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精神修養 마당

뉴욕 두레마을의 산짐승들

鶴山 徐 仁 2006. 9. 1. 10:26
 
   
   
  서정후님께 드립니다.
     
 
뉴욕 두레마을의 산짐승들

 
  ‘뉴욕 두레마을’은 숲이 깊다. 그래서 산짐승들이 적지 않다. 자주 눈에 뜨이는 짐승으로는 곰과 사슴이 있다. 곰 부부는 새끼 두 마리를 거느리고 다닌다. 다행스럽게도 이들 은 퍽 유순하다. 오다가다 사람을 만나게 되면 곰들이 먼저 사람을 피하는 편이다. 그러나 어미 곰이 새끼들과 동행할 때는 사람들이 퍽 조심하여야 한다.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기 새끼들에게 혹시나 위험이 닥친다고 느끼게 될 대는 어미 곰이 퍽 사나워지게 되기 때문이다.

사슴들은 떼로 다닌다. 미국은 들짐승들에게는 가히 천국이라 할 만큼 좋은 환경인듯 싶다. 사슴 떼가 사람 사는 집의 마당까지 유유히 거닐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레마을 경내에 살고 있는 사슴들이 어려워하는 상대가 있다. 두레마을의 식구들인 두 마리의 진도개이다. 진도개들이 마당으로 들어오는 사슴 떼를 쫓아버리곤 한다.

그러나 문제는 진도개가 마을 나가고 자리를 비울 때이다. 사슴들은 그럴 때를 틈 타 마당으로 들어와 식구들이 먹으려고 기르고 있는 채소밭을 침범한다. 한 번은 채소밭을 깡그리 먹어 버려 식구들이 채소를 사다 먹게 만든 적도 있다. 그런데 사슴들이 생각보담은 훨씬 영리한 짐승들임을 알게 해 주는 사건이 있었다. 마을 한켠에 있는 사과나무에서 사과를 따 먹는 모습을 보게 되고나서다.

사과가 높은 자리에 열려 사슴들이 키가 닿지 않게 되자 먼저 한 사슴이 사과가 달린 아래에 네 다리를 꿇고 엎드리는 것이었다. 그러자 다른 한 사슴이 등에 올라서서 사과를 따 먹는 것이었다. 일테면 사슴들에게도 공동체 정신이 있음을 드러내 주는 장면이었다. 서로 싸우기만 하는 한국 사람들이 사슴에게서 배워야 할 부분이라 하겠다. 특히 한국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꼭 본받았으면 하는 장면이라 여겨진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뜰에 사과나무를 심고 사슴 떼를 길러 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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