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軍事 資料 綜合

한미 국방장관회담 의미와 과제

鶴山 徐 仁 2007. 5. 13. 14:48

 
 

 

 

지난 2007년 2월 24일 김장수 국방장관은 미국을 공식 방문하여 펜타곤 국방부청사에서 로버트 게이츠 미국방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90분간 진행된 단독 및 오찬을 겸한 확대회담에서 김장관과 게이츠국방장관은 한미동맹의 기본원칙을 재확인하고, 모든 동맹관리 현안에 대한 미래지향적 접근의 중요성에 대하여 인식을 같이 하였다.
이번 한미 국방장관회담은 지난 해 10월에 있었던 제38차 한미안보협의회의 이후 4개월 만에 이루어진 양국 국방장관회담이며, 한국의 김장수 국방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모두 취임 후 처음으로 갖는 신임 국방장관회담이라는데 그 의미가 크며 국제적 관심도 집중되었다.
한미간 안보분야에는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여 해결해야 할 정책 현안들이 가로 놓여있다.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문제를 비롯하여 평택기지 이전을 포함한 주한미군기지의 반환 및 재조정을 위한 연합토지관리계획, 방위비분담금 협상, 그리고 국제평화지원작전을 위한 공조체제 유지 등이다.
이처럼 한미 군사동맹의 근간이 되는 주요 안보현안들이 양국의 합의에 의한 해소책을 기다리고 있는 시점에서 양국의 신임 국방장관들이 회담을 가졌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당사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하겠다.
본고에서는 양국 국방장관회담에서 합의된 사항들을 중심으로 그 의미와 성과를 살펴보고 한국군의 향후과제에 대하여 분야별로 짚어 보도록 하겠다.
회담의 주요 합의 내용
먼저 김장수장관과 게이츠장관은 북한의 재래식,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연합대비태세의 중요성에 대하여 공통된 인식을 같이 하였다. 양 국방장관은 현재의 한미동맹이 북한에 의해 야기되는 어떠한 도전에도 대응할 능력이 있다고 평가하였으며, 나아가 양 국방장관은 고도의 연합전투수행능력 유지를 위한 훈련 및 연습의 중요성에도 공감하였다.
양 국방장관은 2006년 10월 20일 워싱턴에서 열린 제38차 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합의된 한미 연합군전력의 미래지휘체계 변화에 주목하면서, 오는 2012년 4월 17일에 한미연합군사령부를 해체하고, 그 대신 한미군사협조본부를 설치하여 작전통제는 한국군이 주도하고 미군이 지원하는 새로운 지휘관계로 전환할 것에 합의하였다. 양 국방장관은 또한 2007년 7월에 있을 한미 안보정책구상회의에서 제시되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로드맵’에 합의하고 이의 이행을 즉시 개시하여 2012년 3월 한미간 연합연습을 통해 완결시키기로 합의하였다.
양 국방장관은 2007년 2월 7-8일간 개최된 제11차 한미 안보정책구상회의(SPI)에서 협의된 주한미군 부대 및 시설의 재배치, 그리고 용산기지 이전 계획과 연합토지관리계획의 이행을 촉진시키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재확인하였다. 게이츠 장관은 이 사안들에 대한 김 장관의 노력에 사의를 표하고, 귀중한 토지를 한국 국민에게 반환하는 것을 포함하여 주한미군 재배치 사업이 양국을 위해 중요한 진전임을 강조하였다. 이같은 맥락에서 양측은 한미 행정협정(SOFA)에 따라 주한미군 시설의 반환을 조속히 완료하는 것이 양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데 이해를 같이 하였다.
끝으로 게이츠장관은 한국군의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에서 대테러전 및 평화지원작전에의 기여와 범세계적 대테러전에서 한국이 중요한 파트너로서 함께 노력하고 있음에 대해 사의를 표하였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관련
금번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합의함에 따라 한미연합군사령부는 2012년 4월 17일 해체될 예정이다. 1978년 11월 7일 주한 미지상군의 감축에 따른 보완책으로 한미 연합작전능력 향상을 위해 창설된 지 34년 만이다. 한미 연합방위체제의 상징인 연합군사령부는 1977년 지미 카터 당시 미국 대통령의 미2사단 철수계획에 따라 양국군의 작전지휘체계를 효율적으로 통합하고 한국의 방위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창설되었다.
연합군사령부의 창설로 한국전쟁 직후 유엔군사령관에게 위임됐던 작전통제권은 연합군사령관에게 이양되었으며, 연합군사령부는 양국의 ‘국가통수지휘기구(NCMA)’로부터 전략지시를 받아 한미군사위원회(MC)를 통하여 작전통제권을 행사해왔다. 또한 유엔군사령부가 맡았던 한국방위임무를 연합군사령부가 계승하여 담당하게 되었으며 유엔군사령부는 정전협정관리 책임만을 맡아 수행해왔다.
한미 연합군사령부는 매년 을지포커스렌즈(UFL)와 연합전시증원군전개(RSOI) 연습 등을 통하여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고 전략전술들을 보완하며 양국군의 작전적 통합을 추구해왔다. 특히 연합군사령부는 유사시 육해공군을 포함한 60만명 이상의 한미 정규군을 지휘통제하고, 전쟁이 발발할 경우에는 예비군을 포함하여 350만명 규모의 한미 연합전력을 통제하는 한반도 전구의 최고사령부였다.
하지만 이번 양 국방장관회담의 합의에 따라 연합군사령부는 2012년 4월 17일 ‘한미군사협조본부(MCC)’에 그 임무를 이양하고 34년의 존속사(存續史)를 마감하게 된다.
한미연합군사령부가 해체됨에 따라 양국은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협조관계를 전담하는 기구로서 군사협조본부를 설치하기로 합의하였다. 새롭게 창설되는 군사협조본부는 추후에 신설되는 한국의 합동군사령부와 주한미군사령부 간의 긴밀한 협조업무 수행을 위해 본부 예하에 1) 작전계획서 작성, 2) 정보공유, 3) 위기관리, 4) 전략전술발전, 5) 해외군사협력, 6) 군수지원, 7) 지휘통제체계 등 10여개 분야의 상설/비상설 참모부서가 편성될 예정이다. 또한 양측 육해공군 작전사령부급 제대간에는 작전협조반을 설치하여 실시간에 원활한 전역(戰役)수행이 가능하도록 운용할 계획이다. 한미군사협조본부는 2010년부터 시험가동에 들어가 2012년 3월 종합연습을 하고 난 후에 본격적인 기능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평택기지 이전문제 관련
이번 회담에서 양국방장관은 평택기지로의 이전이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추진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다만 이전 시기와 관련해서는 공식적인 평택 미군기지 조성사업 관리용역회사(PMC: Program Management Consortium)가 선정된 후 PMC에서 건설공사 일정이 공개되고 나면 PMC에 공사권한을 일임하자는데 의견을 같이 하였다.
주한미군 기지들의 조정 및 통폐합과 평택기지로의 이전문제는 최근 평택기지 거주민들의 협조로 토지수용이 원만히 타결되었고, 2월말에 성토공사를 위한 진입도로 건설이 시작되었다. 향후 약 6개월에 걸쳐 진입도로건설이 완공되고 나면 기지건설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방위비 분담 관련
방위비 분담과 관련하여 김장수 국방장관은 이번회담에서 방위비 분담은 지난해의 6804억원에 비해 400억원이 증가되었다고 확인하면서 앞으로 방위비 분담은 양국이 납득할 만한 공식을 마련하여 그 공식에 따라 일관성 있게 부담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연도별 방위비 분담 규모


지난 해 10월 제38차 안보협의회의에서 미측은 한미양국의 분담비율이 최소한 50:50은 되어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세계경제 10위국인 한국이 국방비를 GDP 대비 2.8% 지출하는 것은 미국의 3.89%에 비해 너무 적게 부담하는 것이며 국가경제역량에 부합토록 국방비의 비중을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회담 성과
이번 한미 국방장관회담의 성과로는 첫째, 한미 군사동맹관계가 금번 회담을 통해 더욱 굳건해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양국의 신임국방장관들이 첫 공식회담을 통해서 우의를 다짐으로써 유사시 긴밀협조체제를 더욱 원활하게 가동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였다. 이는 어느 가시적인 성과 못지않게 중요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시점을 우리정부가 제기했던 시기로 합의했다는 점이다. 럼스펠드장관 시절 전환시점에 대해 팽팽하게 좁혀지지 않았던 양국간의 견해차를 생각하면 이는 적지 않은 성과라고 평가되어진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준비할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된 것이다. 미국이 이 전환시기에 대한 입장을 양보하면서 한국에 더 큰 다른 것을 요구하지 않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하여 김장수 국방장관은 전혀 없었다고 확인하였다. 이는 게이츠 신임 국방장관의 유연한 정책 변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셋째, 미국의 신임국방장관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하여 대한국 방위공약을 재확인하였다는 점이다. 과거 애치슨 미 국무장관이 한반도는 미국의 방위선상에서 제외된다고 선언한 것이 북한에게 직접적인 남침의 빌미를 제공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신임국방장관이 안보공약을 확약한 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공고히 하고자 하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써 큰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겠다.
넷째, 양 국방장관이 북한의 핵개발을 비롯한 동북아 안보전략환경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하였다는 점이다. 북한의 핵개발을 비롯한 군사적 역량은 동북아의 최대 안보위협으로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한미 국방지도부가 이처럼 공통된 인식을 공유한 것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든든한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다섯째, 한미간에 주요 현안 안보이슈들에 대하여 양국 국방장관들이 깊이 있는 논의를 바탕으로 공감대를 심화시킨 점이다. 미국의 변함없는 대한국 안보공약을 포함하여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평택기지 이전을 비롯한 주한미군 재배치, 방위비분담의 합리적 조정, 연합군사능력 향상방안 등에 대하여 상호 공감대를 확대시킨 점은 큰 성과로 보여진다.
그동안 한미간에는 주한미군의 평택기지 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현지 거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쳐 이전기지 건설공사 착공이 늦어지게 되었고, 미국은 한국정부의 의지가 약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번 회담을 통하여 이같은 문제들이 모두 해소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국군의 향후 과제
이번 한미 국방장관회담은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다지는 좋은 계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군에게는 적지 않은 과제를 남겨주었다. 우선 먼저 전환시기가 한국정부가 처음 제기했던 2012년으로 합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준비하기에는 다소 바쁜 일정이기 때문이다. 한국군은 2012년까지 한반도 전역계획 수립 및 시행능력 배양, 자주방위역량 강화를 위한 전력증강계획의 차질 없는 추진, 21세기 선진국방력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국방개혁의 일관성 있는 추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에 있을 한미 공동방위체제의 강화 등 기간 중 한국군이 갖추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첫째, 한국군은 향후 5년간 한반도 전역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연습과 훈련에 주력해야 한다. 그동안의 한미 연합방위체제 하에서는 한반도 전역계획 수립 및 시행을 미측이 주도하였으나 이제는 한국군이 작전통제는 물론 전역계획 수립 및 시행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군의 지휘체계에 변동이 생기면 작전역량 발휘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를 염려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한미간에는 이에 대비하여 향후 5년간 공동방위체제에 주안을 둔 연합연습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자주적 방위역량 강화이다. 많은 안보관심가들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으로 인하여 한미동맹에 거리감이 생기고 결과적으로 한국의 방위역량이 약화되지 않을까를 가장 염려하고 있다.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동시에 자주적 방위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군은 첨단전력 확보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특히 전략정보능력의 확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긴요과제라고 하겠다. 2007-2011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기간 중 150조 7천억원을 투입해 2009년까지 다목적 위성, 2010년까지 군 위성통신체계와 C4I 전력화사업 마무리, 2012년까지 공중조기경보통제기 4대 도입 및 F-15K 총 60대와 이지스함 3척과 정밀유도폭탄(JDAM)의 전력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 전력증강사업들이 범국민적 지지와 안정된 예산의 뒷받침으로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따른 방위력약화 우려를 충분히 해소시킬 것이다.
셋째, 미국의 변함없는 지속지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해외주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변함없이 지속적인 지원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절한 정책, 전략, 조치들이 시의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한미 국방장관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장수 국방장관은 기존의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미국의 핵우산 제공, 주한미군 지속 주둔, 미 증원전력 전개, 정보전력 지원 제공 등은 미국의 변함없는 대한 방위공약 기본사항임을 강조하였다. 게다가 지난 제38차 SCM에서도 럼스펠드 전국방장관은 새로운 지휘구조로의 전환은 한반도 전쟁억제 및 한미 연합방위능력이 유지, 강화되는 가운데 진행될 것임을 확실히 하였다. 럼스펠드장관은 한국이 충분한 독자적 방위능력을 갖출 때까지 미국은 핵우산 제공, 미증원군 전개, 주한미군 지속주둔, 조기경보전력 제공 등 충분한 지원전력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임을 확약하였다.
넷째, 일관성 있는 국방개혁의 지속 추진이다. 참여정부는 국방개혁 2020을 법제화하였고 이제 그 시행령을 마련하는 시점에 있다. 국방개혁의 큰 방향은 지난 30여년간 줄기차게 강조해온 병력집약형 군대를 기술집약형 군대로 전환하는 것이다. 전문직업군대로 소수정예화하며 첨단무기로 장비하는 국방개혁이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추진되도록 온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야 한다. 한국군은 아직도 근접전투용 무기장비 개발에 상대적으로 과도할 정도의 많은 재원과 노력을 투입하고 있다. 이제는 현대전 양상에 부합토록 원거리 정밀유도무기장비로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
끝으로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하게 강화하는 것이다. 지난 반세기 이상 한미동맹은 동북아 및 세계평화의 파수군으로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전세계적으로 한미동맹만큼 성공적인 동맹도 없다. 한미군 간에는 정기적인 훈련과 연습을 통하여 고도의 연합작전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작전상호운용성을 착실히 축적해왔다. 이처럼 소중한 동맹자산을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는 것은 양국 모두에게 더없이 소중한 국익이다. 한미 양국은 이같은 동맹의 전략적 가치를 재인식하고 동맹정신을 다시 새롭게 일으켜 세우며 이를 강화 발전시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한미동맹은 한국전 후 전후복구를 위한 동맹에서, 70-80년대 경제성장을 위한 동맹을 거쳐, 이제는 세계평화와 인류복지를 위해 함께 나아가는 21세기형 동맹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한미동맹에 관한 심층깊은 연구를 다양하게 지속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대안들을 지속 계발해야 한다. 또한 이제까지 한미동맹을 강화하는데 관여해온 공공기관 및 민간단체들의 각종 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지원하고 후진 전문인력 양성에도 파격적인 정책적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한미관계 전문인력층을 두텁게 유지하는 것은 21세기 국제화 시대에 그만큼 국익을 더 여유롭게 증진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를 위한 방안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보다 획기적인 조치들을 강구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차원에서 과감하게 투자해나가야 할 것이다.

2007. 3. 1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