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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범석 히로시마시립대 교수 "정치적 용도로 조작” 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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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신정변을 조명하는 주요 사료로 활용됐던 ‘갑신일록(甲申日錄)’이 기존에 알려진 바와 달리 김옥균의 일기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범석 일본 히로시마시립대 명예교수는 20일 출간 예정인 ‘잃어버린 혁명-갑신정변 연구’(솔출판사)를 통해 “관련 문서들을 비교 분석한 결과 ‘갑신일록’은 일본인의 저작으로, 정치적 음모를 통해 김옥균의 일기로 둔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선갑신사변 고본’과 ‘갑신일록’ ‘경성변란 시말’ 등 갑신정변을 기록한 문헌을 비교한 강 교수는 ‘갑신일록’이 위작임을 지적하는 대표적인 이유로 일본식 한문표현을 꼽았다. ‘일사내위(日使來衛)’라는 고종의 의사 표시가 ‘일본 공사여 와서 지키라’고 일역되어 ‘조선 갑신사변 고본’에 등장하는 데 반해 갑신일록에는 ‘일본 공사 내호짐(日本 公使 來護朕)’으로 나온다는 것. 김옥균이 한문체 ‘갑신일록’에 이런 일본어투를 그대로 쓸 리 없다는 지적이다. 후쿠자와 유키치의 ‘경성변란 시말’에서도 이러한 일본식 한문표현이 등장한다.
강 교수는 이 과정에서 갑신정변을 기록한 문헌들의 계승관계를 정리한다. 박영효와 김옥균의 ‘석필일기’와 견문담을 정리한 것이 ‘조선 갑신일기’로, 그것을 다시 정리한 것이 후쿠자와 유키치 교수의 ‘경성변란 시말’. 그리고 ‘경성변란 시말’을 주요 자료로 삼고 그 밖의 자료와 정치적 판단이 가미돼 ‘갑신일록’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즉 갑신일록은 일본인의 저작이 정치적 음모로 김옥균의 일기로 둔갑했다는 것. ‘갑신일록’에 청국 패망설이 부단히 강조되는 것도 이러한 관점에서 유념할 만하다.
정진수 기자 yamyam19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