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학교수업
교육활동 종사자들은 학교의 핵심적 활동을 ‘수업’으로 규정한다. 우리나라의 학교수업은 1인 교사 대 다수 학생의 구조로 되어 있다. 동일한 교과서를 가지고 있으며, 교사들의 경우 ‘지도서’라는 참고자료가 하나 더 있다. 교실에는 효과적인 수업 진행을 위해 TV, 컴퓨터(인터넷 가능), 카세트(CD)플레이어, 실물화상기(캠코더) 등의 매체가 설비되어 있다.
학교수업의 흐름은 크게 도입-전개-정리로 구분할 수 있다. 도입부에서는 어떤 내용을 할 것인지 소개한다. 동기유발도 이때 이루어진다. 전개부에서는 수업내용의 본론에 해당한다. 정리부에서는 그시간 수업내용의 핵심을 정리한다. 무슨 내용이었으며, 어떤 학습활동을 했는지 상기한다. 다음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지, 과제 안내도 이때 이루어진다.
학교수업은 교사의 강의와 학생의 발표 및 쓰기가 주류를 이룬다. 교사의 강의는 언어적인 것이 주류를 이룬다. 칠판에 판서하는 것과 설명하는 말이 병행되기도 하고 분리되기도 한다. 교사에 따라서는 판서를 먼저 하고, 설명이 나중에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어떻든 판서의 내용은 중요하게 여기는데 상급학교일수록 중요해진다. 초등학교의 판서내용은 핵심 내용보다는 학습활동의 순서, 활동내용의 소개가 많다.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교사의 질문에 답하고 자기 생각을 말한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상급학교로 갈수록 급격하게 줄어든다. ‘정답’을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는 학생의 발표는 거의 없다. 수업은 교사가 일방적으로 말하고, 학생들은 청중의 역할을 하거나 속기사의 역할을 해야 할 경우도 있다. 상급학교일수록 이 경향이 강해진다.
또 학생들이 하는 주된 활동은 쓰기다. 기록이고, 암기다. 쓰기는 작문보다는 ‘요약’이 주류를 이룬다. 체계적이고 일목요연한 요약을 하는 것이 학습을 ‘잘하는’ 것으로 생각될 때도 있다.
교사들에 따라서는 멀티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럴 때는 자극 자체가 다양한다. 특히 요즘 학생 세대는 멀티미디어의 활용이 호응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교사에 따라서는 인간 대 인간의 상호작용이 멀티미디어 활용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상업적으로 개발된 멀티미디어 활용이 아니라면 자료 구성을 위해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 하는데, 그보다는 많은 독서를 해서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는 교사들도 있다.
학교수업은 학생들이 지적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다. 학생들은 수업시간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기도 하지만, 기존에 알던 것을 자랑하기도 한다. 다양한 교과목별 수업을 통해 학생들마다 어느 교과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내는지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입시체제에서는 학생들의 강점이 주요교과에 매몰되어 버리는 폐단이 있다.
일정기간의 수업이 종료되고 나면 평가가 실행된다. 수행평가제도가 있긴 하지만 다인수 학급에서 일일이 수업시간마다 수행정도를 측정하기란 곤란하다. 수행평가는 ‘과제형 평가’가 되고 있는데, 제출된 보고서형 과제물이 주요 평가대상이 된다. (이 부분은 평가에서 논의하기로 하자)
교사들이 수업에 임하는 태도는 평소 수업과 시범수업에서 다르다. 평소 수업은 학생들의 학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교육과정상 진도 이수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범수업은 교수기술에 관한 것이 핵심이다. 시범수업은 참관자인 다른 교사들에게 초점을 둔다.
평소의 수업과 시범수업은 학생들의 수업참여태도에서부터 확연히 다르다. 시범수업에서는 체벌이나 벌, 꾸지람 등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평소의 수업에서는 꾸지람, 벌이 자연스레 나타난다. 학생들도 시범수업에서는 시범수업자가 된 교사의 입장을 헤아려 적극 돕는다. 그래서 교사들은 평소의 수업과 같은 시범수업을 참관하길 희망한다. 내가 생각하기로 그것은 불가능하다. 녹화를 한다고 해도 불가능하다. 몰래카메라가 아닌 이상에 평소의 수업은 참관할 수 없다.
수업에서 교사는 앞서 말한 대로 교육과정상 교과목별로 진도를 진행시켜야 하고, 학생들이 해당 수업의 내용을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이 외에 특정 학생에 대해서는 학습상의 용기를 불어넣어주기 위해 격려하고 상찬(상을 주어 칭찬함)하기도 한다. 어쩌다가 수업내용과 다른 이야기로 빠질 경우도 있다. ‘삼천포로 빠진다’는 표현을 하는데 그 내용은 교사 개인적인 경험, 에피소드 등이다. 학생들은 비형식적인 이런 류의 이야기를 무척 좋아한다. 수업은 형식적인 활동이지만 그 틀을 벗어나는 일탈이 학생들에게 더욱 인기 있는 것은 그야말로 그것을 통해 ‘인간’ 교사를 이해하게 되고, 그것은 ‘평가하지’ 않는다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수업방식의 구별은 크게 강의와 토론이지만, 더욱 일반적인 수업방식은 강의이다. 따라서 학생들이 수업에 잘 참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잘 듣는’, ‘핵심을 잘 찾아내어 듣는’, ‘공격적인 질문을 할 수 있도록 듣는’, ‘잘 요약하며 듣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중간 중간 교사의 강의에 대해 ‘어리석음을 무릅쓰고’ 자기식으로 이해한 것을 교사에게 말하면서 제대로 이해하며 듣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지금 세태에서는 질문하는 행위도 왕따의 대상이 된다고 하는데, 이는 학교에서, 교사들 전부가, 또 학부모들이 질문하는 학생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올바른 학습행위임을 말해주는 데서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점에서 질문많이 하는 학생을 크게 포상하는 제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 학생은 수없이 질문을 하여, 교사들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공부하게끔 한 공로가 큽니다. 그리하여 수업의 질을 계속 높여가는데 기여한 공이 크므로 크게 포상합니다.”
이런 학생은 상만 줄 것이 아니라 교문에 현수막도 걸어두면 어떨까!
'敎育.學事 關係'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린세상]공교육의 경쟁상대는 사교육인가/김혜영 중앙대 영어교육과 교수 (0) | 2009.06.23 |
---|---|
학부제 9년만에 끝?… 대학가 촉각 (0) | 2009.06.22 |
[스크랩] 2. 학교 생활규칙 (0) | 2009.06.14 |
[스크랩] 1. 학교교육의 시작 (0) | 2009.06.14 |
200개 대학 총장들 “성적위주 입시 지양” (0) | 2009.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