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의 軍史世界
왜곡된 전설 [ 끝 ]
신화의 내막
여기에 더해 주변국에 대해 침략을 일삼아 온 일본에는 많은 실전참가로 인하여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조종사들이 많았습니다. 그에 비하여 태평성대를 구가하던 미군 조종사들은 훈련이외에 별다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최초 교전에서 밀렸던 사실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현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 전쟁준비가 완료된 나라답게 일본은 베테랑 조종사가 많았습니다 ]
1942년 6월 미드웨이해전에서 많은 일본의 고참 조종사들이 싹쓸이 당한 이후 공대공 전투에서 일본의 전과가 그렇게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았던 것만 보아도 태평양전쟁 초기 베테랑 조종사들이 많았던 일본이 성능이 미군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앞선 제로기를 앞세워 미국을 압도하였었다는 사실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습니다.
[ 기습의 효과 또한 제로의 전설을 업그레이드 하였습니다 ]
앞글에서 F4F 나 P-40 이 제로기에 비해서 저성능의 전투기였다고 설명을 드렸습니다만 전투기의 성능에 더해서 미국 조종사들의 모자란 경험과 적절한 전술마저 개발되지 않았던 데 힘입어 1941년부터 시작된 전쟁초기 미국은 고전을 면치 못하였던 것이고 바로 이 시기의 전과 때문에 제로기가 전설로 남은 것뿐입니다.
[ 제로기의 신화는 전쟁 초기의 강렬한 인상 때문에 생겨났습니다 ]
비록 F4F 라 하여도 타치위브 Thach Weave 전술로 성능차이를 극복하여 제로기와 맞설 수 있었고, 중국에서 플라잉타이거 Flying Tiger 로 널리 알려진 의용항공대가 P-40을 가지고도 일본 전투기와 맞서 좋은 전과를 보였다는 점도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여 줍니다. 다시 말해 미국 측도 실전 경험이 쌓이자 능히 하늘에서 이들과 맞설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 입니다.
[ Flying Tiger 들의 분투는 좋은 전술을 세웠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
여기에 더해 처음우려대로 일본과 미국의 기술격차는 곧바로 신무기 경쟁에서 차이가 나타났는데 미국의 경우 해군의 F6F, F4U 육군의 P-47, P-51 같이 뛰어난 전투기들이 짧은 시간 내 속속 개발되었던데 반면 일본은 계속 그 자리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구나 미국의 무지막지한 생산능력은 양적인 격차까지 순식간 벌렸습니다.
[ 신예기들이 등장하자 제로기는 더 이상 상대가 되지 못하였습니다 ]
결국 1942년 6월을 고비로 제로기는 지나간 신화가 되었고 속속 등장한 최신의 미군 전투기와 경험 많은 조종사들에게 오히려 쫓겨 다니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개전 초, 미군이 당한 것 이상의 일방적인 학살 대상이 되었을 뿐이었습니다. 미 해군의 수 많은 에이스들이 이시기에 탄생하였고 제로기와 전투를 Party 라고 부를 정도로 상황은 급변하였습니다.
[ 태평양 전역의 최고 에이스 리처드 봉과 그의 P-38 ]
일본이 종전 시까지 1만여 기의 제로기를 제작하였다는 것은 그들이 그렇게 닮고 싶어 하였고 동급의 반열에 서기를 원하였던 독일의 Me-109 나 영국의 스핏화이어 같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의미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미국처럼 이를 후속 할 만 한 대체기를 생산할만한 기술적 기반이 없어서 오로지 제로에만 매달렸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 결국 짧았던 전성기만 가지고 최고의 전투기로 각색된 측면이 있습니다 ]
즉, 신형 전투기를 빠른 시일 내 개발할 수 없던 일본은 제로기외에는 대안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Me-109 나 스핏화이어의 경우는 계속적인 업그레이드로 꾸준히 성능을 향상하여 종전 때까지 하늘의 주역으로 계속 자리를 잡았지만 애당초 많은 부분을 생략한 체 만들어진 제로기의 경우는 업그레이드로 성능을 향상시키기는 불가능 하였습니다.
[ 사실 일본에게는 성능향상이 힘든 제로기외에는 대안이 없었습니다 ]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제로기가 물론 나쁜 전투기는 아니지만 신화로 인구에 회자 될 만큼 뛰어난 전투기는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개전 초 단 6개월의 전과만 보고 신화의 대열에 올려놓는 것은 뭔가 잘못 된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 혹시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으셨는지요 ?
[ 당시에도 현재도 우리 옆에 있는 일본은 대국입니다
( P-3 를 대체하기 위해 일본이 자체 개발 중인 P-X ) ]
하지만 이 사실 하나만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비록 일본이 침략자이고 우리에게 피해를 주었던 것만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우리가 세계정세를 모르고 우왕좌왕 하여 식민지로 전락하여 핍박을 받을 때 그들은 이미 최강의 함대를 보유하였고 자기기술로 만든 함재기를 가지고 열강의 반열에 당당히 서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왕좌왕하는 우리의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것 같고 일본은 지금도 강대국이라는 사실입니다. [ august 의 軍史世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