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의 軍史世界
날아라 !...통신병 아니 통신鳥
연배가 있으신 분들 외에는 잘 알지 못하는 사실이라 생각됩니다. 전화가 희귀했던 예전에는 집에 있는 전화가 富의 상징이었으며 또한 재산이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아주 오래전도 아닌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전화개통이 상당히 어려워 청색전화니 백색전화니 해서 통신권 자체가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 한때 전화 ( 엄밀히 말하면 통신권 ) 자체가 고가로 거래되던 적이 있었습니다 ]
그리고 전철역이나 터미널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대규모의 공중전화 부스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길거리에서 공중전화를 찾기가 힘든 시절이 되었지만 그 때만 해도 공중전화가 설치된 곳에는 전화를 걸기 위해 항상 사람들이 길게 줄서 있는 모습이 일상이었습니다. 때문에 지금 같으면 상상하지도 못할 어처구니없는 사고도 종종 일어났습니다.
[ 공중전화 부스 ( 左 ) 예전에 역 같은 곳은 대규모 부스가 있었습니다. 평양의 공중전화 모습 ( 右 ) 인데 우리도 한 � 그랬습니다 ]
워낙 줄이 길다보니 통화를 간단명료하게 하는 것이 예의였는데 경우에 따라 앞사람의 통화가 길어지면 급한 통화를 하여야 할 뒷사람이 전화를 빨리 끓으라고 재촉하여 트러블이 발생한 적이 많았습니다. 대부분 말싸움으로 끝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주먹다짐까지 오고가는 경우도 많았고 심한경우는 앞사람의 통화가 길다고 살인을 하는 경우까지도 있었습니다.
[ 이런 날, 뒤 사람 배려안하고 통화를 하다가는 싸움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
핸드폰이 대중화된 이후 긍정적인 측면 중 하나가 이런 모습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위의 예처럼 통신 때문에 살인사건까지 발생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통신과 우리 삶이 동 떨어져 있지 않음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그 만큼 통신은 교통과 더불어 인간사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연결해주는 중요 사회간접자본입니다.
[ 통신은 인간사를 연결하는 중요 수단입니다 ]
통신의 중요성은 군에서 특히 더한데 전쟁의 승패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 할 정도입니다. 통신이 확보되지 않은 백만 대군을 정예 십만 군대가 이길 수도 있는 것처럼 통신망이 승패의 결정적요소로 작용한 예를 전사에서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이처럼 전쟁터에서 통신은 과거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장차전에서도 당연히 중요합니다.
[ 통신은 전쟁터에서 더욱 중요합니다 ]
지금이야 생필품화 된 핸드폰을 다들 가지고 계시겠지만 이동통신의 필요성이 제일먼저 제기되고 이동통신 수단을 제일 먼저 실용화한 곳도 사실 軍입니다. 현대와 같은 휴대폰은 커녕 무전기 개념조차 희미했던 제1차 대전 당시까지만 해도 전서구는 전장에서 유용하게 쓰였던 이동통신 수단이었습니다.
[ 전서구 ( 傳書鳩 ) 와 정찰기에서 전서구를 이용하여 정보를 보내는 모습 ]
전서구 傳書鳩 ( Homing Pigeon ) 통신에 이용하기 위하여 훈련시킨 비둘기과에 속하는 사육조. 비둘기가 방향감각 / 귀소성이 뛰어나고 장거리 비행능력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사육하기가 쉬운 데에 착안. 제2차 세계대전 직후까지 군용에 많이 이용하였으므로 군용비둘기라고 불렀으나, 무선 등의 통신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차츰 실용가치를 잃게 되었다. ( 야후 백과사전 요약 )
[ 전서구 관리부대 ]
비둘기는 자기가 살던 곳으로 회귀성이 강한 동물이라 오래전부터 유효적절한 무선통신수단으로 사용하였습니다. 특히 하늘을 통하여 최단거리 비행을 통한 소식전달은 유무선 통신이 실용화되기 오래전에는 가장 빠른 통신 수단이었습니다.
[ 제2차 대전당시 전서구의 활약을 각색한 애니메이션 발리언트 ]
제1차 대전 당시만 해도 전서구를 이용하여 부대 간 통신을 실시하였고 전서구 관리를 위한 별도의 부대까지 유지하였습니다. 또한 애니메이션 발리언트 Valiant 처럼 제2차 대전 당시도 전서구가 많이 이용되었습니다.
[ 이것도 전서구 ( 傳書狗 )입니다 ^^ ]
그런데 제1차 대전 당시의 사진을 살펴보니 犬公 도 통신병의 역할을 수행하였던 것 같은데 이것도 전서구 傳書狗 라고 불러도 될 것 같습니다. 단거리 통신에는 유효하였겠지만 아무래도 비둘기보다는 속도경쟁에서 뒤졌을 것입니다. 그런데 치열하게 벌어지는 요즘 IT 업계의 무한경쟁은 전쟁보다 오히려 더 무서운 속도를 자랑하는 것 같습니다.
[ 타인의 통신을 억지로 듣고 싶지 않은 자유를 원합니다 ]
덕분에 문명의 혜택으로 요즘처럼 사람과 사람간의 통신이 원활한 적이 유사 이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편해서 그런 가요 ? 핸드폰의 대중화와 더불어 예전에는 없던 새로운 예의가 요구될 만큼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면서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관련글 참조 ) 이렇게 자기만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다가 핸드폰 통화와 관련한 살인사건 뉴스가 날지도 모르겠습니다. [ august 의 軍史世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