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鶴山의 넋두리

먼저 간 친구를 그리며!

鶴山 徐 仁 2006. 5. 19. 10:05

 

이제 곧 봄이 지나 여름이 다가오니 작년에 아직은 할 일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도 우리 친구들의 곁을 먼저 떠나 간 친구가 새삼 그리워진다.

우리 인생은 모두가 언젠가는 저마다의 꿈을 모두 접은 채 이 세상을 하직하고 떠나야 하지만 친구는 예상하지 못하는 사이에 홀연히 우리들과 작별을 고하고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들을 이 세상에 남겨둔 채 먼저 무정하게 가버렸다. 당시에는 살아있는 나 자신도 심신이 너무 피곤하고 어려운 시간 속에서 지났었기에 친구의 부음에도 지금 같은 정신으로 접하지는 못하고 지나친 것 같았지만 멀리 이국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 친구의 글을 읽고선 새로운 상념에 젖어드는 것 같다. 

돌이켜 보면, 어제도 나의 사랑하는 제자 정은이와 얘길 했었지만, 작년 한 해는 내게 여러모로 무척 힘들었던 나날이었다.

누구에게나 인생 여정에서 이런저런 세월이 오고 가지만 지난 한 세월은 정말 힘겨운 시간들로 연이어져 온 느낌이 들었다.

학교생활 속에서의 갈등과 친구의 죽음 등이 큰 획으로 그어지고 남은 인생에 대해 그 동안 꿈꾸어 오던 여러 것들과는 다르게 자신을 재조명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예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이국 땅으로의 이주나 신학공부를 해 보고 싶다던가 뭔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싶었던 것이다.

금년에는 그 동안 힘들 게 쌓아 오던 여러 가지 것들을 내려 놓은 채로 자신의 심신을 먼저 수련 하므로서 후일에 다른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도전을 시작 하였다.

뜻을 세웠으니 계획한대로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고 자 한다. 그러면 소망하는 바대로 반드시 이루어 질 것이라 믿는다.   

먼저 간 친구를 그리며, 능력이 허락한다면 그가 더 세상에서 살면서 하고 자 했으나 이루지 못하고 간 그의 몫까지도 감당할 수 있게 된다면 더 할 바 없이 복된 여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다시는 이 세상에서 그를 만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살아 있는 동안은 앞으로도 문득문득 그를 그리워 하게 되겠지만 이미 떠나버린 그를 어찌 하겠는가!

또, 김박사 조차도 이국 땅에서 뿌리를 내렸다지만 서로 간 남은 인생을 보다 더 의미 있게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네!

 

 

 

 

(아래 글은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로 재직 중인 친구의 글임)

 

             

그대 뒤돌아보지 말고

 

 

                                          김영곤

 

돌아보지 말게

떠나는 길목에서

뒤를 돌아보지 말게

 

자네가 뒤돌아보면

나는 차마 자네를 배웅할 수 없네

 

뒤돌아보고 싶은 마음

천만번 이해하지만

뒤돌아보지 말게

그냥 떠나게

 

막막한 여정이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발길처럼

그렇게  떠나게나

 

그 푸르던 어느 날

팔공산 자락에서

재회를 기약하며

손 흔들며 헤어지던

그런 작별은 할 수 없지만

 

그냥 떠나게

뒤돌아보지 말고 떠나게

 

우리 얼싸안고

마지막 작별의 인사도 못했지만

이 황망한 아침

눈가에 맺히는 이슬 떨치며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네

 

아아,

내 친구여

마주 보고 헤어지기엔

가슴 저린 우리들의 이별

 

그냥 떠나게

뒤돌아보지 말고

 

                                   - 친구의 부음(訃音)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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