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Vietnam 방문을 마무리하고 밤 1시 비행기로 귀국한다. 오늘 오전에는 베트남 정부 종교위원회 담당자의 안내로 Saigon Gu Chi Tunnel을 방문하였다. Gu Chi Tunnel 곧 구치 땅굴은 사이공에서 70여 Km 떨어진 밀림 지역에 위치한 옛 베트콩 게릴라들의 Saigon 지역 해방군 사령부가 있었던 곳이다. 그곳을 찬찬히 둘러보고 나서 미국이 Vietnam에서 실패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구치 땅굴은 체구가 작은 아시아인 한 명이 겨우 들고날 수 있는 땅굴이다. 길이가 장장 250여 Km에까지 뻗어있었다니 가히 상상을 넘어서는 규모였다.
땅굴 속에는 15m 깊이의 우물이 있는가 하면 병원, 식당이 있고 무기제작실까지 갖추고 있었다. 이 지역에 사단 규모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면서 끊임없는 수색, 파괴, 폭격이 계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거미줄처럼 이어진 땅굴 속에서 게릴라 사령부가 항전을 계속 지휘할 수 있었다. 때로는 땅굴의 입구가 미군 수색대에 의하여 발견되어 파괴되었어도 땅굴이 Saigon강 물속까지 연결되어 있었기에 무너뜨릴 수 없었다.
Gu Chi Tunnel이 시작되기는 Vietnam인들이 프랑스 점령군들에 대항하여 해방운동을 펼쳤던 1948년부터 시작되었다고하니 월남인들의 끈질긴 저항정신을 가히 짐작케 한다. 월남전을 일컬어 비행기와 자전거의 싸움이었다고 표현한다. 비행기와 자전거의 싸움에서 자전거가 승리한 전쟁이었다. Gu Chi Tunnel에서 볼 수 있는 월남인들의 끈질긴 저항의식과 강한 의지가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우리는 이데올로기와 체제를 넘어서서 월남인들의 그런 정신과 끈기에 경의를 표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한국에는 5만여명의 월남인들이 노동자로 일하고 있고 35,000여명의 월남인 여인들이 한국 남편과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월남에는 8만 여명의 한국인들이 이런저런 일로 상주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경제력이 월남보다 높다 하여 월남인들에게 우월감을 가지거나 소홀히 대하여서는 안된다. 오히려 우리가 그들로부터 배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그들을 대한다면 한국과 월남의 장래가 함께 밝아지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