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 사태가 가져올 군사적 파장이 관심사로 대두했다.군사전문가들의 견해를 토대로 문답형식으로 알아본다.
Q 핵 앞에서 재래식 무기는 무용지물인가?
A “적이 핵을 보유할 경우 아군 재래식무기의 위력은 ‘0’으로 전락한다.”는 속설이 있다.그만큼 핵의 파괴력이 엄청나다는 말이다.하지만 수준이 급성장한 첨단무기로 핵무기 시스템을 사전 제압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정부 군사당국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된다.‘재래식’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무기 수준이 첨단화됐다는 것이다.각종 위성과 공중조기경보기(E-X),고고도 및 중고도 무인정찰기(UAV) 등으로 북한군의 동향을 사전 포착한 뒤 F15전투기,스텔스기 같은 가공할 무기로 적의 핵기지와 지휘부를 사전에 괴멸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지하 핵실험과 달리 미사일 발사나 항공기를 통한 핵공격 징후는 바로 포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면 아무리 첨단무기라도 핵기지를 100% 제압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상존한다.특히,북이 만일 폭발 규모 1kt(TNT 1000t급 폭발력) 이하의 소형 핵탄두를 개발해 휴전선에 산재한 야포 등에 배치한다면 선제 제압이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수천개의 대포 중 단 몇발만 발사에 성공해도 수도권은 쑥대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아직까지는 북한이 소형 핵탄두를 개발할 기술이 안된다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지만,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미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분석도 있다.최근에는 티타늄과 같은 가벼운 신소재 개발로 과거에 비해 소형화가 쉬워졌다는 얘기도 들린다.
Q 북한은 남한에 핵을 쏠까?
A 만일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미국보다는 남한이 우선적인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미국과는 직접 맞붙을 기술이 안되고 거리도 먼 반면,인접한 남한에 대해서는 미사일이 아니더라도 하다못해 핵배낭이나 방사능물질 살포로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핵은 ‘너죽고 나죽고’식의 마지막 자위수단이라는 점에서 북의 선제 핵 도발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2차 세계대전때 미국이 일본에 원폭을 투하한 이후 수많은 격랑을 거치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한 번도 핵무기 사용이 없었다는 점이 예시된다.미국으로부터 직접 공격을 받아 생존이 경각에 달린 경우가 아니라면 자멸을 수반하는 핵도발을 감행할 리 없다는 것이다.
북한이 자체 정변으로 핵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을 때가 사실은 더 위험하다.옛 소련 붕괴시 서방국가들이 우발적인 핵 사용을 가장 우려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Q 남한도 핵을 가질 수 있을까?
A 북 핵실험 사태후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하지만 미국이 반대할 게 뻔하고,우리한테도 득이 될 게 없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남한한테마저 핵을 허용할 경우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핵 확산을 통제할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에 결코 허용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대세다.남한으로서도 미국의 첨단 핵우산 아래에 있는 게 오히려 더 안전하다는 지적이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