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초 콩고민주공화국(구 자이르) 동북부에 있는 룻슈루 지역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었다. 지난 1월 콩고의 조셉 카빌라 대통령의 중재로 반군 간 휴전 협정이 맺어지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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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콩고 북부 키부주 키붐바의 난민촌. 2000여명이 살고 있다. 유엔 난민국 통계에 따르면 북 키부주에만 80만여명의 난민이 흩어져 있다.
- 하지만 르완다 반군인 르완다민주해방군(FDLR)은 아직 그 협정에 서명하지 않았다. 이들이 이곳과 북서부의 마시시 지역 일부를 점령한 채 무장해제를 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콩고는 1992년부터 이어진 크고 작은 내전, 그리고 르완다에서 제노사이드(인종청소)를 저지르고 도망 온 FDLR, 로랑 은쿤다 장군 등이 세운 국민방어민족회의(CNDP), 마이마이(Maimai) 등 30여개의 크고 작은 반정부 무장세력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들의 세력 다툼으로 이미 13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특히 룻슈루 지역의 북 키부주에서는 80만명의 난민이 떠돌고 있다. 이 가운데 ‘운 좋은’ 10만명 정도는 유엔난민국(UNHCR)이 급조한 13개 난민촌에 흩어져 살고 있다. 카빌라 정부는 3월 15일부터 FDLR에 대한 무장해제를 촉구하며 군사작전에 돌입했다.
- 그러나 FDLR는 르완다로 돌아가길 거부하고 있다. 룻슈루의 한 마을에서 만난 르완다 반군인 프랑수아(36)는 “지금 르완다에 가족이 있지만 나는 돌아가면 사형”이라고 말했다.같은 룻슈루 지역이지만 우간다 국경에 있는 부나가나 마을은 CNDP의 점령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 아침부터 훈련하는 군인들을 볼 수 있다.
대변인인 벤자민 보님파(37)는 “콩고 국군과 FDLR 반군이 서로 협력해 우리를 공격하고 있다”며 “르완다인들이 자기 나라로 돌아가지 않는 한 우리는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난민들은 계속되는 무장단체 간 총격전과 약탈, 그리고 강간과 같은 잔혹 행위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난민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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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민촌에 아침 해가 떴다. 어린이들이 도랑 옆에서 뛰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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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키부주 룻슈루 지역의 카사사 난민촌에서 난민들이 음식을 만들며 아침을 시작한다. 이곳에는 4000여명의 난민이 있다. 난민들은 유엔의 배급이 끊긴 지 한 달이 넘었다고 불평했다. 그러나 유엔 난민국은 “한 달에 한 번 배급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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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아동기구(유니세프)가 룻슈루 난민촌에 세운 간이학교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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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간다와 콩고 국경인 부나가나에서 콩고인들이 반군의 경계 아래 상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마을은 구 자이르 국군과 르완다 반군, 콩고 반군, 르완다·우간다 연합군 등 여러 세력이 교전을 벌였던 지역이다. 지금은 콩고 반군인 국민방어민족회의(CNDP) 점령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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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완다에서 도주해 룻슈루에서 르완다민주해방군(FDLR)으로 게릴라 활동을 벌이는 르완다인이 르완다 주민증을 보여주고 있다. 후투족인 그는 “지금 돌아가면 암살 당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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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랑 은쿤다 장군이 이끄는 CNDP 무장군인들이 부나가나에서 훈련하고 있다. 현재는 휴전 중이지만 여전히 전시 태세로 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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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NDP 무장군인들이 훈련을 마치고 자신들의 부대가 있는 밀림으로 돌아가고 있다.
/ 글·사진 정은진 포토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