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의 軍史世界
왜곡된 전설 [ 5 ]
과연 전설 이었나 ?
그런데 이렇듯 찬란하게 등장한 제로기가 불과 6개월 밖에 되지 않아 Top 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제2차 대전 당시 각국의 진검이었던 Me-109, 스핏화이어, P-51 등은 등장부터 전쟁말기까지 계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하늘의 왕자임을 자부 하였던데 비한다면 제로기의 퇴장은 화려했던 등장에 비해서 너무나 빨랐습니다.
[ 간과하는 사실인데 제로기는 6개월 만에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
제로기 또한 업그레이드를 하여 계속적인 성능 향상을 이루었지만 전쟁 후반기에 등장한 F6F Hellcat 나 F4U Corsair 에 확연히 밀리기 시작하여 태평양의 제왕으로 계속 남아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불과 6개월간의 전과만가지고 제로가 최고 성능의 전투기로 지금까지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은 뭔가 잘못 된 것 아닐까요 ?
[ F6F Hellcat 같은 최신예 미군기에 압도적으로 밀리기 시작합니다 ]
그것은 데뷔가 너무나 오래 동안 뇌리에 남을 정도로 인상적이었고 이를 두고두고 자랑으로 삼는 일본인들의 선전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도 생각 됩니다. 다시 말해 처음 등장 당시의 전과 때문에 제로가 가지고 있던 고유의 능력이상으로 성능이 과대포장 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전쟁 초기에 있었던 제로기의 찬란한 성과를 깡그리 무시 할 수는 없습니다.
[ 제로가 뛰어난 전투기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으나 능력이상으로 과대평가 된 측면도 있습니다 ]
하지만 여기에 또 하나의 착시현상이 있는데 그 내용을 제대로 알아야 제로기에 대한 진정한 평가가 나올 수 있습니다. 태평양전쟁은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 사실상 미국과 일본만의 대결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제로기가 상대 하였던 카운터파트너는 당연히 미국의 전투기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제로기가 등장하였을 때 미국은 전투기분야에 있어 그리 강국은 아니었습니다.
[ 전쟁 초기 미 해군의 주력기였던 F4F Wildcat 내구성은 좋았지만 객관적으로 제로에 비해 성능이 열세였습니다 ]
대서양과 태평양으로 외부와 멀게 동 떨어진 미국은 자국 영공을 방어하는 전투기의 개발에 상대적으로 소홀히 할 수밖에 없었고 상대적으로 폭격기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있었습니다. 유럽의 선진국들이 Me-109 나 스핏화이어라는 보배들을 가지고 있었던데 반하여 동시대에 미국은 육군항공대가 P-40, 해군항공대가 F4F 를 주력으로 삼고 있었습니다.
[ 미 육군의 주력기였던 P-40 Hawk 도 World's Best 는 아니었습니다 ]
이들 전투기들은 복엽기에서 단엽기를 넘어가던 과도기에 제작 된 물건들이라서 미제답게 내구성이 좋았을 뿐 전투기로써 성능이 확실히 뛰어난 편은 아니었습니다. 유럽에서 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으로 무기를 구매하러 온 영국 사절단에게 보여준 전투기가 P-40 이었는데, 영국 사절단이 만족하지 못하였을 정도였고 막 개발이 이뤄지던 P-51 또한 초기에는 고공에서의 전투력에 많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 불멸의 P-51 Mustang 도 영국제 심장을 이식받기 전까지는 2선급 전투기였습니다 ]
그에 비해서 제로기는 나름대로 최신의 전투기이기는 하였습니다. 영화 도라 도라 도라 ( Tora Tora Tora 1970 년 ) 를 보게 되면 다음과 같은 장면이 나옵니다. 제로 전투기를 몰고 항모 아까기에 착함한 함대 작전참모 겐다 ( 源田實 1904~1989 ) 를 친구인 항공대장 후지타 ( 淵田美津雄 1902~1976 ) 가 맞이하면서 제로기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 진주만 기습의 야전 실무자들이었던 후지타 (左) 와 겐다 ]
후지타 이것이 바로 O식 전투기 ( 제로기 ) 란 말인가 ? 겐 다 그렇다네 ! 메셔슈미트나 스핏화이어보다 좋은 전투기라네 ...
[ 영화 속 후지타 (左) 와 겐다의 대화에서도 미국 전투기는 열외였습니다 ]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일본 또한 동시기에 등장한 Me-109 나 스핏화이어를 비교대상으로 삼았을 뿐 장차 전쟁을 벌여할 미국의 전투기는 굳이 같은 항렬에 놓고 비교할 가치도 없는 저성능의 전투기로 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 P-38 의 전과를 가지고 제로기의 성능을 유추 할 수 있습니다 ]
그런데 문제는 일본스스로 제로기를 Me-109 나 스핏화이어 수준에 올려놓고 비교를 하였지만 사실 객관적인 성능으로는 이들과 비교하여 열세였습니다. 그 증거로 미국 전투기로 태평양전선과 유럽전선에 동시에 참전한 전투기로 P-38 을 손꼽을 수 있는데 태평양에서는 제로기에 월등한 전적을 보였지만 유럽전선에서는 단지 그저 그런 보통의 전투기였을 뿐이었습니다. ( 계속 ) [ august 의 軍史世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