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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事 資料 綜合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鶴山 徐 仁 2010. 12. 14. 20:10

august 의 軍史世界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이번 북괴의 도발을 통해 NLL(북방한계선)을 방위하는 서해5도의 전략적 중요성이 그만큼 크고 또한 북괴의 위협으로부터 완전히 노출 되어 있는 어려운 위치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중요한 전략적 거점을 사수하고 있던 해병대가 그동안 너무나 열악한 여건에서 임무에 투입되고 있음이 알려져 국민의 탄식을 자아내게 만들었습니다.

 

[ 연평부대의 열악한 상황을 알려주는 낡은 해안포 (사진-동아일보) ]

 

따라서 그 동안 전력 확충을 요구하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서해 5도를 사수하고 있는 해병대에 대한 지원을 등한시 하여 왔던 군 수뇌부 및 정책 당국에 대한 질타가 연일 이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이 때문인지 지난 11월 29일, 이른바 MLRS로 알려진 M270 다연장로켓을 비롯한 각종 장비들이 전력 증강을 위해 연평도에 속속 배치되고 있는 사실이 언론 매체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 연평도에 배치되기 시작한 M270 다연장로켓 (사진-노컷뉴스) ]

 

꽃다운 젊은이들과 국민들이 적의 포화에 죽어가자 행정부와 국회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앞 다투어 예산 증액을 약속하고 대통령이 세계 최고 수준의 무기를 배치하라고 지침을 하달하자마자 최신예 무기들이 언론 공개 하에 속속 연평도로 집결하는, 한마디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의 전형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형국입니다.  서해 5도의 전력 증강은 물론 바람직하지만 어제 있었던 일이 솔직히 설레발로 보여 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천마로 추정되는 대공 방어 장비 (사진-연합뉴스) ]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MLRS의 연평도 배치가 과연 옳은 것인가'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입니다.  MLRS는 우리가 보유한 최고의 포병전력이고 종심타격이 가능한 ATACMS를 장착하여 운용할 경우(M270A1)에는 전략병기라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무기가 연평도에 배치되는 것을 반갑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결코 그럴 수 없는 이유는 현재 국군이 보유한 MLRS의 수량이 그리 넉넉지 않다는 엄연한 사실때문입니다.

 

[ M270A1은 ATACMS를 장착하여 운용할 수도 있어

국군의 전략무기 범주에 속합니다 ]

 

현재 MLRS는 북괴의 전면 남침 시, 적 주력을 섬멸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에 배치된 상태인데 여유분이 아닌, 만일 이곳에 배치되어 있던 장비를 빼내어 연평도로 보냈다면 과연 그것이 올바른 선택이라 할 수 있을까요?  북괴가 이번 공격에 동원한 122mm 방사포 대응으로 보여 지지만 '아랫돌 빼어 위에 올리는 것'과 그리 차이가 없는 미봉책이라 생각됩니다.

 

[ 이번 공격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진 북괴의 122mm 방사포 (사진-연합뉴스) ]

 

MLRS를 본연의 목적대로 공세적 입장에서 적 후방 거점을 타격할 용도로 운용하지 않고 적이 공격을 개시한 지점만 타격하는 소극적 응전을 위한 용도로 쓰고자 한다면, 당장의 위협인 북괴의 해안포 타격에는 부적합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태가 문제가 되는 것은 이번 사태에서 적나라하게 공개된 것같이 MLRS가 안전하게 전개 될 수 있는 진지가 전무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 MLRS는 적어도 이런 유개호에 배치되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사진-조선일보) ]

 

연평도처럼 작은 섬에 배치되려면 적의 선제공격을 거뜬히 막아내야 할 요새화된 진지가 먼저 필요하지만 지금은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매 시간마다 장소를 옮겨 다녀야 하는데, 설령 그렇더라도 적이 마음만 먹으면 연평도 전 지역에 포격을 날릴 수 있으므로 솔직히 적의 포격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MLRS는 최고의 공격무기지만 적의 포격에 노출되면 제대로 써먹지 못하고 파괴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농후 합니다.

 

[ 적의 포격이 있다면 완전히 노출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

 

사실 언론에 대놓고 무기를 배치하는 것도 못 마땅하지만 그보다도 허겁지겁 이뤄지는 이러한 대책이 설레발처럼 보이는 이유는 문제가 단지 위에서 열거한 사실 때문 만은 아닙니다.  어차피 서해 5도의 전력을 아무리 증강하더라도 그곳에 배치된 해병대만으로 적 4군단과 물리적으로 대등하게 맞설 수는 없습니다.  이런 명백한 사실을 분명히 군 고위층에서도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한 충분한 대책도 이미 수립되어 있었습니다.

 

[ 적과 대등한 수준으로 해병대 전력을 증강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

 

그동안 국방부를 비롯한 상부에서 해병대의 전력 증강요구를 거부한 이유가 합동전력으로 적의 도발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는데 이론적으로 이것은 결코 틀린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합동전력인 F-15K를 즉각 현지로 출격시켰으면서도 하늘에서 연평도가 불바다가 되어 가는 꼴을 감상만 하였던 현실에서 알 수 있듯이 적의 도발을 즉각 응징할 용기가 없다면 백날 최신예 무기를 전진 배치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 MLRS가 아니더라도 적을 상대할 준비는 이미 되어있었습니다

하지만 주저하고 사용할 수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제대로 된 보호시설도 완비되지 않은 작은 섬에, 그것도 방어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공격용 전략무기를 보란 듯이 허겁지겁 배치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대처 방법입니다.  문제는 의지입니다.  그런데 어제 연평도부대는 사격 훈련하겠다고 오전 내내 방송하고, 합참에서는 지시를 현지에서 잘못 이해해서 벌어진 우발상황이었다고 훈련취소를 해명하는 행태를 보면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 august 의 軍史世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