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끝나고 유동성 축소…
글로벌 3차 버블 꺼지나
전문가 “버블 끝물 단계”
中 증시 500% 뛰고 선진국 집값도 폭등
1·2차 버블때와 달리 후폭풍 심각할 듯
“전 세계 자산 버블이 마지막 단계에 와 있으며 지금은 자산을 팔 때다.”(아시아 외환위기를 예견한 미국 증시 분석가 마크 파버·일명 닥터 둠) “중국 증시 버블은 언젠가 붕괴될 수밖에 없다.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터뜨리는 게 낫다.”(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올 들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 등으로 주식·부동산 등 세계 자산 시장이 요동치면서 2000년대 이후 형성된 글로벌 자산 버블이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중국 증시 버블을 경고하고 있지만, 중국 투자자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오늘도 증권사 객장에 몰려 들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초 중국 상하이(上海)의 한 증권사 객장. /블룸버그
반면 1차 버블 당시 일본 닛케이지수는 1984년 저점에서 1990년 정점까지 약 300% 급등했으며, 2차 버블 당시 미국 나스닥지수는 1998년 저점에서 2000년 최고치까지 240% 오르는 데 그쳤다.
또 이번 3차 버블은 과거와 달리 투자 지역이 세계 전 지역, 투자 대상은 원유와 금·옥수수·미술품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가 한층 진전된 데다, 첨단 금융 공학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작은 밑천으로도 돈을 빌려 큰 투자를 하는 레버리지(leverage) 효과도 급격히 커졌다.
정문건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원장은 “자산 버블의 범위와 심도(深度)가 과거보다 훨씬 커졌기 때문에 버블 붕괴의 후(後)폭풍 역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3차 버블 형성 원인은?
글로벌 3차 버블이 형성된 근본 원인은 2000년대 들어 미국이 주도한 세계적 저금리 현상에 있다.
지난 2000년 IT 버블 붕괴 후 미국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대(大) 완화 정책(great moderation)’으로 불리는 통화 팽창 정책을 폈다. 연 6%이던 정책금리를 1년 만에 연 1%대까지 급격히 끌어내린 뒤 3년 동안 1%대를 유지했다. 당시 일본이 이미 제로(0) 금리의 ‘유동성 함정’에 빠져 있는 가운데, 주요 선진국들도 미국의 저금리 정책을 그대로 추종했다.
IT 버블 붕괴의 쓴맛을 본 투자자들은 주식 투자 대신 앞다퉈 돈을 빌려 집을 사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최근 10년간 아일랜드의 집값은 3.5배, 영국·스페인은 3배, 미국·프랑스·호주 등은 2배씩 뛰었다. 부동산부터 시동을 건 21세기의 버블 행진은 2003년부터는 주식시장, 최근에는 상품시장으로 옮겨 붙었다.
과거엔 저금리 정책으로 물가가 오르면 나중에 통화 당국이 금리를 올려 거품을 뺐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중국이 저임금 노동력을 바탕으로 값싼 공산품을 전 세계에 공급하면서 물가가 안정세를 보인 것.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저금리 기조를 10년 가량 지속할 수 있었고, 버블도 계속 부풀어만 갔다.
◆지금은 버블의 끝물?
하지만 3차 버블을 이끌어 온 글로벌 유동성의 힘이 서서히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인플레 압력에 직면한 세계 각국이 2004년 이후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고, 중국의 저물가 약효도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로 인한 유동성 축소의 파괴력은, 금리에 가장 민감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는 쪽으로 이미 방향을 전환했으며, 이는 글로벌 자산 버블이 거의 끝물에 와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썬쟈(沈佳)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 개최 확정 후부터 대도시를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뛰고 증시도 과열 조짐을 보였다”면서 “2008년 올림픽이 끝나면 투자심리가 위축돼 부동산,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페인도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1986년부터 5년간 집값이 250% 상승했다가 올림픽 개최 이후 최대 50%까지 폭락한 예가 있다.
하지만 버블은 항상 마지막에 더 활활 타오르기 마련이다. 최근 다소 주춤해지긴 했지만, 지난 9월 미국이 서브프라임 쇼크를 진정시키기 위해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 두 달여 동안 이머징마켓 주가가 평균 16% 올랐다.
버블이 언제 꺼질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버블은 경제학보다는 심리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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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버블 곪아 터지니 신흥국 버블 새로 돋아나…
[글로벌 3차 버블 꺼지나]
美·유럽 부동산 냉각… “미국인 200만명 집 잃을것”
中증시 최근 하락 불구 “내년엔 8000” 낙관론 일색
▲미국, 유럽 부동산 버블 꺼지나
미국, 유럽의 부동산 시장도 작년까지는 중국 증시처럼 뜨거웠다. 지난해 미국의 주택 가격은 7.7% 상승했다.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신용 등급이 낮은 사람도 어렵지 않게 빚을 얻어 집을 샀다.
그러나 올여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터지면서 주택시장은 단번에 얼어붙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Stiglitz) 뉴욕 컬럼비아대 교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여파로 아마 내년에는 미국인 약 200만명이 살 집을 잃고, 이들이 집을 내놓으면 부동산 가격은 더욱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0년간 집값이 매년 10%씩 올랐던 유럽에서도 집값 거품이 빠지고 있다. 1990년대 집값이 3배나 올랐던 스페인의 경우도 지난 7월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프랑스의 주택가격도 3분기(7~9월)에 떨어지기 시작, 10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유럽의 부동산 시장도 작년까지는 중국 증시처럼 뜨거웠다. 지난해 미국의 주택 가격은 7.7% 상승했다.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신용 등급이 낮은 사람도 어렵지 않게 빚을 얻어 집을 샀다.
그러나 올여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터지면서 주택시장은 단번에 얼어붙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Stiglitz) 뉴욕 컬럼비아대 교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여파로 아마 내년에는 미국인 약 200만명이 살 집을 잃고, 이들이 집을 내놓으면 부동산 가격은 더욱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0년간 집값이 매년 10%씩 올랐던 유럽에서도 집값 거품이 빠지고 있다. 1990년대 집값이 3배나 올랐던 스페인의 경우도 지난 7월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프랑스의 주택가격도 3분기(7~9월)에 떨어지기 시작, 10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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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눈높이 낮추고, 자산 일부 현금화 검토”
개인투자자, 버블 어떻게 대처하나
“차이나펀드 줄이고 원자재 등 테마형 펀드에 관심을”
② 일부 현금화후 바겐세일 노려라
김동균 신한은행 PB팀장은 “신흥시장에 투자했던 기존 투자자라면 이미 수익이 15% 이상 나있을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불안한 시기에는 일단 수익을 실현하고 관망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정연호 외환은행 PB팀장도 “잠시 비를 피해 머니마켓펀드(MMF)나 자산관리계좌(CMA) 등에 자금을 넣어 놓고 불안 요인이 해소되는 즉시 투자를 노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 초 차이나펀드 등에 투자해 100% 가까이 이익을 낸 일부 거액 자산가들은 현금화한 뒤 자금을 짧게 운용하면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한다. 위기가 휩쓸고 간 뒤의 주식·부동산 시장의 ‘대(大) 바겐세일’을 노린다는 것.
③ 중국펀드 대안으로 테마형 펀드 주목
한국씨티은행 손경화 지점장은 “차이나펀드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면 다소 줄여 균형을 맞춰야 한다”면서 “차이나펀드의 대안으로는 원자재, 가치주, 소비재 등 테마형 펀드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안전 추구형 투자자라면 최근 은행이나 저축은행들이 내놓고 있는, 연 6~7%대 고금리 특판 정기예금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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