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김삿갓 한시모음

鶴山 徐 仁 2006. 7. 11. 17:00
 
無題(무제) / 김삿갓

春去無如老客何(춘거무여노객하) 봄은 갔는데 늙으신 몸 어떠하실까
出門時少閉門多(출문시소폐문다) 방에 앉아 나들이도 안 하셨다니
杜鵑空有繁華戀(두견공유번화연) 두견새야 뭐가 그리워 애타게 우느냐
啼在靑山未落花(제재청산미낙화) 울음소리에 못다 핀 꽃 떨어지리라


그림자 / 김삿갓

進退隨농莫汝恭(진퇴수농막여공) 오나가나 너는 항상 나를 따라 오는데
汝농酷似實非농(여농혹사실비농) 서로가 비슷해도 너가 나는 아니로다
月斜岸面篤魁狀(월사안면독괴상) 달빛 받아 길어지면 기괴한 꼴이 되고
日午庭中笑矮容(일오정중소왜용) 한낮에 뜰에 서면 난장이꼴 우습구나

枕上若尋無覓得(침상약심무멱득) 베개 베고 누우면 찾아볼 길 없다가도
燈前回顧忽相逢(등전회고홀상봉) 등잔 뒤를 돌아보면 다시 만나게 되네
心雖可愛終無言(심수가애종무언) 탐탐히 사랑해도 너는 끝내 말이 없고
不映光明去絶踪(불영광명거절종) 빛이 없는 곳에서는 종적 조차 감추네

나의 인생 행로 / 김삿갓

寒松孤店裡(한송고점리) 솔바람 차게 부는쓸쓸한 주막에
高臥別區人(고와별구인) 한가롭게 누워있는 속세를 떠난 사람
近峽雲同樂(근협운동락) 산골이 가까우면 구름을 벗으로 삼고
臨溪鳥與隣(임계조여린) 물에서 가까우면 물새와 함께 사노라

치銖寧荒志(치수영황지) 내 마음 조금인들 거칠게 할까 보냐
詩酒自娛身(시주자오신) 시와 술로써 인생을 혼자 즐기련다
得月卽帶憶(득월즉대억) 달이 밝은 밤이면 시를 읇기도 하며
悠悠甘夢頻(유유감몽빈) 고운 꿈을 유유히 내 멋대로 키워 가리

無題(봄의 행락) / 김삿갓

倦馬看山好(권마간산호) 느린 말 비껴 타고 산수를 구경하며
停鞭故不加(정편고불가) 채찍은 숫제 쓰지도 않노라
岩邊재一路(암변재일로) 바위 사이 오솔길을 가까스로 지나오니
煙處或三家(연처혹삼가) 연기 나는 곳에 초가집이 두세 채

花色春來矣(화색춘래의) 꽃이 피었으니 봄은 분명하고
溪聲雨過耶(계성우과야) 냇가의 물소리는 비가 온 탓이런가
渾忘吾歸去(혼망오귀거) 돌아갈 것을 까맣게 잊고 있는데
奴曰夕陽斜(노왈석양사) 해가 저문다고 아이가 일러주네

詠笠(영립) / 김삿갓

浮浮我笠等虛舟(부부아립등허주) 가벼울손 나의 삿갓 빈 배와 같구나
一着平生四十秋(일착평생사십추) 한번 쓰고 사십 평생 같이 살아 왔도다
牧堅輕裝隨野犢(목수경장수야독) 목동이 들에서 소를 몰 때에 쓰는 것
漁翁本色伴白鷗(어옹본색반백구) 갈매기를 벗하는 낚시꾼이 쓰는 것

醉來脫掛看花樹(취래탈괘간화수) 술 취하면 벗어서 나무에 걸었고
興到携登翫月樓(흥도휴등완월루) 흥겨우면 다락에서 달구경도 함께 하며
俗子依冠皆外飾(속자의관개외식) 남들은 의관을 장식물로 여겨 오나
滿天風雨獨無愁(만천풍우독무수) 나만은 비바람도 네 덕에 걱정 없네

허구 많은 운자 중에 / 김삿갓

許多韻字何呼覓(허다운자하호멱) 허구 많은 운자 중 하필이면 멱자란 말이오
彼覓有難況此覓(피멱유난황차멱) 아까도 멱자 어려웠는데 또 멱자란 말이오
一夜宿寢懸於覓(일야숙침현어멱) 하룻밤 자고가는 일이 멱자에 달려 있구나
山村訓長但知覓(산촌훈장단지멱) 산골 훈장이 아는 글자는 멱자 하나 뿐이네



오천정 : http://kr.blog.yahoo.com/hyun89897/94070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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