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科學. 硏究分野

[시론] 우주개발 대열서 낙오할 텐가

鶴山 徐 仁 2007. 9. 20. 09:26
김경민 한양대 정외과 교수
  • 일본 최초 달 탐사 위성 ‘가구야’가 14일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 정부의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맡았던 발사사업을 민간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에 이전한 후 처음 발사해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이번 발사의 의미는 더욱 크다. 달까지 인공위성을 무사히 보낼 수 있다는 일본의 우주개발능력을 보여 주었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위성을 돈을 받고 대리 발사하는 주문 기대감이 높아졌다.

    중국이 ‘선저우 5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해 나라 전체가 떠들썩했던 것과 달리 일본은 조용하다. 우주개발은 중국처럼 국위선양을 목표로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일본은 그 목표를 넘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단계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발사사업을 미쓰비시중공업이란 민간으로 이전한 일본은 1 년에 최소 3 개 정도의 위성을 쏘아야 적자를 면하는데 기상관측 등 정부의 위성발사 주문이 1~2개에 머물기 때문에 나머지는 외국으로부터 주문을 받아야 하는 형편이다. 그래서 ‘가구야’의 성공이 일본에게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일본은 ‘가구야’ 위성 발사 후 4~5년에 한 번꼴로 위성을 쏘아 올려 달표면 착륙, 시료 채취 등을 거쳐 달표면 기지를 만들기 위한 기술축적을 계획하고 있다. 일본에 이어 중국의 달 탐사계획은 10월 말 최초의 달 탐사 무인위성 ‘창어 1호’를 발사하고 2012년에는 무인 우주선 달 착륙, 2017년엔 유인 우주선 달 착륙 및 귀환을 계획하고 있다. 인도는 내년 봄 같은 목적의 ‘찬드라얀 1 호’를 발사할 계획이다. 미국, 러시아, 유럽의 독무대였던 우주개발 경쟁에 아시아의 패권을 꿈꾸는 일본, 중국, 인도가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어떠한가? 1996년 수립된 ‘우주개발 중장기계획’에 따라 한국의 우주사업은 지금까지 총 11기의 위성을 개발했고 2008년에는 우리가 개발한 발사체로 100㎏의 소형위성인 과학기술위성 2호를 발사할 계획이다. 한국은 2016년까지 총 3 조5000여억원을 우주개발에 투입할 계획이지만 달 탐사 계획은 없다. 선진국임을 상징하는 우주개발이 그동안엔 고도 수백㎞의 저궤도를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했지만 이제는 달과 같은 먼 우주행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변화를 한국은 알아야 한다.

    우주개발은 돈이 많이 들어가는 데 비해 성과는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많은 나라들이 우주개발에 국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강대국의 꿈을 갖게 한다. 돈과 기술력이 없으면 우주개발을 하고 싶어도 못하기 때문에 우주개발은 선진국에 편입되느냐 그러지 못하느냐의 가늠자가 된다.

    둘째, 첨단기술의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가구야’의 성공발사를 총 지휘한 미쓰비시중공업의 사장은 “우주사업은 최첨단기술을 타분야로 파급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한다. 미국과 유럽보다 낮은 가격의 대리발사비용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로켓과 인공위성의 경량화와 내구성이 확보가 되어야 한다. 이에 관한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항공기 제작이라든가 자동차 등 제조업에 미칠 경제적 파급효과는 지대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은 2015년쯤이면 1.5?의 위성을 저궤도에 쏘아 올릴 계획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2025년쯤을 목표로 달 탐사 계획도 미리 세우고 추진하여 선진국의 꿈을 키워 나가는 국가비전을 후세들에게 마련해 주어야 한다. 다음 세대는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반도가 아니라, 강대국 한국을 만드는 꿈을 가져야 하는데 그 꿈을 선도하는 길잡이에 우주개발이 앞장서야 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정치적 이상(理想)이 없음이 안타깝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9/18/200709180126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