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진달래 명산' 경주 남산, 헌강왕릉 주변-봉화골 감상 포인트 '연분홍 수줍은 처녀' 소나무 뒤로 숨다...

鶴山 徐 仁 2007. 5. 2. 09:22

 

◇ 경주 남산 아름드리 소나무 숲 속에서 피어나는 화사한 진달래가 또다른 품격으로 다가온다.
 4월초 우리의 산야는 화사한 봄꽃들로 넘쳐난다. 특히 만개한 벚꽃이 미풍에 꽃비를 흩날릴 즈음 비탈에서 피어오른 연분홍 진달래는 산허리를 휘감아 돌며 능선에 한바탕 꽃 사태를 펼쳐 놓는다. 꽃을 먼저 피우는 진달래는 잎이 우선인 5월의 철쭉과는 사뭇 다르다. 철쭉이 현란한 강건미를 발산한다면, '부끄럼보'라는 별명의 진달래는 은은하고도 가녀린 청순미를 풍긴다. 이맘때 어디에서도 진달래의 고운 자태를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좀더 기품 있는 꽃놀이를 원한다면 경주 남산을 찾을 법하다. 아름드리 소나무 숲 속에서 피어나는 화사한 진달래가 또 다른 품격으로 다가온다. '진달래'와 '소나무'. 유독 우리의 정서에 곧잘 어울리는 두 자연의 테마가 지금 경주 남산자락에 멋진 하모니를 이루며 펼쳐져 있다.
 

 ▶남산 진달래

 '남산을 보지 않고 경주를 다녀왔다 하지마라'.

 신라의 천년 고도 경주는 그 자체가 거대한 박물관이다. 아무데고 땅을 파고 들면 값진 유물이 나타난다.

 그중 신라인의 문화-예술적 향기가 가장 진하게 남아 있다는 경주 남산은 문화의 보고 이상으로 자연의 풍치 또한 빼어나다.

 특히 헌강왕-정강왕릉 주변의 아름드리 솔숲은 그 규모나 소나무 한그루 한그루의 자태에 경탄이 절로 터져 나온다.

 봄이면 이처럼 아름다운 솔숲에 한바탕 색채의 마술이 펼쳐진다. 봄처녀의 연분홍빛 치마를 닮은 듯한 고운 진달래꽃이 솔숲 사이에 피어오른다. 거북 등걸 같은 무채색 소나무 사이에 만발하는 진달래의 모습이란 산능성이에 피어오르는 흔한 광경과는 사뭇 다르다.

 특히 잡목 숲에 피는 진달래가 자칫 봄이면 으례 피어나는 들꽃 대접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소나무 아래의 진달래는 그 자태가 더 도드라져 곱고도 수수한 두견화(杜鵑花) 본래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또 아름드리 청정 솔숲을 거닐며 맛보는 꽃놀이의 감흥도 색다르다. 정수리 속까지 뻥 뚫리게 하는 듯한 맑은 솔 향은 황사 먼지를 다 털어내는 듯한 개운함도 전해준다.  뿐만 아니라 진달래 능선의 흐드러진 꽃 사태 감상이 가슴을 한껏 부풀어 오르게 한다면, 솔숲의 산책은 차분하고도 여유 있는 상춘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경주 남산은 온 산에 진달래가 만발하지만 그 중 여유로운 감상 포인트를 꼽자면 통일전 인근 정강왕릉과헌강왕릉 주변 솔숲, 그리고 칠불암 인근 봉화골을 꼽을 수 있다.

 봉화골은 흔히 칠불암을 오르는 주차장~통일전~남산리를 지나 50여분 산길을 오르면 나타난다. 봉화골을 따라가는 산행은 소나무 오솔길로, 숲길 양켠에 진달래가 곱게 핀다.

 한편 남산의 울창한 솔숲에 연분홍 꽃구름이 내려앉는 4월 초순이면 경주 보문호엔 벚꽃도 만발한다. 호반에 흩날리는 꽃비를 맞으며 천년고도의 낭만에 흠뻑 젖어 들 수 있다.
 

솔 향에 취하고 꽃향기에 또 취하고…
헌강왕릉 주변 - 봉화골 감상 포인트
포석정 등 문화 유적 672개 박물관급
 
◇ 헌강왕릉
 ▶문화의 보고 남산

 남산(494m)은 신라의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한 경주의 진산으로 봄꽃 구경과 함께 문화유적 또한 큰 볼거리이다. 신라의 시조인 박혁거세가 알에서 태어난 나정이 남산 자락이고, 신라의 종말을 가져온 포석정 또한 남산에 깃들어 있다. 남산에는 왕릉이 13기, 절터가 147곳이 있고 불상 118기, 탑이 96기, 석등이 22기 등 발견된 문화유적의 수가 672개에 이른다. 2000년 12월에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남산에 유독 많은 불상이 새겨져 있는 것에 대해 사가들은 "남산의 바위가 신라인들의 정신적 수호신이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불교가 들어오기 전부터 신라인들은 남산의 바위 속에 신들이 머물며 백성을 지켜준다고 굳게 믿었으며, 불교가 전래된 이후 바위를 새겨 바위 속의 신들이 부처와 보살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는 것이다. < 경주=글ㆍ사진 김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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