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政治.社會 關係

총체적 위기와 대통령의 자세

鶴山 徐 仁 2006. 9. 18. 09:19
<이영해 교수의 세상보기> <데일리안신문 9월17일 게재>

총체적 위기와 대통령의 자세

우리 고대사에 대한 전면적인 왜곡을 시도하고 있는 중국 사회과학원 변강사지연구중심은 지난해부터 고구려사가 고대 중국 변방의 소수민족의 역사이며, 발해는 당나라의 지방정권이고, 기자조선이 위만조선과 한4군-고구려-발해로 이어지는 역할을 해 고조선·부여에서 고구려까지 모두 중국 고대사에 포함된다는 내용을 논문으로 발표해 논란을 일으켜 왔다. 또한 최근 발표한 동북공정 연구 결과들이 “한강유역도 중국 땅”이라고 주장함으로써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를 영토로 하는 대한민국 헌법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동북공정의 본질은 중국의 국가전략에 따라 치밀하게 이뤄져온 역사왜곡 프로젝트인데, 그간 우리나라의 고구려연구재단은 중국 국책연구기관들의 고구려사 왜곡에 신속히, 전략적으로 대처하지 못했으며, 대안으로 내세운 동북아역사재단은 내부문제로 아직 발족도 못하고 있다. 동북공정 문제는 단순히 역사연구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전개될 한중일 역사전쟁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

최근 일본 보수세력의 대표적 인물인 나카소네 전 총리가 미일 안보조약의 와해 등 대변동이 생길 경우에 대비해 그동안 일본 내에선 금기시 되어온 ´핵무장 필요성´을 공론화하고 나섰다. 또한 다음 달에 들어설 아베 정권은 군사대국화를 겨냥한 헌법개정을 천명하고 있다. 핵무장을 위한 자금, 기술. 원료를 이미 확보한 일본의 핵무장 논의는 그 자체로 한·중의 반발을 불러 가뜩이나 불안한 동북아 정세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 것이다.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로 벼랑 끝 전술을 펴고 있는 북한은 6자회담 참여에 전혀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유엔안보리가 채택한 결의안 이행 차원에서 북한의 미사일과 WMD 관련 자금과 물자이동을 차단하기 위해 이달 하순쯤 대북 경제제재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급변하는 한반도 주변 환경에 비해 전략적이고 치밀하게 대처해야 하는 국내의 상황은 국민이 믿고 기다릴 수 없는 불안한 상태이다. 하강하는 경제로 서민생활이 붕괴되고 있고, 툭하면 불법 파업을 주도하는 노동계의 행태는 바뀌지 않고 있는 데 최근 노사정위원회는 노조 전임자에 대한 ‘무노동 무임금’ 면제 특혜를 또 3년 연장한다고 결정하였고, 이로 인해 노노간 갈등이 첨예화 되고 있다. 바다이야기 등에서 보여주고 있는 바와 같이 사회 전체가 사행심으로 타락하고 있고, 여야 정치권은 당리당략에 따른 끝없는 당파싸움에 함몰되어 있다.

또한 점차 가속화되는 대권경쟁과 곧 전개될 정계개편의 소용돌이, 자주의 미명아래 작통권 환수에 대한 국론의 분열과 한미 FTA 추진에 따는 찬반세력의 주도권 싸움 등 그야말로 나라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참담하고 분열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거의 전 분야에 걸친 국정의 총체적 난맥상은 조목조목 재론할 필요조차 없다. 서민을 포함한 대다수 국민은 너무 힘들고 희망이 없다. 그동안 침묵하고 있던 많은 지식인들과 원로들은 추락하는 나라 걱정에 거리로 나서고 있다.

국정의 중심은 역시 대통령이다. 남은 1년 반의 임기는 노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그나마 성공한 대통령으로 추앙받을 마지막 기회다. 이를 위해 야당에게도 허심탄회 하게 마음을 열고 도움을 청해야 한다. 또한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의 기(氣)를 살려주고, 급변하는 주변상황에 주도면밀하게 대처하고, 분열된 국민들의 마음을 통합하도록 해야 한다.

이제 노 대통령은 그 동안 고수해 온 좌파적 진보적 이념들을 대다수 국민들의 안녕을 위해 과감하게 포기하고 전략적 실용주의적 사고로 바꿔야 한다. 주도세력 교체도, 과거사 정리도, 균형발전과 분배도, 자주의 논란도 이제는 잠시 잊어야 한다. 누가 뭐래도 나라 전체의 운명을 걸머쥔 선장은 노무현 대통령이다.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

 (끝)

 

이 영 해

한양대학교 교수 / 전국포럼연합 상임대표

yhlee@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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