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군은 1999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스텔스 재료 및 무기체계 적용 기술 독자 개발에 들어간 결과,9년 만에 스텔스 기능 구현에 필수적인 전파흡수 재료를 개발했다는 것이다.
이 재료의 전투기 적용 가능성 역시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ADD가 F-4 전투기 축소모형에 전파흡수 재료를 부착해 극비리에 지상시험을 한 결과다.
ADD와 공군은 개발 성공 여부를 최종 평가하기 위해 이 기술이 적용된 F-4 전투기의 공중시험을 앞두고 있다. 이 시험에서 F-4 전투기가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으면 전파흡수 재료는 무기체계에 적용 가능한 것으로 최종 평가된다. 군 관계자는 “2010년대 중반까지를 목표로 스텔스 기능 구현에 필요한 모든 핵심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스텔스 기술의 일부를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스텔스 전투기와 스텔스 함정 건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적의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기, 음향탐지기 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전파 흡수 재료뿐 아니라 레이더 반사면적(RCS), 소음, 배연가스, 비행운(飛行雲) 등 극복해야 할 요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우리 나라는 이제 걸음마를 뗀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방사청은 2011년 F-22,F-35와 같은 스텔스 기능을 갖춘 5세대 전투기 60대가량을 해외에서 구매하는 사업에 착수,2014∼19년까지 실전 배치한다는 계획은 그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전파흡수 재료 연구 9년 만에 전투기 적용 가능성에서 ‘양호’ 평가를 얻은 것은 우리 국방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음을 입증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들은 현대전의 핵심 기술인 스텔스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은 F-22 도입 추진과 별도로 F-22를 모방한 스텔스기를 개발 중이며 중국도 F-22를 모방한 J-13,J-14 차세대 스텔스기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도 2020년쯤 공군의 전투기를 대부분 스텔스기로 바꿀 계획이라고 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