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온에어' 통해 본 연예계
송혜진 기자 enavel@chosun.com
"실제 방송가 이야기 맞아?"
PD와 인기작가, 톱스타와 매니지먼트사의 갈등은 물론, 방송사 PD에 대한 외주사의 상납과 PPL(간접광고)까지 적나라하게 그려낸 SBS TV 수목드라마 '온에어'(극본 김은숙, 연출 신우철). 이 드라마 속 얘기를 두고 어디까지가 진실이냐는 의문이 줄을 잇고 있다.
◆회당 2000만 원짜리면 다냐? 물 끼얹고 반말하고…
드라마 속 오승아(김하늘)는 건방이 하늘을 찌르는 톱스타 여배우. 미용실 옆에 신인 여배우가 앉으면 "요즘은 개나 소나 다 받나…"라고 혼잣말을 하고, 신인 여배우가 "말 다했어?"라고 물으면 얼굴에 물을 끼얹으며 "어디다 대고 말대꾸하느냐"고 일갈한다. 초짜 작가였던 서영은(송윤아)을 처음 만난 자리에선 "대본 재미있어요? 아직 안 읽었는데. 줄거리가 뭐예요? 대충 얘기해 보세요"라고 말해, 작가를 파들파들 떨게 만들기도 한다.
극본을 쓴 김은숙 작가는 "톱스타가 그 정도로 권력을 휘두르는 일은 실제로도 종종 있다"며 "상상 속 인물이지만,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건 맞다"고 말했다.
여배우 A씨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한 매니저도 "뜨기 위해서 연예기획사 사장과 무슨 짓이라도 하겠다던 연예인이 막상 뜬 후 반말하고 성질 내는 모습을 리얼하게 표현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안티와 인기는 비례하는 거 몰라?"
드라마 속 '대박 작가' 서영은은 시청률을 잡기 위해 신데렐라 이야기나 재벌과의 사랑, 출생의 비밀, 주인공의 불치병 같은 뻔한 설정을 섞어 극본을 쓴다. "깊이나 진실성이 없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엔 "안티와 인기는 비례하는 거 몰라?"라고 응수한다.
김 작가는 "서영은은 제 자신을 모델 삼아 창조한 인물"이라며 "시청률을 잡으려고 애쓰지만 동시에 깊이가 없다는 비판에 고민하는 제 이야기를 담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유행어'를 만들어놓고 정작 작가 스스로 민망해하는 것도 실제 경험담이다. 드라마 속에서 이경민 PD(박용하)는 '제 마음은 테이크아웃 안 됩니다', '당신 사랑은 버퍼링이 늦군요' 같은 서영은의 '명대사'를 두고 "실제 누가 저렇게 말하느냐. 느끼하지도 않느냐?"고 묻는다. 이에 김 작가는 "과거 썼던 드라마를 돌아보며 '저 때 너무 과했구나'라는 후회도 한다"고 말했다.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같은 히트 드라마를 통해 '내 안에 너 있다'같은 '닭살' 대사를 유행시켰던 작가의 고백인 만큼 신뢰가 간다.
◆처절한 권력다툼
매니저들끼리의 권력 암투도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매니저 장기준(이범수)은 또 다른 매니지먼트 회사 사장인 진상우(이형철)에게 자신이 키우던 배우를 모두 빼앗기고, 그런 기준을 향해 오승아는 "뺏긴 거 모두 찾아오도록 도와주겠다"고 한다.
이에 한 드라마 PD는 "매니지먼트 회사 사이의 권력 다툼으로 배우들이 이리저리 옮겨지고, 그 과정에서 드라마 캐스팅이 뒤바뀌거나 혹은 드라마 기획 자체가 바뀌어 버리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 ▲ 드라마 속 오승아(김하늘)와 장기준(이범수) /SBS 제공
http://spn.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3/13/200803130189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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