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생활양식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유일한 곳 순천 낙안읍성에서 나는 옛고향 모습 그대를 볼 수 있었고 또 그곳에서 나의 어머니와 누님도, 그리고 나의 첫사랑을 만날 수 있었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 내내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시절로 추억여행을 할 수 있어 슬프고도 행복했다.
아, 나의 고향!
아, 엄니(어머니)!
아, 누님!
아, 묘순이!
그녀는 이미 그곳에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만나볼 수 없다는 사실은 별로 중요치 않는 것처럼 생각되었다.
그녀가 다니던 고샅길이며 우물물, 그녀의 시선이 머물렀을 은행나무며 대나무밭을 만나보고 온다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모습을 충분히 느끼고 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 나의 졸작 <추억은 무지개처럼> 중에서
(물레방아 있는 곳에서, 내 가슴에 화석이 되어버린 나의 첫사랑 여인과 나의 젊은 날의 모습이 겹쳐왔다)
우리들 생애에서 가장 빛나던 황금기이며 핑크빛 시절이 있었다면 그것은
첫사랑이라는 환상의 마술에 걸려든 시절이었을 것이다.
그 무렵의 누구도 이런 정신병적 환각상태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그것이 이루어진 사랑이든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이든 우리는 일생을 통해 그 찬연한 기억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오히려 그것은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일 때 더욱 감미롭고 진한 색채로 기억될 것이다.
나의 첫사랑이란 미숙한 열정 속에 빠져 한없는 혼란과 방황으로 보냈던 날들의
치기어린 추억이면서 동시에 광휘에 찬 찬란한 슬픔의 역사다.
<중략>
4,50년이 지나 내 비록 이제 황혼 길에 들어섰지만 문득문득 내 사념을 비집고 들어오는 첫사랑의 추억,
그것은 아직도 여전히 청량제이자 훈풍이며 무지개이고 유토피아며 에너자이저이다.
그러고 보면 나는 아직도 첫사랑이라는 일종의 정신병의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니 나는 그것이 영원히 치유되지 않기를 소망한다.
-나의 졸작 <첫사랑, 그 찬란한 슬픔의 추억>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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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 /이은상 시 채동선 곡 안형렬 노래
그리워 그리워 찾아와도
그리운 옛임은 아니뵈네
들국화 애처롭고
갈꽃만 바람에 날리고
마음은 어디고 붙일곳 없어
먼 하늘만 바라본다네
눈물도 웃음도 흘러간 세월
부질없이 헤아리지 말자
그대 가슴엔 내가
내 가슴에는 그대있어
그것만 지니고 가자꾸나
그리워 그리워 찾아와서
진종일 언덕길을
헤매다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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