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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事 資料 綜合

<칼럼> 20년 헛바퀴, 국방개혁/ 유용원

鶴山 徐 仁 2010. 12. 14. 20:22

 

2010년12월7일자 신문에 실린 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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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데스크] 20년 헛바퀴, 국방개혁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군 구조는 단일군제(軍制) 또는 이에 가까운 통합군제가 타당하다. 범군(汎軍)적 공감을 얻기 위해 해군과 공군의 입장을 강화하고 해병대에도 참여 기회를 부여하라." 1988년 8월 18일 노태우 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철수에 대비한 국방개혁안 마련을 지시하면서 한 말이다.

노 전 대통령이 지시한 날짜를 따 '8·18계획'으로 명명된 6공화국의 국방개혁 추진은 이렇게 시작됐다. 당시 '8·18 연구위원회'는 육·해·공군 참모총장을 통합한 '국방참모총장제' 등을 추진했으나 해·공군의 반발과 야당의 반대로 현재의 합참의장제로 바뀌었다.

그 뒤 김영삼·김대중·노무현, 그리고 현재의 이명박 정부에 이르기까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방개혁은 단골 이슈로 등장했고 비슷한 해결 방안들이 제시됐다. 올 들어 천안함 사태 이후 합동군사령부 창설 등 같은 맥락의 국방개혁안이 다시 등장했다. 천안함 사태 8개월 만에 연평도 포격 사건이라는 기습을 다시 당하자 국방개혁에 대한 요구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

그러면 왜 20년이 넘도록 국방개혁이 제대로 실천이 안 되고 같은 이슈가 반복되고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어느 나라든 국방개혁이 실현되려면 일정기간 안정적인 예산확보, 상층부 경량화에 따라 조기 전역하는 직업군인에 대한 일자리 마련, 군 내 공감대 확보 등이 꼭 필요한데 이것이 안 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 우리 군은 6·25전쟁 이후 한 번도 주도적으로 전쟁을 치러본 적이 없어 직업군인들이 일반 공무원처럼 관료화했고 미군 등 선진국 군과 같은 전문 직업군인 의식이 없다시피 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국방개혁은 기본적으로 군에 맡겨야 하지만 범정부,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국방개혁을 독려하고 지원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독일의 경우 1990년대 후반 바이츠제커 전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정치·경제·사회·종교·언론 등 각계각층의 지도층 인사로 국방개혁특별위를 구성, 각계 의견을 수렴해 국방개혁법안을 만들었다.

미국은 의회가 주도적으로 만든 '골드워터-니콜스 법안'(1986년)이 미 국방개혁의 근간이 됐다. 반면 우리 국회는 개개 사안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질 뿐 국방개혁을 체계적으로 이끌고 지원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제 군 운영유지를 효율화해 비용을 줄이지 않고는 전력 증강이 어려운 실정이다. 국방경영의 효율화가 바로 전력 증강으로 직결된다. 대기업에서 능력을 검증받은 CEO가 군에서 적절한 직책을 갖고 낭비 구조를 수술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올 들어서만 노골적인 북한 공격을 두 차례나 받으면서 이제 국방개혁은 늦출 수 없는 과제가 됐다. 마침 대통령 직속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는 6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방개혁 71개 과제를 보고했다. 군은 물론 정부, 우리 사회 모두가 이번에 실패하면 함께 망한다는 자세로 국방개혁을 이끌고 군을 도왔으면 한다.

2010-12-07 10:4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