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航空 宇宙 관련

아메리카의 최후

鶴山 徐 仁 2009. 3. 29. 16:17

august 의 軍史世界

 

아메리카의 최후

 

 

 

2005년 4월 11일 미국 동부 노스캐롤라이나 연안에서 500 Km 떨어진 대서양 한가운데에 퇴역한 미국의 항공모함 CV-66 아메리카 ( America ) 가 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이 거대한 老 항모를 향하여 미사일, 어뢰, 포탄이 차례차례 날아와 부딪히기 시작합니다.  비록 탄두가 제거되어서 거대한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항공모함의 사방에서 둔중한 파열음이 작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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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성기 당시의 USS CV-66 America ]

 

그것은 실전이 아니라 초대형 항모가 피격 당하였을 때의 피해정도나 침몰속도 등의 데이터를 축적하여 향후 차세대 항공모함의 개발 및 운용에 필요한 자료를 얻기 위한 미 해군당국의 실험이었습니다.  실험 전부터 모든 것을 극비에 부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을 만큼 실험 과정이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으며 따라서 지금까지 그 결과 또한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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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망경에 잡힌 항공모함의 모습 ( 실전이었다면 참 무시무시한 순간입니다 ) ]

 

다만 5월 14일 침몰되어 인공어초로 사용되기까지 무려 5주간 계속된 이 실험에서 함대함, 지대함, 공대함 등 각종 대함미사일은 물론 어뢰, 함포, 유도폭탄, 투하폭탄에다가 연안에서 있을 수도 있는 소형 자살보트의 공격실험까지 이루어졌는데 한마디로 현존하는 모든 재래식 타격 수단이 동원되었다고 전해지며 이를 위해 무려 250억 원의 비용이 들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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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전 중인 America ]

 

그렇지만 이 실험의 진정한 주인공은 각종 미사일이나 폭탄이 아니라 바로 아메리카였습니다.  키티호크 Kitty Hawk 급 항공모함 제 3번함인 USS 아메리카는 1965년 취역하여 1996년까지 총 31년간 현역으로 근무하였는데 이 기간 동안 베트남전, 리비아봉쇄작전, 걸프전 등 실전에도 여러 차례 투입되었고 퇴역이후에는 필라델피아에 소재한 해군 조선소에 보관함으로 예비 되고 있던 재래식 동력 항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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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역 후 보관 중에 있던 America ]

 

미 해군 당국은 태평양전쟁 당시 항공모함 함대 간의 전투 경험이 있었지만 CV-59 포레스탈 Forrestal 이후 건조된 초대형 항공모함이 전투 등의 직접 교전으로 타격을 입거나 침몰한 전례가 없어서 막상 적의 공격을 받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몰랐습니다.  때문에 이와 관련한 자료를 얻어 차세대 항공모함 개발에 중요한 자료로 삼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때 피격대상으로 아메리카 선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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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erica 에서 이함 실험중인 U-2 ( 1969 ) ]

 

당시 미국에는 아메리카 외에도 CV-59 포레스탈, CV-60 사라토가 Saratoga, CV-61 레인저 Ranger, CV-62 인디펜던스 Independence 등이 예비 되거나 전시물로 보관 중 이었습니다.  물론 이중 아메리카가 선택된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었겠지만 이 계획이 발표되었을 때 CV-66 아메리카 예비역 모임은 물론 많은 미국인들이 반대를 하였는데 가장 큰 이유는 함명이 바로 아메리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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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V-66 관련자들은 물론 많은 미국인들이 아메리카라는 이름 때문에 반대하였습니다 ]

 

다른 항공모함들도 역사적인 의의가 있기는 하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대체할만한 다른 함정들도 있었는데 우리로 따진다면 대한민국으로 명명된 역사적인 군함을 강제로 침몰시켜버리는 실험을 하겠다고 하는 것과 같았으니 이러한 반발이 조금은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결국 실험은 이뤄졌고 CV-66 아메리카는 국가의 부름을 받아 마지막 봉사를 하고 장렬히 그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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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 종결 후 침몰 된 CV-66 America 의 마지막 모습 ]

 

미 해군에게는 1777년에 건조된 포함 ( Gun Ship ) 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3번의 USS 아메리카 이름이 붙은 함정이 있었습니다.  2005년의 실험으로 아메리카라는 자랑스러운 이름이 미 해군 함정명에서 사라지자 이함에서 근무하였던 예비역모임을 중심으로 새로 건조 될 예정인 CVN-78 차기 항공모함의 이름을 아메리카로 승계시켜 주기를 청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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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VN-78 Ford 함의 모형과 포드 전 대통령 ]

 

당시 아메리카는 물론 렉싱턴, 사라토가, 요크타운 ( 관련글 참조 ) 등의 함명도 새로운 항공모함의 이름으로 주장되었을 만큼 격론이 있었다고 하는데 결국 CVN-78 의 함명은 38대 대통령이었던 포드 ( Gerald Rudolph Ford, Jr. 1913~2006 ) 의 이름으로 정하여졌습니다.  그러나 아메리카는 그대로 사장되지 않고 비록 항공모함은 아니지만 2012년 진수예정인 거대상륙함 LHA-6 의 함명으로 최근 결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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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HA-6 America 의 상상도 ]

 

이처럼 역사적인 함명을 사랑하고 길이 보존하거나 승계하려는 노력이 멋있어 보이고 이렇게 군을 사랑하는 마음은 당연히 본받아야겠지만 무엇보다도 더 낳은 발전과 안전을 위하여 거대한 항공모함도 실험용 타겟으로 삼아 과감한 실험도 마다하지 않는 그들의 능력이 사실 부러울 다름입니다. [ august 의 軍史世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