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박상언] 벚꽃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바로미터다. 벚꽃이 개화하는 시기에 따라 봄의 기상도가 그려지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최근 올해 벚꽃의 개화 시기가 평년보다 11일. 지난해보다 8일 빠를 것으로 예보했다. 오는 18일 제주도를 출발. 이틀 후인 20일께 육지로 상륙해 4월 초에 중부지방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꽃을 피우는 것으로 따지면 동백이 먼저다. 긴 겨울을 관통하면서 붉은 꽃망울이 피고 지고를 반복하는 까닭에 하룻밤에 일제히 피었다 한꺼번에 꽃잎을 떨어뜨리는 ‘화려한 축제’를 펼치는 벚꽃에 가려 앞자리를 내줬을 따름이다. 지금 남녘에는 동백이 한창이다. 성급한 놈은 지난해 말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한 동백은 시나브로 북상을 진행하고 있다. ■동백이 뒤덮은 거제 지심도 경남 거제 지심도는 동백 원시림이 전국에서 가장 잘 보존된 섬이다. 장승포항에서 배로 20여 분 거리에 있지만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훼손이 거의 없다. 모두 몇 그루인지 잘 알 수 없다. 다만 길이 1.5㎞. 폭 500m인 섬의 60~70%가 동백나무라는 것만 알 뿐이다. 선착장에 내려 마을로 들어서면 고샅길을 따라 늘어선 동백이 ‘서럽도록’ 붉은 꽃망울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마을을 지나 동쪽으로 접어들면 원시림이 만들어 놓은 동백 터널이 있다. 얼마나 울창한지 안으로 들어서면 한낮에도 어둑어둑한 느낌이 들 정도다. 이밖에 거제는 금강산의 해금강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의 해금강. 섬 전체를 동백 외에 3000여 종의 수목으로 인공 정원을 꾸민 외도 등도 가 볼 만하다. 탑포마을에서 명사해수욕장을 지나 만나는 홍포~여차 해안도로는 빼어난 해안 드라이브 코스다. ■장흥의 장천재 동백숲 전남 장흥은 강릉의 정동진에 빗대어 흔히 정남진으로 불린다. 키는 고만고만하지만 기기묘묘한 바위를 이고 선 천관산·사자산·제암산 등 명산과 정남진 바닷가 등을 품고 있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고장이다. 무엇보다 이맘때는 수백년이 넘는 동백이 빽빽이 숲을 이루고 있는 장천재 계곡의 동백숲이 인기다. 지금부터 이달 하순까지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부근에는 3만여 평에 이르는 할미꽃 군락지도 있어 붉은 빛을 띠는 보라색의 물결도 감상할 수 있다. 장흥은 또 이청준·한승원·송기숙 등 소설가를 포함해 수많은 문인들의 고향이기도 하다. 특히 천관산에는 이 고장 출신 문인 50여 명의 작품을 새겨 놓은 탑산사의 문학공원 외에 소등섬 보림사 등도 가 볼 만하다. 남포마을에 몰려 있는 석화구이집에서 화덕에 둘러앉아 굴을 구워 먹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한산 세모시의 고장 서천 충청도 최남단에 자리한 서천은 ‘천혜의 보고’ 갯벌 등에서 나는 풍부한 해산물과 한산 세모시로 유명한 고장이다. 특히 수령 500년 이상의 동백나무 수백 그루가 빼곡히 들어서 서면 마량리 동백숲은 전어와 함께 봄·가을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화력발전소 옆 작은 동산 하나가 온통 동백숲으로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동백숲 가운데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다. 정상에 자리한 동백정에서 내려다보면 탁 트인 바다가 보기에도 시원하다. 예전에는 동백숲 바로 아래 백사장이 펼쳐져 있었으나 발전소가 들어서면서 방파제를 조성해 아쉬움을 남긴다. 동백꽃이 한창인 3월 말이면 서천의 또 다른 특산물인 주꾸미가 철을 이룬다. 입장료를 징수하는 관리사무소 앞에 조성된 주차장에서는 4월이면 주꾸미축제가 펼쳐진다. 금강 하구 신성리의 폭 200m. 길이 약 1㎞에 걸쳐 6만여 평 넓이의 갈대밭도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산책로가 마련돼 갈대숲 깊숙이 들어갈 수 있다. 송석리·선도리·월하성 등 갯벌 체험지도 나들이 코스로 빼놓을 수 없다. 이밖에 5000여 평에 이르는 고창 선운사의 동백숲. 해돋이 명소로도 잘 알려진 전남 여수 향일암 동백숲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동백 군락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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