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歷史. 文化參考

"김옥균 일기 '갑신일록'은 일본인의 위작"

鶴山 徐 仁 2006. 11. 19. 01:08
강범석 히로시마시립대 교수 "정치적 용도로 조작” 주장
갑신정변을 조명하는 주요 사료로 활용됐던 ‘갑신일록(甲申日錄)’이 기존에 알려진 바와 달리 김옥균의 일기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범석 일본 히로시마시립대 명예교수는 20일 출간 예정인 ‘잃어버린 혁명-갑신정변 연구’(솔출판사)를 통해 “관련 문서들을 비교 분석한 결과 ‘갑신일록’은 일본인의 저작으로, 정치적 음모를 통해 김옥균의 일기로 둔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선갑신사변 고본’과 ‘갑신일록’ ‘경성변란 시말’ 등 갑신정변을 기록한 문헌을 비교한 강 교수는 ‘갑신일록’이 위작임을 지적하는 대표적인 이유로 일본식 한문표현을 꼽았다. ‘일사내위(日使來衛)’라는 고종의 의사 표시가 ‘일본 공사여 와서 지키라’고 일역되어 ‘조선 갑신사변 고본’에 등장하는 데 반해 갑신일록에는 ‘일본 공사 내호짐(日本 公使 來護朕)’으로 나온다는 것. 김옥균이 한문체 ‘갑신일록’에 이런 일본어투를 그대로 쓸 리 없다는 지적이다. 후쿠자와 유키치의 ‘경성변란 시말’에서도 이러한 일본식 한문표현이 등장한다.

강 교수는 이 과정에서 갑신정변을 기록한 문헌들의 계승관계를 정리한다. 박영효와 김옥균의 ‘석필일기’와 견문담을 정리한 것이 ‘조선 갑신일기’로, 그것을 다시 정리한 것이 후쿠자와 유키치 교수의 ‘경성변란 시말’. 그리고 ‘경성변란 시말’을 주요 자료로 삼고 그 밖의 자료와 정치적 판단이 가미돼 ‘갑신일록’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즉 갑신일록은 일본인의 저작이 정치적 음모로 김옥균의 일기로 둔갑했다는 것. ‘갑신일록’에 청국 패망설이 부단히 강조되는 것도 이러한 관점에서 유념할 만하다.

정진수 기자 yamyam19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