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鶴山의 넋두리

덩신처럼 살고싶다

鶴山 徐 仁 2010. 8. 9. 11:37






덩신처럼 살고싶다

8월 9일 
 

 
 
                       물을 무서워 하고, 가까이 하지 않았는데 
                       살다보니 어쩌다 바닷가에 터전을 잡고  
                       남은 여생을 보내게 될 것 같다. 
                       바다를 좋아하는 아내로 인해 
                       몸이 아픈 아내의 치유를 위해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야산 자락에 
                       새로운 삶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보니 
                       나 또한, 점점 바다가 좋아지는 것 같다.  
                       빗물이든 샘물이든 마지막으로 어우러지는 
                       바다와 만날 수 있는 의미가 새롭다.
                       작은 삶의 울타리 속에서 버둥거리다 
                       요즘은 일상으로 바다와 함께 하다 보니  
                       새삼스럽게 배우고, 깨닫는게 많다. 
                       눈 앞의 티끌 같은 작은 것들에 억매여 
                       안간힘을 쓰면서 살았던 긴 세월을 
                       이제야 편히 내려놓은 채 
                       자신의 몸과 마음을 온전히 열고  
                       조용히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된 것 같다.
                       세상사 일장춘몽(一場春夢)이라고 하지만, 
                       지나온 세월이 결코 짧지만 않은 것 같고, 
                       나름대로 자신이 걸어온 발자취도
                       무의미한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을 다시 한 번 산다고 하면 
                       살아온 자신의 인생처럼 살지 않겠다지만 
                       자신은 쉽게 그 말에 공감할 수가 없다. 
                       지나친 삶 속에 회한이 남아있기는 하나 
                       이만하면 그런데로 잘 살아왔다 여기며,  
                       다만, 지금보다는 더 덩신처럼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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