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AFRICA 2010] [왜 무너졌나] 우리 전술 완전히 읽혀… 무리하게 만회골 노리다 자멸
- 김동석 기자 ds-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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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축구 다 읽혔다… 수비 움직임 미리 알고 패스 플레이로 농락
2. 과감한 공격이 화근… 최후방 수비까지 공격에 '수비 총력' 북한과 대조
3. 여전한 골 결정력 부족… 후반 초반 기회 못살려
한국 축구대표팀은 17일 아르헨티나전에서 예상보다 훨씬 큰 점수 차로 패했다. 23일 오전 3시30분 나이지리아전을 앞둔 한국으로선 그 원인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필요하다.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가 철저히 한국을 파악하고 나왔다고 했다. "한국의 메시 방어 전술을 사전에 읽었고, 측면 돌파를 시도할 거라는 점도 미리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실력 면에서 한 수 위인 아르헨티나가 철저한 준비까지 하고 나왔으니, 한국이 반격할 여지는 별로 없었던 셈이다.
①아르헨티나에 완전히 읽혔다
허정무 한국팀 감독은 경기 초반 수비에 치중하면서 반격을 노리는 전략을 썼다. 허 감독은 사실상 수비수를 6명까지 늘리는 4-2-3-1(수비수 4, 미드필더 2+3, 공격수 1명)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상대의 공격력이 강한 만큼 '선 수비, 후 역습'을 노리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의 개인 기량은 한국의 겹 수비망을 충분히 뚫을 수 있을 정도로 강했다. 게다가 최고 선수인 메시는 한국 미드필더들이 자기를 중점 마크한다는 점을 알고, 여유 있는 패스 플레이로 혼란을 초래했다.
- ▲ 허정무 감독(왼쪽)과 이동국이 17일 남아공월드컵 B조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의 이과인에게 네 번째 골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이과인은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허영한 기자 younghan@chosun.com
②어설픈 공격 시도가 화근이 됐다
전반 종료 직전 이청용의 만회골로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에 과감한 공격을 시도했다. 동점골을 노린 전략이었다. 최후방 중앙 수비인 이정수까지 공격에 가담했다. 하지만 한국은 아르헨티나가 얼마나 무서운 상대인지를 잊고 있었다. 아르헨티나는 한국의 빈틈을 여지없이 찌르고 들어와 결정타를 먹였다. 이용수 세종대교수(KBS해설위원)는 "동점골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컸기 때문에 아르헨티나의 역습에 대비하지 못한 것이 대패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경우엔 브라질을 맞아 공격수인 정대세를 빼놓고 거의 전원이 철저하게 수비만 하며 상대의 힘을 빼놓는 작전을 썼다. 하지만 한국은 이도 저도 아닌 어설픈 반격을 시도했다가 상대에게 대량득점의 기회만 제공했다는 얘기다.
③여전히 아쉬운 골 결정력
한국이 후반 반격을 통해 경기를 대등하게 몰고 갈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여기서 해묵은 한국의 숙제가 또 드러났다. 골 결정력 부족이 다시 걸림돌이 됐다. 후반 초반 아르헨티나를 거세게 공격하면서 골을 넣었더라면 경기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결정적인 찬스들을 놓치면서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 후반 12분 염기훈의 슈팅이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벗어난 것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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