 어디론가 떠가는 그런 자신의 가족에 대한 애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가족초상화라고 말해볼수 있을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