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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는 일반적으로 간장, 된장, 김치, 물 등을 담는 커다란 독 이나 항아리에 많이 쓰였다.
옹기가 ‘숨쉬는 항아리’이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 음식은 소금에 절여 삭히는 발효 식품이다. 그래서
이것들을 담는 그릇들은 음식 이 잘 익을 수 있게 숨을 쉬어 야 한다.
옹기의 태토가 되는 찰흙 안에
들어 있는 수많은 모래 알갱이 가 그릇 안에 미세한 공기 구 멍을 만들어 옹기 안과 밖으로 공기를 통하게 함으로써 안에
있는 음식물을 잘 익게 하고 잘 보존해 준다.
그 외에 옹기는 시루, 촛병, 등잔, 재떨이 등 생활용품으로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또한 사람의 수명을 관장하는 칠성신을 위해 장독대에 정화수를 올려놓고 식구들의 건강을 기원할
때 쓰던 칠성, 재산운을 관장하는 업을 모시던 업단지, 종가집에서 조상신을 모셔놓기 위해 사용하던 조 상단지,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농업신을 모신 용단지 등 민간 신앙용으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부 (缶), 훈(壎), 물박, 옹장구 등 악기를 만드는 데에도
사용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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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는 자연에 가장 가까운 그릇이다.
찰흙에다 부엽 토와 재를 섞 어 만든
잿물 을 입혀 구워 내기 때문에 사람의 몸에 전혀 해가 되 지 않고 금이 가거나 깨져 밖에 버리면
바로 흙으로 돌아가는 자연 친화적인 소재이다.
옹기의 다른 특성으로 방부성을 들 수 있다. 옹기에 쌀이나 보리,
씨앗 등을 넣어 두면 다음해까지 썩지 않고 그대로 있다. 이는 옹기를 가마 안에 넣고 구울 때 나무가 타면서 생기는 검댕이가
옹기 의 안과 밖을 휘감으면서 방부성 물질을 입히기 때문이다. 또한 잿물 유약에 들어가는 재도 음식물 을 썩지 않게 하는 효과를 높여
준다.
옹기는 귀족층에서 쓰던 청자나 사기처럼 세련되고 섬세한 맛은 없지만 값싸고 튼튼하기 때문에 서 민의 실생활에 부담없이
쓰여졌다.
기교를 모르고 투박하며 떨어뜨려도 잘 깨지지 않는 옹기. 옹기의 강한 생명력은 외압에도 잘 견디 며 순수한 삶을
살았던 서민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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