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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9일 서울 용산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2007 투명사회협약 대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 주력업종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질문을 받고 “심각하다.”면서 “삼성전자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가)정신차려야 한다.”면서 “4∼5년, 아니면 5∼6년 뒤에는 아주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서도 한국 경제나 기업은 일본이 앞서가고 중국이 바짝 뒤따라 오는 상황에 처한 ‘샌드위치 신세’라고 지적했었다. 이 회장이 지난 1월에 이어 이날에도 비슷한 발언을 한 것은 한국 경제가 몇년째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앞으로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경고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또 삼성전자의 생활가전사업과 관련,“생활가전은 한국에서 할 만한 사업이 아니다.”면서 “내수는 하겠지만 수출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그는 “개발도상국에 넘겨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생활가전사업부문은 2005년에는 900여억원, 지난해에는 1800여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실적이 좋지 않다. 생활가전에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이 포함된다.
이 회장의 이같은 발언과 관련, 삼성은 “생활가전사업을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 관계자는 “내수용과 수출용을 모두 생산하는 광주공장은 앞으로 연구개발(R&D)과 내수만 하게 되고 해외 수출품은 물류 비용 등을 감안해 모두 현지 생산체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소형가전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삼성전자의 공장 해외이전이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 등에 생활가전 현지 공장을 두고 있다. 가전 수출비율은 국내와 해외공장이 각각 50%씩으로 현재는 비슷하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