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에 이삭의 종들이 자기들이 판 우물에 대하여 이삭에게 와서 알리어 이르되 우리가 물을 얻었나이다 하매, 그가 그 이름을 세바라 한지라 그러므로 그 성읍 이름이 오늘까지 브엘세바더라” (창세기 26장 32, 33절)
그제와 어제 쓴 글에 이어 묵묵히 우물 파는 일에 인생을 걸었던 이삭의 삶을 생각해 보자.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은 우물 빼앗기에 여염이 없던 그 시대의 풍조에 휩쓸리지 않고 우물 파는 일에 열심을 다하였다. 그래서 창세기 26장에서만 무려 7개의 우물이 등장한다. 다른 사람들은 평생에 우물 하나를 발견 못하던 시대에 그는 7개의 우물을 파고 또 파기를 계속하였다. 겉보기로는 참으로 바보스런 삶이었다. 그렇게 애써 판 우물을 이웃이 차지하려들자 그는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은 채 물러서 양보하곤 하였다.
그러나 끝내는 이삭을 지켜 주시고 번성케 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사람들이 깨닫고는 그 하나님이 두려워 이삭에게 화해를 요청하였다. 이삭은 기꺼이 그들을 받아들여 잔치를 베풀며 화평을 맺었다. 그리하여 우물 빼앗기로 분쟁과 다툼이 그치지 않던 땅에 평화가 도래하게 되었다. 이런 이삭의 삶의 모습이 바로 평화를 만드는 사람(Peace Maker)의 모습이다. 복음서에서 예수께서 이르셨다.
“화평하게 하는 자(Peace-Maker)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이라”(마태복음 5장 9절)
이삭의 삶이 바로 평화를 만드는 사람, Peace- Maker의 삶이었다. 그의 수고와 희생으로 그 땅에 평화의 시대가 열리게 되자 그는 마지막 얻은 우물의 이름을 짓기를 <브엘세바>라 이름 하였다. <브엘>은 <우물>이란 말이요, <세바>는 <약속> 혹은<맹세>란 뜻을 지닌 말이다. 이 우물의 이름에 그의 신앙과 신념이 배어있다. 그는 하나님과의 약속에 인생을 걸었던 사람이었다. 우물 빼앗기에 여념의 없는 세상에서 우물 파는 일에 인생을 걸겠노라는 약속이요 맹세였다. 그는 바보가 아니었다. 하나님과 맺은 약속에 인생을 투자하였던 신념의 사람이었다. 그 땅에‘평화의 시대’를 이룩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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