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政治.社會 關係

[스크랩] `후회는 없다.`? / 달구벌 시론(대구일보 2006.9.4.월)

鶴山 徐 仁 2006. 9. 4. 19:07

 
'후회는 없다.'? 김철진(시인, 예술촌 촌장) 입추 처서가 벌써 다 지났는데도 올해 여름은 유난히도 덥고 길다.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만은 아니다. 시원해야 할 '바다이야기'가 온 나라를 더 덥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청와대에서는 에어컨이 잘 돌아가서 그런지는 몰라도 전혀 더위를 느끼지 못하는 모양이다. 며칠 전 8월 31일 KBS와 가진 대통령 특별 회견에서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 파문과 부동산 정책 및 민생 경제 문제, '비전 2030' 증세 논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문제, 한미 관계, 코드 인사 논란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밝힌 입장을 보면 적어도 그렇다. 이런 와중에서 더욱 빛을 발한 것은 대통령의 말솜씨다. 하나같이 잘못은 모두 다 흔드는 야당과 매스컴과 국민의 잘못이다. 대통령의 사전에는 '내 탓이오.'란 말은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다. '바다이야기' 파문에 대해서는 도둑은 누구고 개는 누구인지는 몰라도 `도둑이 들려니 개도 안 짖었다.'느니, '권력형 비리는 아니다.'라느니 했고,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이제 제발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좀 흔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고, 민생 경제에 대해서는 '국정 실패라는 말에 대해 좀 동의하지 않고, 경제 실패라는 것도 좀 나누어 봤으면 좋겠다. 민생과 경제는 좀 다르게 인식하자.'고 했는데 둔한 필자로서는 민생은 뭐고 경제는 뭔지를 모르겠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에 대해서는 '한미 동맹은 아무 문제 없다. 주한 미군의 지원도 아무 문제 없다.'고 했고, 한미 FTA 체결에 대해서는 '만일 일본과 중국이 먼저 미국과 FTA 교섭을 한다고 생각해 보라. 아마 우리 나라에 난리가 날 거다. 노무현이 뭐 하냐고 아마 엄청난 비난이 빗발칠 것이다.'고 했으며, 한미 관계에 대해서는 '노무현이가 한미 관계, 한미 동맹 깨먹을 거다고 난리를 치던 그 주제에 관해 부시 대통령을 만나 깔끔하게 정리하고 와 버렸다.'고 했다. 코드 낙하산 인사 논란에 대해서는 '능력 없는 사람은 쓰지 않는다. 능력이 똑같은 사람이면 대통령의 정책을 잘 이해하고 대통령의 정책을 착실하게 이행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가진 사람을 써야 한다. 국정에 대한 최종 책임을 대통령이 지지 않는가.'라고 했다. 대통령이 아무 문제 없고, 대통령이 깔끔하게 처리하고 와 버렸고, 대통령이 책임진다는데 국민이 더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그러나 필자는 이 대목에서 대통령이 무엇으로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가 궁금한데, 말솜씨는 국정 운영 평가 대목에서 극치를 이룬다. '지난 3년 반을 돌이켜보시면 후회하는 점도 있을 것'이라면서 몇 가지만 좀 꼽아달라는 기자의 말에 '후회는 없다.'고 한 답변이다. 이 얼마나 오만한 답변인가. 정말 대단한 대통령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우리 나라가 저출산 고령화·양극화·저성장 등의 문제를 해결해 2030년까지 세계 10위권의 일류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2011년부터 2030년까지 20년간 1천1백조원(국채 발행으로 충당하면 1천6백조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면서 '비전 2030-함께 가는 희망 한국' 보고서는 왜 발표했는가. 그것도 '비전 2030' 증세 논란에 대해서 대통령이 '이거 해야 되느냐 안 해도 되느냐 이거부터 먼저 결정하고, 안 해도 된다면 안 하면 되는 거고, 반드시 해야 한다고 하면 그때는 다른 소리 할 것 없이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그 토론의 주제를 국민들에게 드린 것이다. 우선 국민들이 선택해야 한다.'고 하면서 말이다. 국민들이 하고 싶으면 선택하고 말고 싶으면 선택하지 않으면 되는 그런 정도의 대안 없는 비전이라면 '비전 2030'을 왜 굳이 지금 이 시점에서 발표를 해야 했는가. '바다이야기'가 나라를 도박 공화국으로 만들며 수백만 명의 국민들을 파경으로 몰고 간 지금 이 마당에 말이다. 대통령이 지금 국민들이 2030년 일을 두고 토론을 할 만큼 여유로운 줄 안다면 이야말로 큰일이다. 한양대 경제학과 나성린 교수는 '바로 눈앞의 경제 문제와 서민 복지 문제도 해결 못하면서, 단지 몇 년간의 국가 운영 능력에 대해서 이미 실격 판정을 받았으면서 어떻게 감히 20년 후의 계획(計劃)을 이야기하려 하는가.'고 하지 않았는가. 이 나라의 대단한 대통령께서 참말로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것 같다. 국민들은 2030년은 고사하고 당장 대통령의 남은 임기 1년 반을 어떻게 무사히 살아갈 수 있을까를 걱정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런데도 '후회는 없다.'고?
출처 : 경대사대 부중고1215회 재경동기회
글쓴이 : 村長(김철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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