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鶴山의 넋두리

우리 집안 사람들

鶴山 徐 仁 2010. 10. 16. 21:46


          우리 집안 사람들 세상살이에서는 어떤 것이라도 과한 것은 부족함만 못하다는데 때때로 살아온 지난 날을 되돌아 보노라면 옳고, 그름의 참 의미도 가림이 없이 외골수 판단으로 스스로 힘들게 다스리며 너무 모나게 살지 않았는 가 하는 생각을 한다. 자신이 보낸 유년기와 아동기 청년기는 거의 모두가 어려운 살림살이였기에 어디를 가나 살림살이가 풍족한 집은 적었지만 재물은 많고, 적고 간에 우리 집안은 손이, 특히 남자가 귀한 편이었다. 적어도 사돈에 8촌이라는 말을 흔히 하지만 친가로도, 8촌 안에는 아들을 둘 이상 낳은 집이 없었던 것 같고, 거기다 서출을 제외한다면, 60세를 전후하여, 거의 세상을 떴으니, 이러한 선대의 단명으로 인해 집안의 우애도 소통도 자연히 없어졌다. 요즘은 핵가족이라는 사회제도가 자연스럽게 받아드려지지만 우리 세대가 젊었을 때까지만 해도 대가족이 보편적이었지만 우리 집안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 가운데 어린 시절을 보낸 후, 더구나 자신은 군생활을 오랫 동안 했기에 가족마져도 별거 아닌 별거를 한 처지여서 별로 정겹게 지나지 않았던 친인척은
          서로 안부조차 모른 채 살아왔는데
          한 20년 만에 걸려온 재종형의 전화는
          반가움에 앞서 놀라움이었다
          자신에게는 친형제는 고사하고 종형조차 없으니
          비록, 미국에 영주하면서, 가끔씩 한국에는 온다고 하였지만
          이미 70대 후반에 접어던 재종형님의 말씀처럼 이렇게 지날 사이는 아니었는데,
          두 사람 다 얼굴도 보지 못한 증조부님의 묘소 이장을 앞두고, 만남이라니...
          다시 한 번 세상이 정말 많이도 변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래도 아직 생존하고 있으니, 죽기 전에 만나게 되는구나 싶다. 생각해 보면, 살기에 바빴다기 보다는 서로 나름대로 자만심이 넘쳐서
          아쉬운 소리 안하고 살다 보니, 세월이 어느 새 이렇게 많이 흘러버리고만 것 같아
          미안함도 없지는 않으나 좋은 것이든 아니든, 집안마다의 전통이 다르다고 생각하면
          그만이지, 지금 와서 새삼스럽게 집안의 유대를 운운한다는 자체마져도
          별로 탐탁하게 여겨지지 않지만, 이제 집안의 많은 분들이 세상을 떠나고 보니
          몸도 마음도 늙은 탓이 아닐까 싶기도 하여,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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