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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산책 마당

삶의 긴 여정에서

鶴山 徐 仁 2008. 4. 13. 22:58



 

 

삶의 긴 여정에서

김윤진 詩

늙어버렸으면 
이미 문지방으로 다가온 황혼이겠지만 
사탕껍질 속의 달콤한 향기에 취해 
스며드는 눈 먼 사랑이라면 
어서 늙어버렸으면 
순간의 감흥으로 
흔한 넋두리처럼 늘어놓는 
한 줄기 바람으로 어디든 내려앉는 
눈물겹지 않은 인연이라면 
어설픈 몸짓일지라도 
온전한 모습으로만 봐주길 
진실한 사랑이길 
스쳐지나 가는 만남이라 해도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허울뿐인 육신으로 인해 
영혼의 눈 흐리지 않는다면 
바라만 봐도 행복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사랑으로 
따뜻한 사람으로 
영원토록 함께할 수 있을 텐데 
아, 욕망의 수레바퀴 
일상의 무게 내려놓고 
나락 같은 삶의 긴 여정에서 돌아와 
이젠 쉬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