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행정부 "EU에 선수 뺏겨… 이러다 경쟁 뒤처진다"
백악관 회의 중요 현안으로… 다른 장관들 지켜보는 가운데 커크 USTR 대표에 직접 지시
美 상공회의소… 韓·美 FTA는 韓·EU FTA보다 하루라도 앞서 시행돼야
공화당 의원… 韓·EU FTA가 먼저 시행되면 美 수출 수십억 달러 손실
버락 오바마(Obama·사진) 미 대통령은 지난달 말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동향을 사전에 보고받은 듯 내각회의에서 론 커크(Kirk)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한·미 FTA 논의 현황을 묻고 "속도를 내서 조속히 성사시키라"고 지시했다고 복수의 외교소식통들이 6일 말했다.
이 외교소식통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내각회의에서 다른 장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미 FTA에 대해 속도를 내서 조속히 성사시키라고 지시했다"고 전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내각회의에서 중요한 현안으로 한·미 FTA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커크 대표와 골프를 함께 하면서도 한·미 FTA에 대한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워싱턴DC 주미(駐美)대사 관저에서 열린 개천절 기념 리셉션에서 화제는 단연 아침에 알려진 한국과 EU 간의 FTA 정식 서명이었다. 대사관저를 찾은 미 의회와 행정부 인사들은 대사관 관계자들과 한·EU FTA가 한·미 FTA에 미칠 영향에 대해 주로 얘기했다. 미 상공회의소의 한 관계자는 "내년 7월 발효되는 한·EU FTA 때문에 한·미 FTA 논의는 분명한 마감 시한이 생겼다. 한·미 FTA는 한·EU FTA보다 하루라도 앞서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리셉션에는 미 국방부의 고위 관리가 한·미 FTA를 소재로 한 대화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 한덕수 주미대사가 제프 베이더(Bader)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과 '밀담'을 나누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미 의회에서는 이날 당장 한·EU FTA 정식서명으로 위기감을 느끼는 발언이 나왔다. 한·미 FTA의 주무위원회인 하원 세입위원회의 데이비드 캠프(Camp) 공화당 간사는 "한국과 EU의 FTA 서명은 미국의 수출업자와 노동자들이 다른 나라와의 경쟁에서 뒤처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캠프 의원은 "만약 우리가 한국 정부와 신속하게 자동차 및 쇠고기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EU는 한국 시장에서 상당한 우위를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원 무역 소위원회 케빈 브래디(Brady) 공화당 간사도 "한국과 EU의 FTA 서명은 오바마 행정부가 신속하게 한·미 FTA의 미해결 쟁점을 해소한 후,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 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일 한·EU FTA가 한·미 FTA보다 먼저 시행된다면 미국은 수출 면에서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의 정치권은 한달도 채 남지 않은 다음 달 2일의 중간선거 때문에 한·미 FTA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일부 의원들은 섬유 분야에서의 한·미 FTA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행사를 의회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9%가 FTA 체결이 일자리의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고 답했다.
이 때문에 오바마 정부는 다음 달 중간선거 결과가 나온 후에야 '한·미 FTA 수정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다음 달 방한을 지렛대로 삼아 한·미 FTA의 쟁점을 조정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외교소식통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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