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의 軍史世界
신데렐라
19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 사이에 누구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영국에서는 포클랜드전쟁 Falkland War, 아르헨티나에서는 말비나스전쟁 Guerra de las Malvinas 으로 불리는 당시 국지전의 승자는 아시다시피 영국입니다. 2차 대전이후 내리막길을 겪으면서 늙은 사자의 노쇠한 제국이라며 유럽의 병자로 취급받던 영국은 이 전쟁에서 당당히 승리를 거두어 그 위엄이 아직까지는 존재하고 있음을 만천하에 각인시켜 주었습니다.
[ 포클랜드전쟁 승리 후 개선하는 영국 원정함대 ]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냉철한 지도력을 보여주었던 대처 ( Margaret Thatcher 1925~ ) 의 보수당정권은 그동안 영국병이라 불리며 약화되어 있던 영국의 경제 구조에 대 개혁을 가하여 성과를 이끌어내면서 영국을 다시 한 번 핵심 열강의 반열에 올려놓게 되었고 비슷한 시기에 집권한 보수적인 레이건 행정부의 미국과 강철 동맹을 공고히 해가며 對 소련압박의 선봉에서 맹활약하여 냉전을 붕괴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하였습니다. ( 관련글 참조 )
[ 승전의 자신감을 발판으로 냉전말기에 레이건의 미국과 강철동맹을 이끈 대처 ]
반면 전면전은 아니었지만 패전국 아르헨티나는 국민들의 사기저하와 경제적 피폐를 겪게 되었고 몇 십년간 계속되어온 군부독재정권의 무능함을 온 세계에 알린 꼴이 되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군부의 강압적인 전횡에 불만을 가져온 국민들의 저항으로 민주화를 달성하게 되나 제2차 대전 당시 한 때 세계 6대 경제 강국의 지위까지 올라갔던 아르헨티나의 지나간 세월을 되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 민주화 이후 심판을 받은 아르헨티나 군부독재자 ]
그런데 각론으로 들어가서 단지 경제적인 득실만 놓고 본다면 영국이건 아르헨티나건 국력을 쏟아 부었던 전쟁이 결코 득이 되었던 것은 아니었고 뒤에서 재미를 보았던 나라는 따로 있었는데 바로 프랑스였습니다. 뭐 그렇다고 프랑스가 경제적으로 떼돈을 벌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예상치도 못하게 세계 군수시장에서 프랑스무기가 만천하에 성능이상으로 선전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 프랑스의 함재기인 슈페르 에땅따르 ]
비록 영국공군이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도 의미가 미미한 아니 무모한 것으로 평가 된 블랙벅작전 Operation Black Buck 이라는 희대의 삽질을 하기도 하였지만, 영국이 거대한 원정군을 조직하여 즉각 응전에 나서 본격적으로 포클랜드전쟁이 열전에 들어가던 전쟁 중반기이후부터 영국은 아르헨티나를 서서히 압도해가고 있었습니다. 비록 아르헨티나의 앞마당으로 원정을 간 불리한 구조였지만 영국의 해군력은 제해권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 블랙벅 작전을 펼쳤던 영국의 마지막 전략폭격기 벌컨 ]
특히 5월 2일에 있었던 영국의 공격 원잠 콩커러 S-48 HMS Conqueror 의 공격으로 비록 구식이었지만 아르헨티나의 유일 순양함이었던 제너럴 벨그라노 General Belgrano 가 일격에 격침당한 사건은 아르헨티나가 영국을 제대로 때려보지도 못하고 전쟁이 끝나는 것이 아닌가하는 예상을 세계는 물론이거니와 아르헨티나까지도 가지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 침몰직전의 제너럴 벨그라노 ]
그런데 이틀 후인 5월 4일, 전 세계 군사 관계자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영국 해군이 자랑하던 최신예 방공 구축함 셰필드 Type 42 HMS Sheffield 가 아르헨티나의 공격에 격침됐다는 것인데 그것도 항공기에서 발사한 공대함 미사일 단 한방에 나가 떨어졌다는 뉴스 때문이었습니다.
[ 피격 직후의 셰필드 ]
그러면서 아르헨티나가 사용했던 회심의 필살기가 인구에 회자되기 시작하였는데 바로 엑조세 AM-39 Exocet 대함미사일이었고 더불어 이놈을 성공적으로 발사하였던 슈페르 에땅따르 Super Etendard 공격기도 언론에 의해서 순식간 세계최고의 무기반열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엑조세 대함미사일과 발사 플랫폼이던 슈페르 에땅따르 공격기는 모두 프랑스산이었습니다.
[ 성능에 비해 본의 아니게 과대 포장되어 선전 된 슈페르 에땅따르 ]
하지만 이후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엑조세가 정확히 셰필드를 타격하기는 하였지만 탄두가 터지지는 않았었고 셰필드의 침몰은 미사일 피격 시 발생한 화재에 의한 것임이 밝혀졌습니다. 당시까지 최신이라고 생각하던 알루미늄 선체가 화재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던 셈이었는데 다시 말하자면 엑조세의 공격력이 좋았다기보다는 세필드의 방어력이 신통치 않았다는 의미였습니다.
[ 셰필드는 대함미사일의 충격보다 후속한 화재 진화에 실패하여 침몰하였습니다 ]
어쨌든 당시에는 이로 인하여 영국의 충격은 컸고 아르헨티나의 사기는 급속히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비록 이후 아르헨티나는 슈페르 에땅따르와 엑조세의 조합으로 민간에서 징발한 수송선 애틀랜틱 컨베이어 Atlantic Conveyor 를 격침시키는 등 재미를 보기는 하였지만 전쟁당시 보유한 총 5기의 엑조세미사일만 가지고는 전쟁의 방향을 바꾸지 못하였습니다.
[ 엑조세 대함미사일을 발사하는 슈페르 에땅따르 ]
하지만 이후 엑조세미사일과 슈페르 에땅따르는 성능이상으로 과대평가되어 세계 무기시장의 구매 희망품목 1순위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마치 백마 탄 왕자님을 갑자기 만나벼락 출세한 신데렐라 같다고나 할까요 ? 재주는 영국과 아르헨티나가 부렸지만 뒤에서 재미를 보았던 것은 프랑스였는데 의외로 세상살이에 이런 경우는 많은 것 같습니다. 비록 현재 어렵더라도 엑조세처럼 언젠가 있을 대박의 날을 기다리며 최선을 다하여야겠습니다. [ august 의 軍史世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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