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精神修養 마당

尙有十二

鶴山 徐 仁 2009. 1. 2. 12:47

 
   
   
  서정후 님께 드립니다.
     
尙有十二

임진왜란이 한창이던 때에 밀려드는 왜군들에 대하여 선조 왕이 장탄식을 할 때다. 왕에게 올린 이순신 장군의 글에 “아직 배가 12척이나 남았다(尙有十二)”라 하였다. 그 12척의 배를 발판으로 삼아 이순신 장군은 대승을 거두었다.
2009년을 맞으며 나라 살림에 대한 염려가 몹시 깊다. 매스컴마다, 사람들이 모인 자리마다 새 해에 밀어닥칠 경제난에 대한 염려의 소리가 이어진다.

그러나 우리들 한국인(韓國人)들이 꼭 기억하여야 할 바가 있다. 우리들의 핏 속에는 ‘위기에 강한 DNA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날 우리는 국가적 위기를 당할 적마다 억척같이 그리고 슬기롭게 극복하여 왔다. 그래서 한국인에겐 ‘위기에 강력히 반응하는 유전자, DNA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삼국시대→고려시대→조선시대를 거치며 국난(國 難)을 당할 때면 민족적 저항에너지가 분출되어 극복의 저력을 보여주곤 하였다.

특히 한국경제는 위기에 강하다. 그냥 강한 것이 아니라 위기를 겪을 때마다 성장을 이루고 그 위기를 발판으로 삼아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Up-grade하여 왔다. 그래서 한국의 경제성장 자체가 위기 극복의 역사였다. 70년대 1차 오일 쇼크 때에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 발돋움하였다. 80년대 후반의 임금폭등 때는 OEM, 주문자생산방식에서 ODM, 생산자개발방식으로 산업구조를 전환시켰다. 98년에 맞은 외환위기 때는 온 국민들이 금모으기 운동을 펼쳐 결혼반지, 돌반지들을 모아 위기극복에 국력을 모았다.

세계의 많고 많은 나라들 중에 우리처럼 외적이 쳐들어오면 곡괭이 들고 의병(義兵)으로 나서는 나라는 드물다고 한다.

새 해에 들며 우리 앞에 가로놓인 경제난도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다”한 이순신 장군의 기상으로 임한다면 겨레의 앞길에 선진강국, 경제대국으로 나아가는 큰길(大路)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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