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政治.社會 關係

청와대 수석·특보, 여성 "0"

鶴山 徐 仁 2009. 9. 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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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수석·특보, 여성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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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가 지난달 31일 '마침내' 새 조직개편안과 수석비서관 8명, 특보 6명의 진용을 발표했다.

  • 대통령제 국가에서 청와대 수석·특보들의 국정(國政)에 대한 영향력과 발언권은

  • 부처 장관들의 그것보다 세고 큰 게 현실이다.

    새로 기용된 사람들이 얼마나 일을 잘할지는 앞으로 당사자들이 입증하면 될 일이다.

  • 다만,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이번 개편을 통해서도

  • 수석·특보 중 여성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다.

  • 청와대 핵심 참모진의 여성 부재(不在) 현상은 현 정부

  • 1기 청와대 때 한 여성 수석이 임명 2개월여 만에 재산 문제로 낙마한 이후 계속되고 있다.

    우선 이런 현실은 현 정부의 대선 공약을 거스르는 것이다. "여성 성공시대를 열기 위해…

  • 여성할당제를 확대 실시하며, 공공 부문의 양성평등을 실현하겠다"던 그 약속이다.

  • 지금 청와대에는 여성 수석·특보가 한 명도 없을 뿐 아니라,

  • 그다음으로 영향력이 있다는 비서관급 45명 중에도 여성은 3명뿐이다.

  • 8·31 개편에서 남녀 공동대변인 중 한 사람으로 임명된 김은혜씨도 이 비서관급이다.

  • 이런 정권이 '공공 부문의 양성 평등'을 말하는 건 공허(空虛)한 다짐으로 들릴 뿐이다.

    가장 심각한 건 주요 정책 논의 및 결정 과정에서

  • 우리 사회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목소리와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겠느냐는 것이다.

  • 남성들만으로 이뤄진 청와대 수석회의의 결론은 남성 국민들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 우리나라 남녀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 그래서 단지 여성정책뿐 아니라 다른 모든 주요 국정 현안을 논의할 때

  • 여성의 의견과 주장을 무겁게 다루는 건 필수다.

  • 그러지 않으면 행정결정 과정에서의 '다양성 배려' 원칙이 무너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권 차원의 관심사라는 저출산 문제를 놓고 보자.

  • 출산 정책은 다른 어느 부문보다도 아이를 직접 낳는 여성의 시각과 의견이 중요한 사안이다.

  • 그런데도 이들을 빼놓고 남성 수석들끼리만 모여 "출산율을 높여보자"고 고민하는 건

  • 모양 자체부터가 영 어색하고 우습지 않은가.

    국제적 체면도 생각해 볼 문제다.

  •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정상이 외국 국가 원수와 회담하는데

  • 배석자에 여성이 한 명도 없다는 걸 국제사회는 어떻게 바라볼까.

  • 오죽하면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의 '2008년 글로벌 성(性) 격차 보고서'에서

  • 우리나라의 순위가 세계 130개국 중 하위권인 108위에 그쳤을까.

  • 이는 2007년 128개국 중 97위에서 더 떨어진 수치였다.

    대한민국의 중요한 인적 자산인 여성계의 사기와 의욕은 또 얼마나 꺾어 놓는 일인가.

  • 지금 검사, 판사, 외교관 임용자의 40~50%가 여성일 정도로

  • 한국 여성의 능력은 만개(滿開)하고 있다.

  • 이들에게 여성은 한 명도 없는

  • 최고 권부(權府) 청와대의 수석비서관 회의 광경은 기가 막힐 일일 것이다.

    청와대는 "사람을 찾지 않은 게 아니라 마땅한 인재가 없어서"라고 말해왔다.

  • 과연 그럴까? 이 정부에서도 어김없이 중요한 인재 풀이 된 교수 분야만 놓고 봐도

  • 현재 전국 4년제 대학 여성 총·학장이 11명이고, 여성 교수가 9603명이다.

  • 이들 중 대통령을 보좌할 만한 경력과 인품과 능력을 갖춘 사람을 한 명 찾아내는 게

  •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 "적임자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를 찾기 위한 의지와 노력이 부족한 탓은 아니냐"는 물음이다.

    정부엔 마침 만회할 기회가 바로 앞에 있다. 곧 이뤄질 개각이다.

  • 이를 통해서라도 "여성의 힘이 우리 사회를 선진 대한민국으로 도약시킬 수 있도록

  • 국가적 총의를 모아나가겠다"(3월 세계여성의 날 기념 한나라당 논평)는 정권의 다짐이

  • 구체화할지 주시하는 눈길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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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신효섭 정치부 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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