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航空 宇宙 관련

롤스로이스 인사이드 [ 4 ]

鶴山 徐 仁 2009. 1. 16. 19:33

august 의 軍史世界

 

롤스로이스 인사이드 [ 4 ]

 

 

 

맞수에게 이식 된 심장

 

제2차 대전당시 유럽에서 두말없는 하늘의 맞수라면 Me-109스핏화이어 인데 이들은 지금도 최고전투기라는 명성을 가진 불후의 명작들 입니다.  독일과 영국의 개발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하늘에서 목숨을 걸고 칼을 섞은 파일럿들도 흠잡을 데 없는 훌륭한 상대라고 인정하였을 만큼 그 능력이 뛰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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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를 존경한 스핏화이어와 Me-109 ]

 

지금도 이들을 능가하는 프로펠러기를 만들기 어려울 만큼 설계도 잘되었지만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심장들을 가지고 있었기에 Me-109 와 스핏화이어가 하늘의 왕자로 등극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심장은 현재도 정밀기계공업분야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독일의 다이믈러벤츠 ( Daimler-Benz ) 와 영국의 롤스로이스 ( Rolls-Royce ) 가 명예를 걸고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명품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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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109 의 심장인 다이믈러벤츠의 DB605A 엔진 ]

 

특히 스핏화이어에 공급된 롤스로이스 멀린 Rolls-Royce Merlin 엔진은 글 [ 2 ] 에서 소개한 것처럼 P-51 머스탱의 심장도 되어 주었던 당대 최고였습니다.  멀린 엔진이 미국에게도 공급될 수 있었던 것은 영국과 미국의 굳건한 동맹관계 때문이었습니다.  당장의 승리가 급박한 당시에는 좋은 성능의 부품으로 같은 편 무기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당연히 우선지원 대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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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롤스로이스 멀린 엔진을 탑재한 스핏화이어 ]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이지만 하늘의 호적수이자 맞수였던 Me-109 의 심장으로 최강의 멀린 엔진이 달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앞글 [ 3 ] 에서 설명한 것처럼 롤스로이스의 엔진들 중 케스트랄 엔진이 Me-109 가 인큐베이터에 있었을 때 임시 심장이 되었던 적이 있었다고 설명하였지만 정식 제식화 된 Me-109 에 그것도 전략물자인 멀린 엔진이 탑재되었다면 상당히 의외의 사실인데 조금 재미있는 사연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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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설의 에이스 마르세유가 탑승한 Me-109 ]

 

제2차 대전 중 대외적으로는 중립을 표방하였지만 내전기간 동안 독일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고 이념적으로도 막역한 관계였던 스페인은 자국공군용 전투기로 독일의 Me-109 를 선정하였습니다.  독일은 잠재적인 추축국 참가대상으로 여기고 있던 스페인에게 오늘날 CKD 방식처럼 부품을 공급하여 주면서 Me-109 중에서도 가장 최신식이라 할 수 있는 G 형의 라이센스 생산을 허락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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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에게 라이센스 생산을 허락 한 Me-109G ]

 

스페인 남부 세빌리아에 메셔슈미트의 지원으로 Me-109 전투기 조립공장을 세운 히스파노 항공사 Hispano Aviacion 는 1942년 총 25기 분량의 부품을 공급받아 조립에 착수하였는데 막상 제대로 완성되지 못하였습니다.  전쟁이 격화되어 독일 자체의 수요가 딸려서 핵심부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서였는데 사실 가장 큰 이유는 히틀러의 기대와 달리 스페인이 이리저리 핑계를 대면서 추축국 참가를 계속 거부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 관련글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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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조립이 개시되었으나 여러 사유로 완성되지 못하였습니다 ]

 

전쟁이 끝나고 스페인은 기존에 도입된 시설과 재료를 이용하여 자력으로 Me-109 의 제작에 들어가 자국산 히스파노수이사 Hispano-Suiza 엔진을 장착한 기체를 1951년 완성하였고 이를 HA-1110-K1L 로 명명하고 제식화하였습니다.  하지만 히스파노수이사 엔진이 Me-109G 의 원래 심장인 다이믈러벤츠 DB605A 엔진의 성능에 미치지 못하였고 독일의 패전으로 도입도 불가능해지자 대신 영국으로부터 멀린 엔진을 도입하여 장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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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스파노수이사 엔진을 장착한 HA-1110 ]

 

물론 제트화시대로 접어들면서 제2차 대전 당시 같은 중요한 전략물자로써의 의미는 없어졌지만 스핏화이어의 절대 호적수였던 Me-109 의 새로운 심장으로 멀린 엔진이 채택되어 당당히 이식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1954년 멀린 엔진을 장착한 Me-109 의 스페인 버전은 HA-1112-M1L Buchon 으로 이름이 붙여졌는데 1967년까지 현역에서 활동한 최후의 Me-109 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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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롤스로이스 멀린 엔진을 탑재한 최후의 Me-109 인 HA-1112 Buchon ]

 

이후 Buchon 은 1969년 제작된 영화인 Battle of Britain ( 한국명 공군대전략 ) 을 비롯하여 수많은 영화에 Me-109 의 대역으로 단골로 등장하여 스핏화이어와 공중전 장면을 재연하였습니다.  ( 관련글 참조 )  때문에 영화에 등장한 두 라이벌의 심장은 모두 롤스로이스 멀린 엔진이었던 셈이었고 이것은 바로 맞수의 심장으로 등장한 롤스로이스 인사이드 Rolls-Royce Inside 간의 대결이었습니다. ( 계속 ) [ august 의 軍史世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