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포천, ‘아트밸리’ 암벽·호수 절묘한 조화

鶴山 徐 仁 2009. 6. 20. 16:36

버려진 채석장 7040㎡, 수심 20m 호수로 변모
맑은 물에 버들치 노니는 기적 일궈…10월께 개관

여행은 익숙한 것과 결별하기다. 낯선 것과의 접선이기도 하다. 살고 있는 곳에서 먼 곳,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간절함은 길을 떠나면서 더 강렬하다. 이런 이유에서일까. 보물과 같은 여행지를 놓치기도 한다. 경기 포천은 강원도 같은 곳이다. 강원의 느낌을 갖기에 이곳만 한 곳도 없다. 물, 얼음, 눈이 많아 여름과 겨울을 포함해 사시사철 사람을 유혹한다. 배우면서 즐기고, 체험하면서 깨닫는 여행이 대세인 상황에서 포천이 빛을 발한다.






◇경기 포천시 신북면 기지리의 아트밸리는 더 이상 버려진 채석장이 아니다. 말 그대로 '문화예술 계곡'이다. 하늘과 호수가 서로 호응하고 절벽 위의 나무들이 한없이 싱그러움을 드러내는 이곳에서는 앞으로 문화예술 공연도 펼쳐진다.
#산속에 흐르는 깨끗한 물, 아트밸리와 산정호수
포천은 실은 전방이다. 이곳에서는 민간인보다는 군인이 더 많을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전방 부대가 있는 포천은 그래서 더 매력이 있다. 산세가 험하고, 계곡이 많다. 물도 많다. 개발이 쉽지 않아 산과 물이 깨끗하다. 물이 많지만 넘치지 않는 것도 이곳의 자랑이다. 인근의 연천 등이 물난리를 경험하곤 하지만 포천에서는 '예외의 법칙'이 통한다. 포천에서 산과 물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곳이 산정호수와 아트밸리다.

신북면 기지리의 아트밸리. 아트밸리는 포천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이곳의 원래 용도는 채석장이었다. 흙과 돌을 채취한 뒤 방치됐던 곳이다. 그런 폐석산이 국내 최초의 문화예술공간으로 탄생을 알린 것이다. 절벽 위에는 푸른 나무들이 뿌리를 내리고, 수심 20m의 1급수 호수에는 버들치 등이 한껏 여유 있는 모습이다. 폐석산이 변해 7040㎡에 이르는 호수가 되고,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 이런 게 바로 기적일 것이다. 정상 개관은 10월쯤인데, 벌써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아트밸리 경사로에는 지금 길이 420m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 모든 과정이 마무리되는 2010년도부터 아트밸리는 중학교 개정 과학 교과서에 실리는 영광도 예고돼 있다.

아트밸리가 새롭게 탄생하는 공간이라면, 산정호수는 오래전부터 이름을 알린 곳이다. 산정호수가 등장한 것은 1925년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저수지가 축조되면서다. 산정호수는 가을 억새로 유명한 명성산과 망봉산 등을 배경으로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말 그대로 '산 속의 우물'이 산정호수다. 아침 일찍 일어나 호숫가 주변 산책로를 1시간가량 걸어보니 산 속의 우물이라는 뜻의 산정(山井)이 잘도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북한과 접경지라서 아침 일찍 군사훈련용 대포 소리가 들린다. 남북 분단의 현실이 못내 안타깝다. 대포 소리가 물과 새가 빚어내는 소리와 묘한 화음을 낸다. 훈련용 대포 소리가 '북소리'라면 자연의 소리는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라고 할까. 동족상잔 이전 38선 북쪽에 속했던 이곳에 '김일성 별장'이 있었던 이유가 당연해 보인다.



◇유식물원
#저마다 특색 있는 식물원
명성산(鳴聲山·923m)은 포천의 상징과도 같은 산이다. 신라 마의태자가 망국의 한을 품고 목놓아 울었고, 태봉의 궁예가 고려 왕건을 피해 망국의 통곡소리로 산천을 울린 곳이 명성산이다. 그래서 한때 '울음산'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제 포천에는 명성산의 명성에 걸맞은 곳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즈음 포천의 자랑은 식물원. 포천처럼 식물원이 많은 곳이 또 있을까 싶다. 평강식물원, 유식물원, 포천뷰식물원, 허브아일랜드, 국립수목원 등 이름을 언급하기에도 숨이 차다. 식물원은 저마다 특색을 자랑한다.

먼저, 평강식물원. 영북면 산정리의 평강식물원은 여행자들이 숙박지로 선호하는 산정호수에서 가깝다. 이곳의 특색을 드러내기에 에델바이스와 백두산 떡쑥만한 것도 없다. 평강식물원은 고산(高山) 지대에서 사는 식물들의 보금자리다. 백두산과 한라산은 물론 히말라야와 로키산맥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종들이 이곳에서 자란다는 게 평강식물원의 자랑. 서울 강남의 평강한의원 원장이 식물원을 열었다. 일동면 유동리에 있는 포천뷰식물원의 자랑은 조경용 양귀비다. 식물원은 28일까지 '양귀비 축제'를 연다. 화려한 색상과 우아한 자태에 빠지는 것은 어른들만이 아닌가 보다. 식물원을 방문한 날, 이곳을 찾은 학생들이 기념사진 찍기에 한창이었다.

신북면 삼정리에는 두 곳의 식물원이 있다. 유식물원과 허브아일랜드. 유식물원은 아이리스 전문 식물원이다. '무지개의 여신'으로 불리는 아이리스는 '마무리'가 깨끗한 식물이기도 하다. 꽃이 시들면 흩날리는 게 꽃들의 법칙이지만, 아이리스는 화려한 꽃을 품 안으로 말고 만다. 그리고 작은 티끌이 돼 조용히 떨어진다. 유식물원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일품이다. 주변의 골프장과 야트막한 산, 군부대가 유식물원의 위치를 말해 준다. 허브아일랜드는 허브 복합단지다. 여성과 함께 포천을 찾았다면 빼놓아서는 안 될 곳이다. 허브를 직접 만져보고, 눈으로 감상하고, 향기에 빠진 이들의 모습에서 매력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한다. 특정 색을 못 보는 색맹처럼, 특정한 향기를 못 맡는 이들도 있다는 사실을.



◇평강식물원
#묵직한 전통과 황홀한 체험
수도권에서 포천처럼 전통을 이어오고, 이것을 체험학습과 연결해 놓은 고장도 흔치 않을 것 같다. 이곳에서는 '먹고 마시는 전통'을 체험해 볼 수 있다. 그것도 우아하게.

영북면 산정리의 한과박물관과 한가원이 전통 한과의 매력을 알려주는 곳이라면, 화현면 화현리의 술박물관과 산사원은 우리 술의 참맛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한가원에서는 아이들과 주부들이 유난히 관심을 보이고, 산사원에서는 아저씨들이 질문을 많이 한다. 남녀노소 사이에 사물을 대하는 관심과 애정의 차이가 포천에서는 잘도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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