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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최초의 英전투기 ‘T-59’

鶴山 徐 仁 2010. 12. 24. 11:45
밀리터리인사이드

[기획 한국군 무기 70] 공군 최초의 英전투기 ‘T-59’


한국전쟁 직전인 1949년 10월 미국이 공여해준 ‘L-4 연락기’ 10대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공군이 창설된 이래, 공군이 보유한 거의 모든 항공기는 ‘미제 항공기’로 채워져 왔다.

최초의 전투기였던 ‘F-51D 무스탕’(Mustang)과 최초의 제트전투기였던 ‘F-86F 세이버’(Sabre) 역시 미국산이었으며, 공군의 주력전투기였던 F-4와 F-5 시리즈도 미국이 개발한 항공기였다.

현재의 주력인 KF-16과 F-15K 전투기도 마찬가지로, 공군의 대미의존도는 3군 중 단연 최고 수준이다.

그런 공군에 이단아처럼 등장한 최초의 영국산 항공기가 있었으니, 바로 ‘T-59 호크’(Hawk) 훈련기다.


◆ 베스트셀러, 호크 훈련기

호크기는 영국의 BAE시스템스에서 개발한 경공격기 겸용 훈련기로, 전 세계 18개국에 600여 대나 팔려나간 베스트셀러 항공기다. 호크기의 사촌 뻘되는 미 해군의 ‘T-45 고스호크’(Goshawk) 훈련기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800대를 넘어선다.

그 범위 역시 영국, 스위스, 핀란드, 캐나다,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케냐,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남아공 등 동구권과 남미를 제외하면 거의 전 세계에 걸쳐 있다.

호크기는 훈련기로 분류되긴 하지만 필요하면 기관포와 폭탄, 로켓탄 등을 장착하고 지상공격기로 변신할 수 있다. 비교적 저렴한 기체 가격과 운용유지비 역시 호크기의 매력이다.

이 같은 장점 덕분에 호크 훈련기는 지난 1976년 기본형인 ‘호크 T1’이 처음 실전배치된 이래 꾸준히 개량되면서 지금까지도 생산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인도 공군이 지난 2007년부터 최신 개량형인 ‘호크 Mk132’ 훈련기 66대를 도입 중이다.

BAE시스템스는 이 같은 인기에 호크 훈련기를 아예 1인승 다목적 경전투기로 개조한 ‘호크 Mk200’을 개발해 오만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 수출하기도 했다.


◆ 공군 최초의 비(非) 미국산 항공기

우리나라는 지난 1992년에 20대의 ‘호크 Mk67’훈련기를 T-59란 이름으로 도입했다. Mk67은 ‘호크 Mk60’ 훈련기의 7번째 개량형, 즉 한국 수출형을 의미하며 주익과 엔진을 교체해 비행성능이 다소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도입 당시 T-59는 공군이 도입한 최초의 비(非) 미국산 항공기로 주목받았다. 물론 미국의 혈맹이라 할 수 있는 영국제였지만, 우리나라가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무기를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실제로 T-59의 도입을 시작으로 국내개발한 KT-1 중등훈련기와 미국과 공동개발한 T-50 고등훈련기, 스페인/인도네시아제 CN-235 수송기, 심지어 러시아제 T-103 초등훈련기와 HH-32 헬기 등 다양한 국산 혹은 비 미국산 항공기가 도입돼 운용 중이다.

현재 T-59는 3대가 추락해 17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공중기동기’ 과정의 고등훈련기로 사용 중이다.

공중기동기 과정은 수송기와 헬기 조종사를 양성하는 교육훈련과정으로, F-15K나 KF-16 전투기 조종사를 양성하는 ‘전투임무기’ 과정과 구분된다. 전투임무기 과정에서는 T-50을 이용한다.


◆ 단명할 예정(?)인 T-59

공군이 T-59를 도입한 목적은 노후한 ‘T-33’ 고등훈련기를 교체하기 위해서였다. 이를 위해 92년부터 이듬해까지 20대가 도입됐으며 공군에서의 평은 우수한 편이었다.

이에 따라 20대 규모의 추가도입이 추진됐으나, 이미 국내에서 T-50이라는 차세대 초음속 고등훈련기가 개발되고 있었기 때문에 무산되고 만다.

하지만 외환위기와 이어진 예산감축 등으로 T-50의 개발이 지연되자 공군의 고등훈련기 전력에 공백이 발생해 결국 미 공군이 보관 중이던 ‘T-38 탤런’(Talon) 고등훈련기를 빌려와 잠시 사용해야 했다.

이후 T-50의 생산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T-59의 존재가 애매해졌다. 성능상 T-50과 비교할 수준이 아닌데다가 숫자도 적었기 때문이다. 유사시 공격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T-50을 공격기로 개조한 ‘A-50’의 등장과 함께 묻혀버렸다.

결국 T-59는 도입된 지 꼭 20년이 되는 오는 2012년께 퇴역이 예정됐다. 군용 항공기의 수명이 보통 30년 안팎임을 고려하면 조기도태되는 셈이다.

특히 항공기를 ‘마르고 닳도록’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공군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에 적지 않은 반향이 일기도 했다. 당장 공군이 보유한 전투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F-5E/F와 F-4E 전투기조차 30년을 넘어 40년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향후 10여 년간 공군의 전술기 숫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아직 수명이 남은 항공기를 퇴역시켜선 안 된다며 임무를 변경해 계속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 T-59 고등훈련기 제원

길이 : 약 11.17m
높이 : 약 3.98m
날개 폭 : 약 9.39m
중량 : 약 3.85t
최대 이륙중량 : 약 8.98t
엔진 : 롤스로이스 Mk861 터보팬
최고속도 : 마하 0.84(1037㎞/h)
최대 항속거리 : 약 3380㎞
최대 상승고도 : 약 1만 5250m
탑승인원 : 2명

서울신문 M&M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

2010-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