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國際.經濟 關係

“한국은 이미 저성장國 진입 분배정책? 그렇게 여유있나”

鶴山 徐 仁 2006. 9. 2. 17:47
길 잃은 한국경제 중국은 어떻게 보나
‘한국경제 전문’ 푸단大 허시유 교수 인터뷰

“한국 경제는 지금 가야 할 방향과 반대로 가고 있다.”

중국 내 최고의 한국경제 전문가로 꼽히는 허시유(何喜有) 상하이 푸단(復旦)대학 교수는 인터뷰 내내 혹독한 비판을 쏟아냈다. “한국이 미국이나 유럽만큼 (복지·분배할) 여유가 있는 나라인가”라고 반문했고, “한국의 집권세력은 미래보다 과거에 더 정력을 쏟는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자본주의적 활력이 넘치는 중국이지만, 중국은 어디까지나 사회주의 국가다. 평등·분배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사회주의 나라 학자가 한국 경제에 대해 가장 ‘자본주의적인’ 진단을 내린다. 지금 한국에는 생산성과 효율과 경쟁을 통한 성장능력 복원이 절실하다는 것이 허 교수의 결론이었다.

◆“중국도 평등 구현하려다 실패”

허 교수는 “성장과 분배 모두 중요하지만 한국은 역시 성장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분배를 강조하는 것은 최근 (한국에서) 두드러지는 지나친 평등주의와도 연결된 문제”라며 “중국도 과거 평등을 구현하려 노력해봤으나 그 결과는 생산성이 떨어지고 효율성이 없는 사회로 전락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한국이 성장에 중점을 두지 않을 경우 성장 잠재력은 지금보다 더 급속히 저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한국이 정책적으로 분배를 강조하면 국민들의 노동의욕이 줄어들고, 분배하는 몫을 서로 많이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면서 각 세력집단과 계층 간의 갈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평등주의를 강조하고 능력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성장을 위한) 효율을 저하시킨다”면서 “발전과 성장은 효율과 경쟁을 통해 이뤄진다”고 말했다.


◆“한국민, 더 이상 성장의지 없어”

그는 한국이 이미 저성장 국가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다시 높은 경제성장을 이룰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지금 한국 국민들은 더 이상 힘들게 일해서 고도 성장하겠다는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면서 “실업 상태로 있더라도 힘든 일은 싫다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높은 비용구조와 노사문제로 인해 기업 입장에서 투자할 매력이 점점 없어지고 실업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이 한국 경제가 봉착한 최대 난점”이라고 지적했다.

◆“집권세력은 비전 제시해야”

한국 정부의 경제관리 능력에 대해 허 교수는 “한국은 장관들 임기가 너무 짧아 정부의 안정감과 정책의 연속성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집권세력은 인사(人事)를 할 때 ‘누가 나와 같이 친하게 일할 수 있는가’를 너무 많이 고려하고 능력에 대한 고려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한국 집권세력은 미래의 비전보다 과거와 현재의 문제를 제기하고 논쟁하는 데 더 많은 정력을 쏟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의 회복방안에 대해선 “한국 정부가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그 비전을 달성할 중·장기적인 정책 개발에 노력하며 기업과 학계도 그 비전에 동참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중국에서 가장 한국경제에 정통한 학자로 통하며, 푸단대 산하 세계경제연구소와 한국학연구센터 교수를 겸하고 있다. ‘한국의 동북아 금융협력 전략과 시사점’ ‘한국 금융위기에 관한 분석’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베이징=조중식특파원 jscho@chosun.com
입력 : 2006.09.01 00:42 53' / 수정 : 2006.09.01 00:44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