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의 일면은 호전적인 북한의 군사도발에 방심한 탓이다. 북한 잠수정은 우리 영해 밑바닥으로 침투해 아군 함정을 향해 야간 근접공격을 감행하는 행태를 서슴지 않았다. 꼭 기억해야 할 실책은, 그들은 우리 군이 설마하며 안심했던 백령도 서쪽 연안에서 긴장이 풀어진 시간대를 노렸다는 점이다. 이는 어떤 형태의 적의 공격에도 즉각 대응해야 할 군의 경계태세에 구멍이 뚫렸음을 말해 준다. 첨단장비를 갖춘 천안함이 어뢰의 접근을 감지하지 못한 점은 어뢰공격에 무방비이거나 취약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최전방에서 적에게 침투와 공격을 허용했다면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어찌 군에 맡길 수 있겠는가. 폭침 직후 군의 보고와 대응에서 보인 허점 또한 엄중히 책임을 가려야 하며 완벽하게 보완해야 한다. 대북 제재에 따라 북한이 또 어떤 만행을 저지를지 모른다. 군은 국토방위에 한치의 빈틈도 없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라.
공직사회 또한 비상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천안함 희생장병에 대한 국민애도기간 중에 골프나 치러 다니는 정신나간 공직자들이 다시 나와서는 안 된다. 대북문제는 외교·통일부와 경제·문화 부처, 국정원 등 많은 부처와 기관이 관련돼 있다. 특히 우리 기업 121곳과 직원 1000명이 상주하는 개성공단과 연간 17억달러에 이르는 남북교역에 예기치 못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공직자들은 바짝 긴장해야 한다. 우리는 냉·온 정책 과 국제관례가 통하지 않는 북한을 상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