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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전문 채널인 ESPN은 전문가 7명의 견해를 들어 “대기록은 인정하지만 위대함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제리 크래스닉은 “대기록 달성을 위해 선택한 지름길(스테로이드 복용)이 옳지 않아 본즈를 존경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팀 커키전도 “본즈의 기록 수립으로 에런의 755홈런이 더욱 위대하게 느껴진다. 에런은 정직하고 합법적으로 홈런 기록을 세웠다.”고 본즈를 깎아내렸다.
본즈의 야구 인생도 어느 스타들보다 밝고 화려했지만 그림자 또한 깊었다.1986년 빅리그에 첫발을 디딘 이후 22년간 리그 최우수선수(MVP) 7차례, 골든글러브 8차례, 실버슬러거 12차례, 올스타 14차례 등 화려한 성적표를 남겼다. 특히 1993년 내셔널리그 첫 시즌 40홈런-40도루 클럽 가입,1998년 최초의 400홈런-400도루 달성,2001년 단일 시즌 최다인 73홈런,2004년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1.422 등 기록들을 잇달아 갈아치운 ‘최강의 타자’였다.
하지만 본즈는 2003년 금지약물 복용 의혹에 수년째 시달렸다.
지난해 은퇴 의사를 비치기도 했던 그는 올해 샌프란시스코와 1년간 1580만달러에 재계약한 뒤 홈런 레이스를 이어왔다. 그러나 그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의심은 여전히 발목을 붙잡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역사적인 공을 주운 매트 머피란 청년은 백만장자의 꿈을 이루기 어렵게 됐다. 이 홈런볼은 지난 1998년 마크 맥과이어(당시 세인트루이스)의 시즌 최다 70홈런볼이 올린 320만달러(약 30억원)의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홈런볼의 값어치가 떨어지게 된 이유는 본즈가 약물의혹의 중심에 있는 데다 그의 ‘까칠한’ 성격이 미국인들의 등을 돌리게 하고 있기 때문. 여기에 10년 안에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가 그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거액을 부를 손님들의 입을 막고 있다.
임병선 전광삼기자 bsn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